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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장 시험 부정 백태…감독관에게 건넨 '쪽지' 입수

입력 2014-09-26 21:31 수정 2014-09-26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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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정 행위가 이뤄지고 있는 기능장 시험 현장을 직접 취재한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윤샘이나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있습니다.

윤 기자, 우선 방금 나온 리포트에서 퓨즈 장치를 조작해서 특정 응시생에게 유리하게 했다는 부분을 자세히 설명해주실까요?

[기자]

네, 장비 이름이 조금 생소하실 텐데요, 자동차 엔진의 퓨즈박스에는 약 20여 개의 퓨즈가 있습니다.

[앵커]

운전하는 분들은 대충 다 아는 내용이죠.

[기자]

와이퍼, 전조등처럼 자동차 내 전기가 필요한 장비와 연결돼 있는데요.

사진을 보시면 아래에 빨간 부분으로 표시된 이 2개만 남기고 나머지를 모두 손 쓸 필요도 없이 실리콘으로 모두 발라놓은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평소 이 기계로 실습해왔던 폴리텍대 학생들은 남은 2개의 단자가 시동장치와 직결돼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시험 시작도 전에 문제와 답을 알고 시작하는 셈이 됩니다.

[앵커]

폴리텍대학생들에게만 유리하게 돼 있다, 그런 얘기잖아요. 그런데 어제 보도에서 폴리텍대 교수가 감독관에게 청탁하기 위해 건넨 쪽지를 건넸다고 했는데, 그 쪽지를 입수했다면서요?

[기자]

바로 이 노란색의 작은 쪽지가 시험장에서 감독관이 폴리텍대학 교수로부터 직접 전달받은 쪽지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1, 3, 4, 5, 8, 9번. 6개의 숫자가 적혀 있는데요. 이 6개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당시의 당일에 시험에 응시했던 10명의 수험생 중에 폴리텍대학 출신 6명의 학생의 등번호를 추려서 적어놓은 겁니다.

한마디로 자신이 가르친 제자들을 좀 잘 부탁한다, 그런 의미가 담겨 있는 겁니다.

[앵커]

그건 어떻게 입수했습니까?

[기자]

감독관분이 직접 받은 것을 저희에게 제공해 준 건데요.

[앵커]

그렇습니까? 그런데 기능장이 자동차 정비 분야에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다른 기능장 시험도 있을 텐데, 그렇다면 그 시험들도 걱정되네요.

[기자]

현재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관리하는 국가공인 기술자격 시험의 종류는 모두 53가지입니다.

자동차 정비를 비롯해 전기, 건설, 제과제빵, 미용 분야까지 다양한데요.

사실 다른 분야에서도 부정행위가 만연해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 또 시험 응시생들의 증언입니다.

[앵커]

이 보도가 어제 나간 이후에 다른 제보도 오지 않았습니까, 혹시?

[기자]

어제 보도가 나간 뒤 하루 만에 수십 건의 제보가 들어왔는데요.

직접 다양한 분야의 기능장 시험 혹은 기능사 시험에 응시했던 수험생들이 자신이 직접 겪은 그런 부정행위를 저희에게 제보해 준 겁니다.

예를 들어서 대학에서 제과제빵에 관련된 수업을 직접 하고 있는 전임 강사가 제과제빵분야의 기능사 시험의 감독관으로 위촉됐고, 그 시험장에서 자신이 직접 가르쳤던 학생들을 채점하고 평가한다는 겁니다.

[앵커]

국가기능장 시험이라면 사실 가장 공정해야 하는 것이고, 국가에서 하는 거니까. 또 실제로 이 기능장이 되면 굉장히 여러 가지 혜택이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취업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된다든가 또 이미 취업한 사람들한테도 여러 가지 혜택이 주어진다면서요?

[기자]

승진과 연봉 협상, 이런 데서 유리하다고 합니다.

[앵커]

그래서 그 기본이 공정해야 된다는 것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으로 되고 있다는 것은 굉장히 충격적인데, 이런 현상은 어떻게 봐야 합니까?

[기자]

아무래도 기능장 시험의 권위가 이런 부정행위로 인해서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건데요.

물론 폴리텍대학의 한정된 얘기만은 아닐 겁니다. 다양한 분야의 여러 기능장 혹은 기능사 분야의 시험이 있는데요.

이런 편법, 꼼수 등 부정행위를 통해서 실제로 실력을 키우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시험에 쉽게 합격할 수 있는지, 그런 부분만 서서히 발전하기 때문에 권위 자체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폴리텍대학이나 이런 쪽에서는 뭐라고 얘기합니까?

[기자]

네, 보도가 나간 지 만 하루 만에 시험을 주관하는 산업인력공단과 폴리텍대학 측은 즉각 사실관계 파악에 들어갔습니다.

벌써 일부 교수와 관리원들이 부정행위에 직접 관여했다는 정황이 일부 포착되기도 했는데요.

두 기관의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 역시 부처와 공단의 감사실을 통해 이중으로 사실관계 확인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다른 제보 들어온 내용에 대해서도 좀 더 취재가 필요할 것 같군요. 윤샘이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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