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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티김쇼', 46년만의 열정 무대에 관객 기립박수

입력 2012-09-24 11:26 수정 2012-09-2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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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티김쇼', 46년만의 열정 무대에 관객 기립박수



"다른 무대는 싫었습니다. 이 무대에서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었습니다."

패티김이 46년 만에 '패티김쇼'에 다시 올라 지난 가수생활을 회고했다. 은발의 가수가 뱉어내는 노래 한 자락과 감칠맛 나는 옛 이야기에 객석에서도 기립박수가 터져나왔다. 패티김의 진솔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무대는 바로 지난 19일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JTBC '패티김쇼'의 첫 녹화현장. 1966년 JTBC의 전신인 TBC가 제작했던 '패티김쇼'의 2012년 버전이다. 1966년 당시 '패티김쇼'는 가수의 이름을 내건 이례적인 포맷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2월, 은퇴 선언후 가수인생을 정리하고 있는 패티김을 기념하기 위해 46년만에 부활했다. 오는 29일 오후 10시 첫방송을 시작으로 총 16회가 전파를 탄다.


▶반세기만의 무대, 패티김도 떨리는 감정 감추지 못해

'패티김쇼'의 첫 녹화는 라이브와 토크쇼가 혼재된 형식으로 진행됐다. 500여명의 관객들이 우뢰와 같은 박수를 보내는 가운데 주인공 패티김 역시 설레는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무대에 올라 첫곡을 마친 패티김은 "내게는 참 뜻 깊고 기쁜 무대다. 은퇴를 기념해 다시 이 쇼를 시작하게 되니 가슴이 마구 뛴다"라고 감회를 밝혔다. 특유의 여유로운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긴장감 때문에 잠시 가사를 헷갈리는 등 백전노장답지않게 '귀여운' 실수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수는 잠시 뿐이었다.

"노래를 불러야 긴장이 풀릴 것 같다"면서 히트곡 '못잊어'와 '가시나무새'를 연이어 부른 패티김은 곧 평정심을 찾고 능수능란하게 무대를 이끌어 객석을 열광케만들었다. 12명의 밴드와 3명의 코러스로 꾸며진 화려한 무대가 패티김의 목소리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줬다.

팬들과의 호흡도 최상이었다. 젊은이들처럼 야광봉을 손에 든 50~70대의 팬들이 패티김의 노래에 큰 환호를 보냈고 패티김도 직접 객석까지 내려가 팬들의 손을 잡고 포옹을 하며 화답했다. 특별한 사연을 가진 팬들도 있었다. 패티김이 출연하는 공개방송을 보기 위해 회사를 빼먹었다가 시말서를 쓴 사연, 전국 곳곳에서 열린 패티김 콘서트를 100여회나 봤다는 47년차 팬의 이야기 등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즉석에서 팬들로부터 받아든 신청곡 '이별'과 '가을을 남기고 떠나간 사람'이 울려퍼지자 팬들도 추억에 빠진듯 눈시울이 붉어졌다.

패티김은 "한 팬의 아버님이 치매에 걸린 상태에서도 내 노래가 나오면 집중하면서 '패티도 많이 늙었다'고 하셨다더라. 이 자리에 그런 분들을 모시고 싶다"라고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패티김쇼', 46년만의 열정 무대에 관객 기립박수



▶태연의 '만약에'까지 소화, '강남스타일'도 좋아해

라이브 무대와 함께 펼쳐내는 패티김의 인생사 역시 이 프로그램의 백미였다. 패티김은 MC 신동엽과 함께 미 8군 무대에 오를 당시의 에피소드를 풀어내며 추억을 자극했다. 과거 TBC에서 찍어 보관하고 있던 패티김 관련 단독자료들이 영상으로 나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젊은 시절의 모습이 영상에 나오자 패티김은 "옷 차림이 촌스럽긴 한데 노래는 참 잘하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어 좌중을 웃겼다. 비틀즈의 '예스터데이'를 부를 때는 아예 이 곡을 부르던 20대 시절 패티김의 모습이 영상에 함께 펼쳐졌다. 20대의 패티김과 70대의 패티김이 한 무대에 올라 팬들에게 즐거움을 준 셈.

패티김은 MC 신동엽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KBS 2TV '불후의 명곡'에 출연했을때 MC 신동엽과 호흡을 맞춰본후 진행력이 탁월하다고 느꼈다. 내가 말투가 느린 편이라 재치있고 순발력있는 신동엽이 MC를 맡아줬으면 하는 생각에 직접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날 패티김은 후배 가수들과의 소통을 시도하기도 했다. 후배들의 노래중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소녀시대 태연의 '만약에'를 꼽은후 라이브로 소화해 색다른 즐거움을 줬다. 이어 "쉬운줄 알고 자신있게 골랐다가 생각보다 어려워 놀랐다. 내가 주로 쓰는 박자와 달라 부르기 쉽지 않았다"면서 "후배들이 편하게 노래하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얼마나 노래를 잘하는지 새삼 깨닫게 됐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또한, 2AM의 '죽어도 못 보내'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즐겨듣는 곡이라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패티김쇼'의 한 관계자는 "첫 녹화는 성공적이었다. 패티김의 은퇴전 마지막 TV프로그램이라는 의미 외에 프로그램 자체만으로도 탄탄한 완성도와 재미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제희 기자 jaehee1205@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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