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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승부조작' 혐의 전창진 감독 구속영장 방침

입력 2015-07-2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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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 전창진(52) 감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21일 오전 9시 브리핑을 열어 전 감독 등 9명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전 감독에 대해 오는 22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 감독은 2014~2015시즌이 진행 중이던 지난 2~3월께 자신이 맡고 있던 KT 경기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 대리 베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강모(38)씨 등 전 감독의 지인은 경기 정보 제공 및 차명계좌 관리, 자금조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중 강씨와 김모(38)씨는 지난 5월29일 구속 송치됐다.

경찰 조사결과 전 감독은 KT를 이끌던 올해 초 사채업자로부터 3억원을 빌린 뒤 지인들을 통해 불법 도박 업체에 베팅한 다음 큰 점수 차이로 져주는 방식으로 이득을 챙겼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 2월20일 서울 SK전과 같은달 27일 고양 오리온스전, 다음달인 3월1일 전주 KCC전에 대한 경기 정보를 제공, 일부 경기에서는 수억원을 불법 스포츠토토 베팅을 했다고 밝혔다.

전 감독은 지인인 연예기획사 대표 전모(49)씨와 강씨 등에게 SK전에서 '전 감독 팀이 6.5점 이상 차이로 패한다'는 경기 정보를 제공했다.

또 경기를 수일 앞둔 2월15일부터 19일까지 전 감독은 대포폰을 이용해 A씨와 강씨에게 대리 베팅을 지시했다.

이어 A씨는 연예기획사 기획이사 김모(37)씨에게, 김씨는 고향친구 김모(37)씨에게 순차적으로 베팅을 지시해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서 '6.5점 차 이상으로 KT가 패한다'는 결과에 2억원을 베팅했다.

강씨의 경우 친구 김씨에게, 김씨가 자신의 친구 윤모(39)씨에게 지시해 같은 결과에 1억원을 건 것이다. 경기는 KT가 60-75로 패했다.

이를 통해 이들은 총 3억원을 베팅, 1.9배 수익을 올려 총 5억7000만원을 챙겼다.

이 돈은 2월27일 고양 오리온스전에 한번 더 베팅됐다.

전 감독은 A씨와 강씨에게 '6.5점 차 이상으로 KT가 패한다'는 정보를 제공하면서 대리 베팅할 것을 지시했다. A씨 쪽은 1억9000만원을, 강씨 쪽은 3억8000만원을 걸었다.

경기 결과는 75-80, 이번에도 KT가 패했다. 하지만 전 감독 등은 6.5점 차 이상이 아닌 5점 차이로 패하는 바람에 베팅했던 5억7000만원을 모두 날린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지난 3월1일 KCC전을 앞두고는 강씨에게 '상대팀이 승리한다'는 경기 관련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일 경기에서는 KT가 오리온스에 92-77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전 감독은 베팅할 돈이 없어 걸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강씨 등은 KCC 승리에 1억6159만원을 베팅했다가 탕진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전 감독이 해당 경기에서 주전 선수 대신 후보를 투입하고, 지고 있는데도 적극적으로 작전 타임을 요청하지 않는 등 속임수를 사용해 고의 패배를 유도했다고 전했다.

또 경찰은 승부조작 혐의로 처분을 받았던 강동희 전 감독의 판례를 들며 "'대가관계와 연결시켜 상대팀에 져주기 위해 후보선수 등을 기용하거나 시기에 맞는 적절한 작전을 일부러 펼치지 않는 등 소극적이거나 외견상 재량범위 내의 행위까지 속임수에 포함한다'고 판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 감독이 본인 소속팀의 경기에 대리 베팅을 한 후 패배를 시도한 사안"이라며 "베팅을 통해 금전적 이득을 얻게 된다는 점에서 (강 전 감독의) 판례가 판시하는 '속임수'의 동기로 인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오는 22일 전 감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강씨와 김씨 등 앞서 강씨와 김씨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에 대한 입건 여부 및 신병처리를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전 감독은 앞서 구속된 강씨 등 2명이 자신의 이름을 빌려 벌인 일이며 경기 중 선수 기용 등의 부분에 대해서는 "그건 감독의 권한이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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