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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몸에 '선명한 출혈'…속속 드러나는 학대 정황

입력 2016-02-04 20:36 수정 2016-02-04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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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3일) 경기도 부천에서 자신의 딸을 때려 숨지게 하고 1년 가까이 집에 방치하던 부모가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경찰 조사에서 새로운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부천 원미경찰서에 나가있는 취재기자를 연결하겠습니다. 이가혁 기자! 경찰 조사가 이틀째인데 구체적인 학대 정황이 나타나고 있죠.

[기자]

네, 이번 사건 관할은 부천소사경찰서이지만 유치장이 없어 이곳 부천원미경찰서에 피의자 3명이 입감된 상태로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경찰이 지금까지 확보한 진술에 따르면 상황은 이렇습니다.

이 양이 2015년 3월 15일 가출을 했다가 하루가 지나 평소 지내던 의붓어머니의 여동생, 즉 새 이모의 집으로 돌아왔고, 이 소식을 들은 부모가 이 집으로 찾아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17일 새벽 1시쯤 아버지 이 씨가 이 집에서 플라스틱 막대기로 이 양의 손바닥과 종아리 등을 폭행했습니다.

그 이후에 부모가 이 양을 추가로 훈계 하겠다면서 어제 시신이 발견된 그집으로 데리고 가서 6시간 뒤인 그날 아침 7시부터 정오까지 5시간 동안 또다시 폭행을 이어갔습니다.

아버지 이 씨는 나무막대기로 손바닥과 종아리, 무릎 위쪽 등을 때렸고, 함께 있던 의붓어머니 백씨도 빗자루 등으로 이양을 폭행했습니다. 폭행 장소는 집안의 거실이었습니다.

[앵커]

경찰은 '5시간 동안의 폭행'을 사인으로 보고 있는데, 이전에도 지속적인 학대는 있었던 걸로 볼 만한 정황들이 나오고 있죠?

[기자]

이 양이 숨지기 6일 전인 지난해 3월 11일, 이 양이 부모와 떨어져 대신 맡겨진 새 이모의 집에서 또다른 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날 저녁 의붓어머니 백씨와 백씨의 여동생이 회초리 등으로 이 양을 폭행했습니다.

어제 이양 부모와 함께 폭행혐의로 긴급체포된 이모의 폭행 혐의가 어느정도 사실로 드러난 부분입니다.

의붓어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아 이모 집에 맡겼다는 이양이, 이모집에서도 지속적인 또다른 폭행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이런 추측을 낳게 하는 부분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사건이 더욱 엽기적인 것이 시신을 집에 뒀다는 점 아닙니까. 자기 아이를 그렇게까지 폭행하는 걸 보면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겠지만, 시신을 집에 둔 건 왜 그랬다고 합니까.

[기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기도를 계속하면 주님이 죽은 딸을 살려줄 것이다"라는 믿음 때문이었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합니다.

경찰이 집을 들이닥쳤을 때 시신 부패 냄새 등을 막기 위해 집안에서 탈취제와 향초가 발견됐다고 어제 전해드렸는데, 오늘 주변 마트 등을 취재해본 결과 피의자 부부가 "탈취제와 제습제를 상자째 사가기도 했다"는 말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아버지 이씨는 여러가지 의문점이 많은데 이양이 사망한 뒤에도 이 양 학교에 찾아가서 중학교 담임 선생님하고 면담까지했다면서요.

[기자]

이 양이 숨진 뒤 3개월이 넘은 시점인 지난해 6월 24일, 부친 이 씨가 이양이 다니던 중학교를 찾아갔습니다.

장기결석으로 이양의 학적에 문제가 생기자 학적을 유지한 채 정원외 처리만 되도록 '유예신청서'를 작성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날 이씨는 담임교사와도 면담을 했는데, 이미 실종신고를 허위로 한 뒤였기 때문에 딸이 실종된 상태인 것처럼 면담을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앵커]

범죄가 상당히 치밀하게 준비가 됐다는 느낌인데 구속영장 신청은 오늘 하게됩니까.

[기자]

경찰은 긴급체포 48시간 이내에 혐의를 특정해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경찰은 검찰이 자료 검토를 할 시간을 고려해 조금 뒤인 오늘 밤 9시 정도에 세 사람 모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혐의는 조금 다른데요, 일단 이양이 숨지기 직전 폭행을 가한 아버지 이씨와 의붓어머니 백씨에 대해선 아동학대치사와 시신유기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고, 사망 당일 폭력에는 가담하지 않은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되고 있는 이모 백씨에 대해선 아동학대 혐의만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부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할지 여부는 일단 영장이 발부 된 이후 추가 조사를 하면서 법리 검토 등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어제 긴급 체포한 세 사람을 모두 영장 신청을 한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 아무래도 사인을 근거로 영장 신청이 될텐데 국과수 부검 결과는 나왔습니까.

[기자]

어제 저녁 국과수에서 부검이 이뤄졌습니다.

일단 '대퇴부에 선명한 출혈 흔적이 보인다'는 1차소견이 구두로 전달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JTBC의 추가 취재결과입니다.

어른 주먹 2개보다 더 큰, 내부출혈 흔적이 있었다라는 것을 저희가 취재를 했는데요.

경찰은 이 양이 심한 구타를 당하면서 생긴 출혈에 의해 쇼크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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