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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열사 50주기…여전한 '노동 사각지대'|강지영의 현장 브리핑

입력 2020-11-12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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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현장 브리핑의 강지영입니다. 올해는 한국 노동운동의 상징, 전태일 열사가 세상을 떠난 지 50주기가 되는 해입니다. 반세기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우리나라의 노동 환경은 얼마나 나아졌을까요? 2020년을 사는 전태일들의 목소리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배송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라! 개인 법인 사업자 대상 근로기준법을 포함한 노동 인권 교육을 의무화하라!]

Q. '전태일 50주기 캠페인'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신정웅/알바노조 위원장 : (사업주들은) 아직도 저희를 도구 정도로만 생각하는 현실이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내가 돈 주니까 내 마음대로 하는데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노동법을 알고 사업을 시작한다면 이런 문제들이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해서…]

[김정욱/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 사무국장 : 여전히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노동자들의 현실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50년 전 전태일이 외쳤던 노동자들의 권리, 그리고 노조 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서게 됐습니다.)]

비인간적인 노동 현실에 맞서 싸우던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친 지 50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의 노동 현실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하는 노동자들은 이른바 '전태일 3법'의 입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3개의 법 모두 국회 국민청원에서 10만 동의를 넘겨 해당 상임위로 넘어갔습니다.

Q. '전태일 3법'의 입법이 필요한 이유는?
[한석호/전태일재단 사무총장 직무대행 : 모든 노동자에게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하고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에게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고 더 이상 산업재해가 발생하지 않는…]

이곳은 아픈 노동자들이 많이 찾는 병원입니다. 원진레이온 산재 피해자들이 기금을 모아 세운 곳이기도 한데요. 민간병원이지만 '직업병 환자 진료소'를 비영리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정재/원진레이온 직업병 뇌경색 환자 : (어떤 일하다가 다치신 거예요?) 방사과에서 이산화탄소 그런 거를 포장만 해서 운반을 하다가 난 후처리를 처리하는 거…]

[임상혁/녹색병원 병원장 : (원진레이온 유해화학물질 중독 사건 환자들은) 뇌혈관에 질환이 굉장히 많아요. 혈관이 잘 터지는 그런 경우도 되게 많아서요]

[이정재/원진레이온 직업병 뇌경색 환자 : 갑자기 쓰러지거나 그렇지 않으면 잘 걷질 못하고 그래요.]

[임상혁/녹색병원 병원장 : (계속해서 병을 안고 살아야 되는 거예요?) 예. 그렇죠. 이 병은 만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계속 이것 때문에 고통받고 그런 게 30년 고통을 받으니까 굉장히 힘들죠.]

[(어떤 환자인가요?) 진폐 환자]

[박종복/진폐증 환자 : (석공 하신 지는 몇 년이나 하셨어?) 한 40년 됐죠. (조금 좋아지진 않았어요?) 여기서 와서 주사 몇 대 맞으면 조금 괜찮은 거 같다가 또 도로 그래.]

[임상혁/녹색병원 병원장 : 진폐도 역시 좋아지는 병이 아니에요. 제일 안 좋은 기저질환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서 감기나 독감 같은 경우도 걸리면 안 되지만 코로나 걸리면 정말 치명적이죠.]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이 병원은 전태일 정신을 이어받아 노동자가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게 바람이라고 말합니다.

[임상혁/녹색병원 병원장 : 배려, 연대, 희생 이건 전태일 열사의 정신인데요. 저희 병원도 우리 사회의 약자, 우리 사회의 취약한 노동자들을 위해서 배려하고 그들과 연대하고 병원에서 많은 봉사를 하는 그러한 병원이 전태일 정신을 잇는 병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청년 전태일은 평화시장 재단사였습니다. 그곳에서 하루 16시간 이상씩 일하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바꾸기 위해 노동운동에 뛰어들었고, 결국 그는 스스로 몸에 불을 붙이게 된 겁니다.

[이수호/전태일 재단 이사장 : (지금의 노동 환경을 전태일 열사가 살아서 봤다면 어떤 심정으로 바라봤을까요?)(노동자들의) 상대적인 어려움이나 고통은 그때나 다름이 없거든요. 그래서 여전히 마음 아파하면서 이 환경을 이 조건을 어떻게 하면 좀 바꿀 수 있을까 (생각했을 것이다.) (오늘날 전태일 열사가 가지는 의미가 어떻다고 보세요?) 전태일은 한걸음 나아가서 모든 사람들이 다 평등하게 잘 사는… 힘을 모아서 연대해서 같이 대응하는 이런 마음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전태일 뜻에 따라서 우리 노동자들이 힘을 모으고 함께 (노동 환경을) 고쳐나가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전태일 열사가 마지막으로 외친 말은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 였습니다. 그가 바라던 세상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동자들의 인권 존중과 근로 환경 개선이라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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