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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협 '강대강 대치'…의료계 "사회적 합의체 필요"

입력 2020-08-27 18:30 수정 2020-08-27 18:33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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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정부와 의협 간의 강 대 강 대치가 '치킨게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대해서 전공의들은 집단 사표로 응수하고 있는데요. 법적 절차에 따라 처벌하겠다, 한 사람이라도 처벌받으면 무기한 파업에 나서겠다. 날 선 말들이 오가고 있습니다. 결국 피해는 환자들과 국민들이 볼 수밖에 없는데요. 의료계 내에선 노사정위원회처럼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들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조익신 반장이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 정부 vs 의협 '치킨게임'…의료계 "사회적 합의체 필요" >

"원칙적 법 집행, 강력 대처하라", "감옥은 내가 간다" 말 그대로 '강 대 강' 대치입니다. 정부는 원칙적 법 집행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윤태호/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 : 주요 병원의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중심으로 집중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어제 조사한 20개 병원의 응급실과 중환자실, 전공의 가운데 휴진자 358명을 대상으로 업무 개시 명령서를 발부하였습니다.]

업무 복귀 여부를 확인한 뒤 미복귀자에 대해선 행정처분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입니다. 한 번 법 집행을 시작하면 되돌릴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손영래/보건복지부 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복귀가 안 됐다 그러면 경찰에 고발을 할 거고, 경찰은 조사를 할 거고 조사를 해서 검찰에 기소를 할 거고, 검찰은 법원에 기소를 하는 식으로 시스템 자체가 그때부터는 좀 기계적으로 작동되기 시작합니다.]

형사처벌이나 의사면허 정지를 피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의사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전임의 10여 명이 업무개시명령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전공의들도 단체행동에 들어갔습니다. 희망자에 한해 사직서를 받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 관련 진료에서도 한 발을 뺐습니다. 그동안 파견 형식으로 지원하던 전공의 인력을 자원봉사 형태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지난 23일이었죠. 정세균 총리와 긴급 대화를 나눴었는데요. 당시 코로나19 진료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약속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걸 사실상 뒤로 돌리겠다는 겁니다. 정 총리의 톤이 바뀐 만큼 맞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정세균/국무총리 (지난 23일) : 여러분들은 그분들을 도울 능력이 있거든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이렇게 결단을 해준 거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정세균/국무총리 (어제) : 무단으로 현장을 떠난 전공의 등에게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제재 조치를 신속하게 단행하겠습니다. 정부는 업무 개시명령을 거부하는 전공의와 부당한 단체행동에 나선 의사협회에 대해 관련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할 것입니다.]

당장 다음 주로 예정된 의대생 국가고시도 쟁점입니다. 의사 실기시험 접수 인원 가운데 90% 수준인 2천800여 명이 응시를 취소하거나 환불 신청서를 냈습니다. 정부는 이 역시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윤태호/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 : 시험은 예정대로 치러질 것이며, 시험 응시 의사를 회신하지 않는다면 최종적으로 시험 응시를 취소 처리하고 응시 수수료를 환불해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의대생 여러분들은 합리적인 판단을 통해 본인의 의사를 회신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문제는 2천800명이란 의사 숫자가 결코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공공의대를 만들어 늘리겠다고 계획한 인원이 10년간 4000명입니다. 꼭 필요한 의료 현장에 구멍이 생길 수 있습니다.

[김대하/대한의사협회 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코로나19에서 굉장히 역할을 많이 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공중보건 의사입니다. 군 복무를 어떤 보건 의료 업무로 대신하는 의사들인데요. 공중보건 의사들 같은 경우에 의대를 졸업하자마자 가는 일반의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내년에 공중보건 의사 인력 수급에도 상당한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제자들을 지켜보던 교수들도 나섰습니다.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의 불이익을 그냥 지켜보진 않겠다며 제자들에게 힘을 실었습니다. 신찬수 서울대 의과대 학장은 "의료계 파업과 의사국가고시 일정들을 고려할 때 9월 초가 지나면 의정 대립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된다"며 "사태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정부의 지혜로운 결단을 간절한 마음으로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와 의협이 전면전을 벌이면서 환자들과 의료 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의료진들만 애꿎은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의료계 내에선 의협의 이번 파업에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신승일/한국노총 전국의료선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 (YTN '이동형의 뉴스정면승부' / 어제) : 나중에 의료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거에 대비한 어떤 사전 포석으로 본인들이 지금 이런 어떤 집단 진료거부 행위를 한다면 이거는 당연히 정당성이 없고요.]

[나순자/보건의료노조 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전공의들은 누구보다도 그런 의료의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의사 업무를 PA간호사들이 대신하고 있고, 이게 불법의료에 해당이 되고, 이게 환자 안전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우석균/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 (JTBC '뉴스룸' / 어제) : 지금 파업을 하고 있는 의사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점이 시민들과 사회가 의사들에게 진료권을, 진료를 할 수 있는 독점권을 준 것이지 의사들의 특권이 하늘에서 떨어진 것은 아니라고 보이거든요.]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 '반쪽짜리'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신승일/한국노총 전국의료선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 (YTN '이동형의 뉴스정면승부' / 어제) : 의대 정원을 확대해서 의사 배출 인원을 늘린다고 해서 그 인원이 그대로 비인기과로 갈 거라는 보장은 없으니까요. 비인기과는 여전히 외면을 당할 것입니다. 여기에는 그 말이 의사선생님들의 말이 맞아요.]

