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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CCTV·방범창 없이…불안에 떠는 '원룸촌'

입력 2019-06-04 21:16 수정 2019-06-04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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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4일) 밀착카메라는 원룸촌을 둘러봤습니다. 최근 신림동에서 한 남성이 여성을 쫓아가서 집 문을 열려고 했던 사건도 있었고 원룸에 사는 사람들이 특히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꽤 많은 건물들이 좀 허술했습니다.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한 여성이 들어간 집의 문 손잡이를 돌리는 남성.

그 뒤로도 한동안 건물 계단을 서성입니다.

혼자 귀가하던 여성을 쫓아 원룸 건물에 들어온 이 남성은 주거침입과 강간미수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사건이 있었던 신림동의 원룸 건물입니다.

건물 외부 뿐만 아니라 이렇게 내부에도 방범용 CCTV가 있었기 때문에 범행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됐는데요, 다른 여러 원룸촌의 보안 실태는 어떨지 확인해보겠습니다.

서울 시내 대학가의 주요 원룸촌을 돌아봤습니다.

CCTV가 설치된 곳들이 많지만, 안팎 어디서도 CCTV를 찾을 수 없는 건물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서울의 한 원룸촌입니다.

이 원룸 건물은 입구 사방을 살펴봐도 방범용 CCTV를 찾을 수 없습니다.

건물 문에도 이렇게 잠금장치가 있지만 문이 열려있기 때문에 이렇게 누구나 쉽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한 건물은 아예 문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건물 안 계단이나 복도에도 CCTV는 없습니다.

외부인이 들어와도 관리자가 이를 알기 쉽지 않습니다.

다음 달부터는 다가구주택들도 건물을 지을 때 CCTV 설치 등 범죄예방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미 지어진 건물에 대해서는 규제가 없습니다.

[건물주 : 요번에 그런 일이 생기고 나서 (CCTV) 달려고 그래요. (지을 때 CCTV 반드시 달아라 이런 건?) 없었어요.]

CCTV가 없는 곳에 있는 입주자들의 불안은 큽니다.

[윤모 씨/원룸 거주민 : 집에 혼자 있었는데 갑자기 밖에서 누가 문고리를 돌리는 소리가…CCTV가 1층에만 설치가 돼 있어가지고 설령 그걸 돌려본다고 해도 잡기 어려울 거 같아서.]

방범 시설 자체가 부실한 곳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원룸 건물은 이렇게 낮은 담장에 바로 위에는 가스관이 쭉 이어져 있고, 그 바로 위에는 창문이 방범창도 설치되어 있지 않은 채 활짝 열려 있습니다.

건물 배관은 타고 오를 수 없도록 벽에 묻혀있거나 가시 덮개 등으로 덮여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배관이 노출된 건물이 많습니다.

[김현지/원룸 거주민 : 배관이나 전선 같은 게 너무 창문이나 가까이 내려와 있어서, 안전성에 대해서 회의감이 들 때가 많고요.]

방범창이 아예 없어 반지하 층의 내부가 보이거나, 난간을 따라가면 2층 창문을 열 수 있는 건물도 있습니다.

공용현관문의 관리 부실도 문제입니다.

문에 잠금장치를 사용하지 않거나, 비밀번호가 노출된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특정 숫자만 이렇게 손때가 묻어 새까매졌습니다.

비밀번호를 쉽게 유추할 수 있는 것입니다.

[원룸 거주민 : 누가 (비밀번호를) 알아볼 것 같다고 생각하긴 했어요.]

택배기사들을 위해 문 주위에 아예 숫자를 적어두기도 합니다.

이 건물의 잠금장치 옆에는 이렇게 숫자 4개가 적혀 있는데요, 이 숫자를 한 번 눌러보면 이렇게 잠겨 있던 문이 열립니다.

[우소연/원룸 거주민 : 원룸들도 웬만해선 비밀번호가 똑같고, 같이 들어갈 수도 있는 거고. (방에) 도어록만으론 안 될 거 같고 걸쇠 하나 걸려고요.]

지난해 경찰이 원룸 건물 600여채의 방범 실태를 점검한 결과, 방범 시설이 부실한 건물이 절반에 달했습니다.

[김다연/원룸 거주민 : 제가 사는 이 건물 치안이 잘돼 있는지 이것만 확인하는 게 최선의 방법인 거 같고요. 결국에는 뭐 제 안전은 제가 지켜야 된다는…]

신림동 사건이 화제를 모았지만 원룸에 사는 1인 가구의 불안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그동안 관련 규정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원룸 건물에서의 범죄 가능성을 방치해온 것은 아닐까요.

(영상취재 : 손건표/인턴기자 : 윤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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