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공급대책' 태릉 유네스코 등재 취소?…손 놓은 문화재청

입력 2021-10-03 18:32 수정 2021-10-04 13:4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부동산값이 폭등하자 지난해 여름 정부가 공급 대책을 내놨죠. 그 중 한 곳이 태릉 일대인데요. 문제는 태릉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화유산이라 대규모 단지가 들어서면 유네스코 등재가 취소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문화재청은 실태조사도, 관련 부처와의 회의도 일절 하지 않고 있습니다.

강희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조선시대 왕릉, 태릉.

무덤에 묻힌 왕비의 시선에서 보이는 탁 트인 경관은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더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지난 8월 정부는 태릉 인근에 6800세대 아파트를 짓는 공급대책을 발표합니다.

태릉 맞은편에 위치한 골프장 부지입니다.

이곳에 아파트들이 빼곡하게 들어서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등재 당시의 조건을 갖추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문화유산 등재가 취소될 수도 있는 겁니다.

문화재청도 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올 7월 유네스코에 보낸 보고서에서 "태릉이 아파트 개발압력을 받고 있어 영향성 평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적시했습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습니다.

[정재숙/전 문화재청장 (2020년 10월) : (문화재청의) 기준이 우리가 보존하고 미래세대에 전해야 할 문화유산의 완전한 원형 보존입니다.]

하지만 이후 후속 대책은 세워지지 않았습니다.

관련 부처인 국토부와 올해 들어 이 문제에 대해 회의를 한 적도 없습니다.

왕릉의 시선을 막는 문제도 있지만 태릉의 연못, 즉 연지는 개발구역 안에 있어 직접적인 훼손이 우려됩니다.

문화재청은 연지를 원형보존하겠다고 했지만 실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문화재청 관계자 : 저희한테는 어떻게 하겠다라는 (국토부) 계획이 들어온 건 아직 없습니다.]

문화재청은 "확정된 개발 계획안이 없어 검토가 불필요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올 국감에서 국회 문화체육위원회는 이 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배현진/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 세계문화유산 취소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문화재청은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겁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