[앵커]
예전에는 상영이 끝난 영화 필름을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는데요, 그러다보니 주옥같은 명작들도 다시 볼 수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번에 사라졌던 1940년대부터 80년대 우리 영화 94편을 찾았습니다. 디지털로 복원해 곧 다시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주정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1963년 당시 24살로 충무로 최연소였던 정진우 감독의 데뷔작 '외아들'입니다.
최무룡, 황정순, 김지미 씨 등이 출연한 한국 고전영화의 명작인데 52년 만에 다시
관객을 만나게 됐습니다.
[김지미/영화배우 : 눈물이 나려고 해요. 제가 23살에 이 영화에 출연했었거든요.
지금 75살입니다.]
[정진우/영화감독 : 데뷔작을 기억하지 않는 감독이 없을 겁니다. 저희 어머니를
생각했죠. 어머니 얘기를 영화로 만드는 데 주력했고.]
1949년 노필 감독의 '안창남 비행사' 등 이번에 빛을 본 94편의 영화필름은, 1960~70년대 극장가를 돌며 영화를 상영하던 한규호 씨가 기증한 필름 더미에서 찾아낸 겁니다.
[이병훈 원장/한국영상자료원 : 영상자료원이 창립된 이래 최초의 일이고 앞으로도 거의 불가능한 기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임권택 감독의 14번째 영화로 엄앵란 씨 주연의 '전장과 여교사', 고 이만희 감독의 첫 청춘 멜로물 '잊을 수 없는 연인'도 94편 중에 포함됐습니다.
영상자료원은 우선 5편을 골라 오는 6월 상영회를 연 뒤 단계적으로 94편 모두 디지털로 복원해 공개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