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팩트체크] 천안함 없는 '좌편향' 역사박물관? 현장 가보니

입력 2020-10-13 21:3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서울의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전시가 좌편향됐다는 오늘(13일) 한 일간지 보도입니다. '천안함 얼버무리고 촛불집회는 치켜세웠다', '산업화, 새마을운동을 폄훼하고 북한의 도발은 축소했다'는 겁니다. 팩트체크를 위해서 이가혁 기자가 직접 박물관을 다녀왔습니다.

이가혁 기자, 북한이 도발한 사실을 제대로 안 다루고 있다, 맞습니까?

[기자]

아까 본 일간지 기사,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의 분석 내용을 그대로 받아썼다고 하는데, 제가 가 보니까 실제 내용과는 다른 부분이 많았습니다. 직접 보시죠.

북한의 도발을 '일련의 군사적 충돌'이라고만 뭉뚱그렸다는 주장, 사실과 다릅니다.

평화, 갈등 두 가지 종류의 신문 기사가 있고요.

그 아래에는 제2차 연평해전 전사자의 유품도 전시돼 있습니다.

한쪽에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관련 전시품도 있는데, 아래에 보면 2008년 북한군의 민간인 피격사건으로 관광이 중단됐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적혀있습니다.

이쪽 연표를 보시면 더 확실하게 전시의 취지가 드러납니다.

2010년 연평도 포격 사태, 천안함 피격사건을 비롯해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또 2002년과 1999년 두 차례 연평해전까지 모두 기록돼 있습니다.

위쪽은 평화, 아래쪽은 갈등. 남북 간 평화와 갈등의 역사를 모두 고르게 다뤄준다는 게 전시관의 취지입니다.

[앵커]

다음은 박정희 정부 시절에 산업화 성과를 폄하했다, 이런 주장은 어떤가요?

[기자]

산업화는 긍정적, 부정적 평가가 공존하죠.

그런데 앞서 보신 기사는 마치 부정적인 부분만 강조된 전시처럼 표현했습니다. 영상 보시죠.

산업화 성과를 폄훼한 전시다? 사실과 다릅니다.

'경제개발' 설명을 보면 '정부의 성장정책 주도'라고 먼저 밝히고 있고, 또 '기업의 투자', '국민의 성실함', 이런 다른 주체들의 노력도 함께 언급하고 있습니다.

한편에는 이렇게 박정희 정부 당시 경제적 성과를 직접적인 자료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쪽 반대편을 보면, 6~70년대 산업화 전시 내용 보시죠.

제 왼쪽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1966년 연두교서 내용 나와 있습니다.

"풍요한 사회를 건설하자", 이런 내용 소개돼 있고 그 아래에 "1977년 수출 100억 불 돌파" 기록이 소개돼 있습니다.

그 반대편에는 당시 열악했던 노동환경을 보여주는 각종 지표와 "일요일은 쉬게 하라", "근로기준법 준수하라" 등 전태일 열사의 외침이 소개돼 있습니다.

명과 암을 고르게 전시했습니다.

[앵커]

새마을운동을 왜곡했다는 기사 내용은 어떻습니까?

[기자]

새마을운동 전시 내용 설명문 중에, "농민의 실질적인 소득증대와 인구 유출 감소는 이뤄내지 못했다"는 한계를 언급한 대목을 문제 삼은 겁니다.

하지만 이건 왜곡이 아니라, 학술적 평가입니다.

기사에는 '새마을운동 시작 후 1974년 농가소득이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을 앞질렀다'며, 박물관 설명문이 잘못됐다는 근거처럼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찾아보니 이 내용, 나온 지 40년도 더 된 1979년 논문에 나옵니다.

실제 통계를 보면, 이 농가소득 역전은 불과 4년 뒤에 사라집니다.

반대로 지난해 논문 보시죠.

녹색 그래픽입니다.

농가소득 증대는 '쌀값 높여주는 정책'과 '도시에 나간 가족이 보내온 돈' 때문이지, 새마을사업 덕분이 아니라고 실증합니다.

참고로 실제 전시관을 가 보니, "농촌 현대화에 상당한 성과" 등 새마을운동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더 많았습니다.

[앵커]

지난 탄핵 국면 촛불집회, '일본군 '위안부' 문제 관련 수요집회가 전시 내용에 있다는 것도 '좌편향' 근거로 나왔죠.

[기자]

이게 실제 전시 모습입니다.

촛불집회가 나옵니다. 수요집회가 가운데 배치돼 있습니다.

1991년 사진이라 윤미향 의원이 사진에 나와 있지도 않습니다.

그 밖에 성소수자 운동, 세월호, 강남역 사건 등 여러 시민참여 사례도 함께 나옵니다.

[앵커]

잘 봤습니다. 실제로 전시관에 가면 금방 알 수 있는 내용이었군요.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
광고

관련이슈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