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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암 급증 마을' 가보니…한 골목에 암 환자만 10여명

입력 2017-09-18 21:52 수정 2017-09-18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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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집단적으로 암이 발병하고 있는 마을의 상황은 매우 좋지 않습니다. 공기 좋은 곳을 찾아 귀농했다가 몇 년 뒤 암에 걸리기도 하고, 한 골목에 암 환자가 10명 이상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인근에는 유해 물질 공장이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이호진 기자입니다.

[기자]

10년 전 전원 생활을 꿈꾸며 귀농한 전개화씨.

[전개화/주민 : 청정지역이고 공기 좋잖아요. 지리산 밑에. 그러니 정착을 했지.]

그러나 꿈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귀농 5년 만에 식도암 판정을 받은 겁니다.

5년간 암과 싸우던 남편은 지난 1월 숨졌습니다.

40여 명 남짓한 이 마을에서 지난 10년 간 15명이 암으로 숨졌습니다.

[주민 : 이 동네는 그렇게 아프면 암이고, 아프면 암이고. 동네가 폐허가 될 정도로 이러니까 이러지…]

주민들은 인근 아스콘 공장을 의심했지만 지자체는 나서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뒤늦게 조사에 나섰고, 공장의 유해 물질이 원인일수 있다는 보고서를 지난해 말 내놨습니다.

10년전 이웃과 찍은 사진을 보는 김영환씨는 아직도 현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김영환/주민 : 여기에서 (암으로) 죽은 사람이 11명인가 돼. 이 양반도 돌아가시고, 이 양반도 돌아가시고, 이 양반도 돌아가시고…]

80여명 정도가 사는 이 마을에서 2004년 이후 12명이 암으로 숨지고 11명이 투병 중입니다.

[최재철/주민 : 아저씨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자제분은 35살 젊은 나이에, 그 옆에는 폐암, 그 옆에는 위암을 앓고 계시고, 여기는 이제.]

부부가 같은 날 암으로 숨지기도 했습니다.

[김형구/주민 : 장례식장 갔다가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교통사고 아니고서는 한꺼번에 한 날 돌아가신 것.]

암 환자들은 500m 떨어진 비료공장에 인접한 부락에 집중됐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 공장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주민들은 지자체가 손을 놓고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김인수/전 공장 직원 : (과거 시청) 환경과에서 나오면 그 사람은 뭐하려고 사무실 구경하러 왔나. 사무실에 있다가 그냥 가는 거야.]

[최예용/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 청원제도가 제대로 작동을 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피해자들이, 주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돌아갔다, 이런 사례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해당 지자체에선 규제 기준이 나오면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영상디자인 : 이창환, 작가 : 안송이·김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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