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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격랑 휩싸인 새누리…'지도부 퇴진 운동' 확산

입력 2016-10-31 18:05 수정 2016-10-31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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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정치권 분위기를 알아볼까 합니다. '최순실 사태'로 새누리당이 격랑에 휩싸였습니다.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는 연판장에 50명이 넘는 의원들이 서명하는 등 내홍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사태 수습이 먼저"라며 버티고 있죠.

오늘(31일) 여당 발제에선 자중지란에 빠진 새누리당 분위기를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오늘 새누리당은 이 한 장의 성명서로 하루를 열었습니다. "최순실 사태 견제 못한 지도부는 총사퇴하라" 소속 의원 21명이 서명한 성명서입니다. 이정현 대표가 임명한 김현아 대변인도 사의를 표명하고, 이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성명서는 신호탄에 불과합니다. 새누리당에선 '지도부 퇴진 운동'이 본격화 되고 있습니다.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 40여명이 오전에 모였는데,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황영철 의원/새누리당 : 지금 현재의 당 지도부가 최순실 국정 농단을 막지 못
한 책임이 있지 않느냐.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지도부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 지도부가 즉각 사퇴해야 된다.]

지도부 사퇴를 촉구하는 연판장에 서명하는 의원들도 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54명이 서명했는데, 여기엔 일부 친박 의원들도 포함됐습니다. 의원들은 이정현 대표가 위기를 자초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무조건 감싸는, 이런 발언 때문입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지난달 28일) : 대통령을 갖다가 야당이고 누구든 간에 의혹 제시해가지고 이런 식으로 대통령 넘어뜨리려고 한다고 그런다면은 미안하지만 사람을 잘못 봤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럴 사람 아닙니다.]

지금이야 이 대표를 성토하고 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도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 지난 국정감사 때 최순실 씨가 증인으로 채택되는 걸 온몸으로 막았던 게, 바로 새누리당이기 때문입니다.

[박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 (지난 6일) : 적어도 최순실, 차은택 두 명만은 꼭 증인으로 세워야 합니다.]

[이장우 의원/새누리당 (지난 6일) :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증인을 불러서 수사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지금 여당에서 반대하는 것이고]

[이은재 의원/새누리당 (지난 6일) : 언론에서 국민적인 의혹이 있다. 근데 사실 뭐 실체가 나온 것도 없고. 그래서…말씀 듣고 하세요, 말씀 듣고]

그러니까 새누리당은 이번 국감에서 최순실 사태에 대해, 적어도 묵인하고 있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듭니다. 일각에선 '예고된 참사'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미 2년 전에도 최씨의 딸을 비호하는 목소리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김희정 당시 새누리당 의원 (2014년 4월 11일 교문위 국정감사) : 단순하게 이 선수의 부모님이 누구라는 이유로 이렇게 훌륭한 선수에 대해서 음해를 하는 것, 문체부가 두고 보고 있으면 될 일입니까, 아닙니까?]

[김종/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2014년 4월 11일 교문위 국정감사) : 전체적으로 이 정유연 선수에 대해서 조사를 해 봤는데 이 선수가 과거에 유망주였고 우리가 이 선수를 보호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희정 당시 새누리당 의원 (2014년 4월 11일 교문위 국정감사) : 정치권에서 소위 불공정한 세력과 결탁해서 괜찮은 유망주를 죽이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은가. 아주 오랫동안 훌륭하게 커 왔더라고요. 보호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네, 2년 전 "최씨 딸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김종 문체부 전 차관. 지금은 최순실 사태의 중심에 있습니다. 이처럼 최순실 씨의 전횡은 정치권에선 꽤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한때 '박근혜의 입'으로 불렸던 전여옥 전 의원은 "연설문이 모처를 거치면 걸레가 돼 돌아왔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최씨가 과거에도 이런저런 개입을 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CBS 김현정의 뉴스쇼 : 대변인으로 지근거리에서 도와보니까 간혹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일들이 생기기는 해요. (예를 들면 어떤 게 좀 상식적으로?) 분명히 캠프의 공식회의에서 모두 결정이 됐는데 한 10분, 15분 만에 다시 전화가 오셔서 뒤집는다든지 그런 일이 몇 번 있었죠. 그러면 다들 이해하기로는 아, 누군가와 의논하는 다른 비선이 있구나…]

이 그림을 기억하실 겁니다.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를 등급으로 매긴 '친박용어사전'입니다. 최경환·서청원 의원 같은 '진실한 친박'부터, 한 때 '친박'이었다가 대통령과 멀어진 '멀박'까지.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던 여당 인사들은 모두 '최순실 사태'에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무성 전 대표/새누리당 (지난 27일) : (혹시 그 당시에 최순실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좀 알고 계셨나요?) 아니, 박근혜 후보 옆에 최순실이 있다는 거 몰랐던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다 알았지. 그거 몰랐다는 건 거짓말입니다.]

새누리당은 격랑에 휩싸였습니다. 친박 지도부에 대한 퇴진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이정현 대표는 "도망가는 게 제일 쉽다"면서 사퇴 요구를 일축했습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이제부터 웃음기 사라질거야 가파른 이 길을 좀 봐'

정인의 '오르막길'이란 노래입니다. 지난 주말 서울 도심은 촛불로 뒤덮였습니다. "대통령은 하야하라"는 목소리가 전국을 흔들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가파른 오르막길에 서 있습니다. 믿을 건 결국 우리 국민뿐입니다. 정치권이 제대로 된 수습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국민들의 촛불은 더 거대하게 타오를 것입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새누리, '지도부 퇴진 운동' 확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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