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밀착카메라] 동해 곳곳 '해안침식'…돈 써도 해결 안 되는 '모래 절벽'

입력 2019-03-05 21:30 수정 2019-03-05 22:3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동해안에 모래사장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잇따른 개발과 기후 변화로 인한 '해안 침식' 때문입니다. 매년 복구하는 데 큰 돈을 들이고 있지만, 모래가 빠져나가는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백사장이 사라지고 일부 해안에는 절벽까지 생겼습니다.

밀착카메라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 오후 강릉 강문해변.

미세먼지를 피해 찾아온 관광객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해변 가까이 가보자 절벽이 보입니다.

다름아닌 '해안 침식' 때문입니다.

해수욕장은 일반적으로 백사장과 바다가 거의 평행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이쪽으로 와보시면 제 키보다 훨씬 더 높은 모래절벽이 이렇게 형성이 돼 있고요.

절벽을 따라서 모래들이 흘러내리고 유실된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김석래/경기 군포 오금동 : 위험할 수도 있는 것 같고. 미관상 안 좋은 부분도 있고요.]

파도가 계속해서 모래사장을 깎아나갑니다.

아이를 안은 관광객이 간신히 언덕을 오릅니다.

이런 해안침식을 막기 위해 수중 방파제도 설치됐습니다.

방파제로 파도의 힘을 줄여 침식을 완화시키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침식을 아예 막지는 못합니다.

해돋이의 명소 정동진 해안은 더 상황이 심각합니다.

바다와 가까운 모래들이 쓸려나가면서 백사장 위쪽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레저시설을 지탱하는 모래가 계속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모래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테트라포트와 모래포대를 벽면 전체에 설치했지만 곳곳뿐 아니라 특히 이 아래를 보면 모래가 계속해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일부 구역은 아예 접근도 막았습니다.

관광객들은 예상치 못한 해안 절벽에 놀랍니다.

[작은 그랜드캐니언 같아.]

바다를 가까이를 거닐 엄두도 못 냅니다.

모래가 무너지면서 사람들이 미끄러지기도 합니다.

[박미숙/경기 하남시 미사동 : 특히 아이들 같은 경우에 모르고 막 뛰어놀다가 굉장히 위험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현재 해안가 침식 중 가장 낮은 D등급인 곳은 국내 22곳.

모두 강원권에 몰려있습니다.

방파제나 해안도로 건설 등 외부 영향이 1차 원인으로 꼽힙니다.

최근 기후 변화로 해수면이 높아지는 환경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정동진은 올해 320억을 들여 수중 방파제를 설치할 계획이지만 효과는 미지수입니다.

앞서 수중방파제 사업을 진행한 양양의 광진해변.

마을까지 덮쳤던 파도 높이는 낮아졌지만 백사장은 이미 사라졌습니다.

[지역 주민 : 이 앞에는 다 백사장이었어. 갈매기 앉은 데까지 저기 (까지) 다.]

몇 년 전만해도 이곳 해변에는 100m가 넘는 백사장이 펼쳐져 있었는데요.

하지만 해수면이 올라오면서 모래사장은 바다 아래쪽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이쪽으로 와서 보면 원래는 해수욕장이었던 흔적인 고운 모래만 바다 아래 쪽에 보입니다.

모래 유실을 막기 위해 몇년에 걸쳐 방파제와 수중 구조물을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파도의 강약과 방향이 기존 예상과 달라지면서, 모래가 쌓이지 않는 것입니다.

[김인호/강원대 해양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 : 한쪽에 구조물을 놓게 되면은 한쪽에는 모래가 쌓이고 한쪽은 침식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주민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입니다.

[지역 주민 : 방파제를 모래 쓸리지 말라고 했는데 도로 다시 쓸려가 버렸어. 방파제 저것 때문에 모래가 다 쓸려가 버렸어.]

관광객도 뚝 끊겼습니다.

[지역 주민 : 민박하고 횟집 하나있고 이거밖에 없어요. 돈벌이 수단이. 그렇게 관광 수입이지 전부 다.]

동해해양청은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 추가로 시설물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이제 정동진 해변가를 마음 놓고 거닐기도 쉽지 않을만큼 해안 침식은 현실이 됐습니다.

하지만 급하게 내놓은 땜질 처방은 더 큰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인턴기자 : 윤현지)

관련기사

완공 3년 만에 첫 크루즈 맞은 제주 강정…엇갈린 목소리 "중복 지원" 반대에도…서울 중구청 '노인 공로수당' 강행 '농사지을 물 안 나온다' 공주보 주변 주민들 반발도 무산된 '단지 내 초등학교'…'30분' 등굣길 주변 위험요소 가득 "나라 믿고 일했는데"…'평창 컨테이너' 대금 아직도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