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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사건' 패터슨 '담담'…재판 경청하기도

입력 2015-10-0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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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사건' 패터슨 '담담'…재판 경청하기도


짙은 녹색 수의를 입은 백인 남성 아더 존 패터슨(36)이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태원 살인사건'이 발생한지 18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선 그는 본인이 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되고 있음에도 가끔 방청석 등을 둘러볼 뿐 담담한 표정이었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판사 심규홍)는 이 사건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이태원 살인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심리를 시작했다.

재판부는 사건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고려해 법원 청사 내에서 가장 큰 417호 대법정을 준비했지만, 취재진은 물론 심리가 시작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법원을 찾은 일반 방청객까지 200여명이 몰리며 100석이 넘는 방청석은 금새 메워졌다.

이 중에는 피해자 조모(사망·당시 22)씨의 부모, 당시 패터슨과 함께 범행 현장에 있었던 에드워드 리(36)의 아버지 이모(61)씨도 자리했다.

패터슨은 지난달 23일 송환돼 입국했을 때와는 달리 이날 열린 첫 재판에서 말끔하게 면도를 한 상태로 출석했다.

그는 재판부의 질문에 귀를 기울이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재판 내내 표정 변화는 별로 없었지만 재판부와 검찰, 변호인을 번갈아 쳐다보며 주의깊게 상황을 파악하는 모습도 보였다.

패터슨은 이날 재판에서 "일사부재리 원칙과 공소시효에 대해서도 심리가 이루어지는 것인가"라고 재판부에 물어보는 등 향후 재판 진행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조씨의 어머니는 입을 굳게 다문 채 재판을 지켜보다 때때로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며 생각에 잠겼다. 리의 아버지 이씨는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주장을 경청하며 수첩에 재판 내용 등을 꼼꼼하게 적어넣었다.

이날 패터슨 측 변호인은 "범인은 에드워드 리"라며 "사건이 일어난 직후 지인에게 웃으며 '사람을 죽였다'고 말하는 등 리가 환각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검찰 측은 "패터슨은 당시 머리, 손 등 전신에 피를 뒤집어 쓴 반면, 리는 옷과 신발에만 소량의 피가 뭍어있었다"며 "목격자 진술 등에 따르면 자신은 범행의 목격자에 불과하다는 패터슨의 주장은 사실개연성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구체적인 의견을 서면으로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22일 열리는 패터슨에 대한 살인 혐의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향후 증인 신문 예정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패터슨은 1997년 4월3일 오후 10시께 서울 이태원 소재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한국계 미국인 리와 함께 대학생 조모(당시 22세)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패터슨은 지난달 23일 입국해 "나는 언제나 그 사람(리)이 죽였다고 알고 있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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