[우석균/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 (JTBC '뉴스룸' / 어제) : 공공의대를 설립하는 것도 40명짜리 가지고 우리나라 공공의료를 어떻게 하느냐 라는 점하고 또 하나는 공공의료면 시설도 필요하고 인력도 필요하고 공공의료의 질을 확충하는 것도 필요한데 지역 의사만 확충한다고 그러면 어떻게 할 거냐]

[나순자/보건의료노조 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의협과 정부만 대화하면 해결방안을 찾을 수가 없다, 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복지부가 의사, 보건 의료노동자들, 국민들, 환자 단체들, 이런 관련된 사람들이 전체 모여가지고 실질적인 사회적 대화를 해야…]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료 정책을 추진할 게 아니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뒤늦게 의사 출신 의원들이 나섰습니다. 노사정위원회처럼 보건의료 정책을 논의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자는 겁니다. 이런 생산적인 주장들은 왜 꼭 일이 터지고 난 뒤에야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26일) 의협 파업에 대해 강력한 대처를 주문하면서도, 한편으론 대화를 통한 설득 노력도 병행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너 죽고 나 살자" 식의 치킨게임, 결국 그 피해는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 또 트럼프 등장 '원맨쇼'…내일은 백악관서 '불꽃놀이' >

공화당 전당대회 3일째. 오늘도 어김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했습니다. 사실 이 날의 주인공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입니다.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이 있는 날이니까요. 물론 전례대로라면 말입니다.

[김동석/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 (YTN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현직이 재선을 할 때에 전당대회 초점이 부통령이에요. 왜냐하면 대개 현직이 대통령이 되거든요. 그러면 차기가 부통령이 되기 때문에…진짜 전문가들은 오늘 마이크 펜스가 어떤 연설을, 어떤 메시지를 내는가가 초점이죠.]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별로 놀랍지 않은 깜짝 등장을 한 겁니다. 자연스럽게 스포트라이트도 가져갔습니다. '원맨쇼'를 한다는 지적과 함께 말입니다. 펜스 부통령 연설도 자신의 생각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치적을 늘어놓기에 바빴습니다.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를 깎아내리며 말입니다. 미국 선거에서도 색깔론이 통하나 봅니다. 급진 좌파를 위한 '트로이의 목마'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마이크 펜스/미국 부통령 (현지시간 지난 26일) :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자유와 기회의 길로 세웠습니다. 하지만 조 바이든은 미국을 사회주의와 쇠퇴의 길로 이끌 것입니다.]

사실 논란을 즐기는 게 트럼프 대통령 스타일입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트럼프의 작전이 어느 정도 먹혀들어갔습니다. 백악관 로즈가든을 뒷배경으로 사용한 멜라니아 여사, 그리고 현직 장관 신분으로 노골적인 지지 선언을 한 폼페이오 국무장관. 언론에선 말이 많았지만, 덕분에 시청률은 수직으로 상승했습니다. 내일 있을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위해서도 비슷한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수락 연설 장소, 또 백악관입니다. 게다가 천 명이 넘는 관중도 참석시키기로 했습니다. 대규모 불꽃놀이도 열 예정이라고 합니다. 코로나19 여파 속 사회적 거리두기는 남의 나라 얘기입니다.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게 할지 여부도 아직 미정이라고 합니다. 미국 언론에 좋은 먹잇감을 던져 준 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레임을 짜는 데도 남다릅니다. 최근 아이들 앞에서 경찰에게 무차별 총격을 당한 흑인 남성이 있었죠. 하반신을 쓸 수 없을 것 같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는데요.

[벤 크럼프/제이컵 블레이크 변호인 : 블레이크가 다시 걸으려면 기적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 때문에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백인들이 쏜 총에 흑인 2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주방위군 투입을 결정했는데요. 이런 속내가 숨어있다는 분석입니다.

[우정엽/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 (JTBC'아침&') :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이 사건을 인종차별의 문제라기보다는 질서와 무질서의 문제로 프레임을 엮어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특히 흑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은 도시지역인데 이러한 도시지역에서의 투표율보다는 도시 외곽지역의 투표율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 문제를 인종차별의 문제라기보다는 무질서의 문제로 봐서 본인이 질서를 지키는 대통령이다, 라는 측면을 부각하고 싶은 것이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도 난데없는 '잽'을 날렸습니다. 지난 3월,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과 토론에서 바이든이 급성장한 토론 실력을 보였다며 약물 테스트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겁니다. 바이든 후보의 토론 실력을 공격한 건지, 아니면 건강상태에 의문을 제기한 건지 애매합니다. 게다가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에도 같은 말을 했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당시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 (2016년 공화당 전당대회) : 저희 대선후보들은 육상선수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수들은 출전하기 전에 약물검사를 받죠? 이번에 대선후보들도 토론 전에 약물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건강이상설이 제기됐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저격한 겁니다. 어쩌면 트럼프 대통령이 '성동격서' 전략에 능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을 벌일까요? 트럼프 대통령의 수락연설, 또 다른 이유로 기대가 됩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정부 vs 의협 '치킨게임'…의료계 "사회적 합의체 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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