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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윤후에 안티카페? 도 넘은 사이버테러 문제 심각

입력 2013-06-1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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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윤후에 안티카페? 도 넘은 사이버테러 문제 심각


무분별하게 유명인들을 비방하거나 루머를 양산하는 '안티문화'가 도를 넘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가수 아이유가 증권가정보지, 속칭 '찌라시'에 견디다 못해 최근 검찰에 수사를 요구했고, 손호영 역시 여자친구를 잃은 슬픔에 잠길 겨를도 없이 검증안된 악성루머에 또한번 큰 슬픔을 맛봐야 했다. 최근에는 8살 어린아이 윤후의 안티카페까지 포털사이트에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악성루머와 이유도 없는 안티들의 공격을 당하는 연예인들은 큰 충격을 받고 있지만, 막상 가해자들은 익명 뒤에 숨어 '잘못'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특히 연예인들의 경우엔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타깃'이 돼 난감한 상황에 처하는 예가 허다하다. 최근에는 방송활동으로 인기를 얻은 어린이들에 대한 공격까지 가해져 심각성을 느끼게 만들고있다.


지금까지 발생한 사례들과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 이유를 살펴봤다.

▶8살 윤후 안티카페 개설, '증권가 찌라시'도 SNS로 빠르게 확산

최근 크게 논란이 된 건 어린 아이들에 대해 공격이다. 지난 10일에는 MBC '일밤-아빠! 어디가?'의 8살 꼬마 윤후를 대상으로 온라인 안티카페가 개설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줬다. 어린 윤후가 받게 될 상처를 우려한 관계자 및 네티즌들이 이례적으로 '구제운동'까지 벌이는 상황이 발생했다. 집단적으로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윤후 사랑해'라는 문장을 입력시키면서 검색어 순위에서 '윤후 안티카페'라는 단어를 지워버린 것 뿐 아니라 안티카페 운영자로부터 '카페를 폐쇄하겠다'는 말까지 끌어냈다. 안티카페 활동이 왕성해져 어린 윤후가 상처입을까 걱정한 네티즌들이 힘을 모은 것.

'리틀싸이'라는 애칭으로 활동중인 8살 황민우도 다문화가정에서 자랐다는 이유 등으로 학교 폭력 및 악성댓글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에는 황민우를 '열등인종 잡종'이라 칭하며 '뿌리부터 쓰레기' 등 입에 담지못할 내용의 폭언들이 이어졌다.

갓 스무살을 넘긴 가수 아이유는 '증권가 찌라시'라 불리는 정보지에 올라온 결혼설 때문에 피해를 봤다. 한 남성그룹의 멤버와 10월 결혼을 준비중이며 이미 임신했을 가능성도 크다는 내용의 글이 증권가 정보지를 통해 흘러나온뒤 SNS 등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소속사 측에서 최초 유포자를 찾아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히며 적극적으로 해명해 논란을 잠재웠지만 뜬금없는 소문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했다.

손호영 역시 루머의 희생양이다. 지난달 여자친구의 자살사건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시도하는 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손호영을 향해 무분별한 억측이 난무했다. '손호영이 다툼 끝에 여자친구를 죽게 만들었다' '손호영의 매니저가 사고 당시의 정황이 담긴 블랙박스의 USB칩을 미리 빼갔다'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증권가 정보지를 통해 전해졌다. 더욱 놀라운건 루머들이 손호영 사건이 보도된지 하루도 안돼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차례로 불거졌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손호영의 자살시도 보도가 나가자 관련 댓글창에 '다음에는 꼭 성공하길 바란다' 등 비상식적인 내용의 악성댓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유명인에 대한 질투심·잘못된 과시욕 맞물린 결과

그렇다면, 무분별한 루머확산의 예가 많아지는 이유는 뭘까. 첫번째 이유는 역시 IT 기술의 발달로 일반인들이 누구나 관계없이 자신의 의견을 대중들에 알릴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수 있다는 데 있다.

문화평론가 정덕현은 "인터넷에 모바일까지 발달하면서 정보를 소비하던 일반인들이 정보생산자의 역할을 할수 있게 됐다. 하지만 막상 이들이 전문적인 능력을 가진 건 아니다. 정보를 알리는 방식과 도덕적인 책임에 대한 의식도 없이 단순히 뭔가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고픈 욕구만 무분별하게 드러내다보니 문제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어떤 내용이든 SNS 등을 통해 여러 단계를 거치며 확대 재생산되다보면 대중들도 무의식중에 마치 '진실'인듯 받아들이게 된다. 특히 연예인들에 대한 내용이 많은건 성별·연령대를 넘어서 누구나 알만한 일들에 대한 가십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루머를 생산하고 안티카페 등을 만드는 이들의 심리에 대해서는 "화제의 인물에 대한 일종의 질투심과 이들의 인기에 편승해 자신을 알리고 싶은 욕구가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에 심리학박사 장근영도 "특정인물에 대한 안티카페 개설자는 진실을 알리기보다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주목받으며 과시하고 싶은 욕망이 잘못 표출된 것"이라고 맞장구쳤다. 장박사는 "온라인에서 긍정적인 방법으로 주목받는건 쉽지않다. 하지만 도덕적 금기를 넘어서면 쉽게 화제가 된다. 결국 '남들이 안하는 일'을 해야 인기를 얻을수 있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자꾸만 자극적인 방법을 택하게 된다"면서 "이런 일이 자꾸 발생하는건 실업률 증가와도 연관이 있다. 사회적으로 여러가지 불만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말이다. 황민우 군에 대한 악성댓글을 살펴보면 은근히 이주노동자들을 일종의 경쟁상대로 여기는 심리가 엿보인다"고 전했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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