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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혹은 '소음'…청춘의 노래 '버스킹' 둘러싼 갈등

입력 2019-02-2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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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길을 지나가다 우연히 만나는 거리 공연으로 순간 감동을 얻기도 하죠. 누구에게는 고통이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무슨 얘기인지 밀착카메라로 취재했습니다.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금요일 저녁 홍대 앞 걷고싶은거리.

사람들이 거리 공연을 구경합니다.

구경꾼들 사이로 과도한 소음을 자제해달라는 현수막이 눈에 띕니다.

지난달 말 마포구청이 건 현수막입니다.

지금 이 홍대 거리에는 모두 5팀이 버스킹을 공연을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모두 이 지정된 버스킹존에서 하고 있는데요.

마포구는 버스킹으로 인한 소음 등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지정된 장소에서 사전에 예약된 팀들만 버스킹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거리에서 버스킹 소음으로 구청에 제기된 민원은 지난해 53건, 지난 1월에만 10건에 달합니다.

경찰에 제기된 민원까지 합치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납니다. 

그러자 마포구는 버스킹이 가능한 구역 7곳을 따로 지정했습니다.

그 밖의 장소에서 버스킹은 금지됩니다.

[마포구청 : 그쪽에 은근히 주민들이 많아요. 통행 불편으로 시민들이 신고하는 곳도 있고 상인들도 소음으로 신고하는 경우도 있고.]

하지만 여전히 버스킹존이 아닌 곳에서 공연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공연자 : 신청을 하는 건 예약하기가 어려워요. 하는 게 조용한 음악이라서 잘 안 들리니까 조용한 데 찾아서.]

상인들의 입장은 엇갈립니다.

거리 공연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지만,

[인근 상가 : 상권 활성화에도 좋고 더 많은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고…]

불평하는 상인도 많습니다.

[인근 상가 : 창문 다 닫아요. 한 번씩 듣기에는 '와, 되게 젊음의 거리다' 말할 수 있지만 (우리한테는) 너무 시끄러워요.]

실제로 30m도 안 되는 거리에 버스킹할 수 있는 구역만 5곳에 달합니다.

구역당 간격은 5m가 채 안 됩니다.

2팀이 각자의 버스킹존에서 동시에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둘 간의 거리가 너무 가깝다보니 소리가 섞여 소음으로 변하기도 하고, 공연자들 사이에서는 앰프 경쟁도 벌어집니다.

일부 공연자들은 더 큰 소리를 내기 위해 대형 앰프를 사용합니다.

[이경윤/공연자 : 진짜 땅이 울릴 정도로 해가지고, 공연에 지장이 많이 돼서 소리를 줄여달라고 부탁한 적도 있고.]

주택가에서는 갈등이 더 심합니다.

서울 연남동의 경의선숲길공원.

저녁 7시, 한 남성이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주민 민원 때문에 공연은 30분 만에 끝났습니다.

[이찬솔/공연자 : 여기 근처 집에서 한 거 같은데. 경찰분이 말씀해주셨어요.]

현행 규정에 따르면 공원에서 과도한 소음을 내는 행동은 안 됩니다.

관리소 측은 저녁 8시 이후 공연을 금지하고 있지만, 주민 불만은 여전합니다.

[주민 : 꼭 음악 틀어놓은 거 같이 앰프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죠. 불편하죠. 봄 여름 가을까지는 어마어마하거든요.]

홍대에서는 밤 10시가 넘어서도 공연이 이어지자 경찰이 출동합니다.

[경찰 : 마무리 하세요. (네 마지막곡 하고 갈게요.)]

공연자들은 버스킹을 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입장입니다.

[이찬솔/공연자 : 우리나라는 할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어요.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는데 (주민들도) 조금만 더 이해를 해주면 좋지 않을까.]

영국이나 호주 등 일부 나라에서는 허가를 받은 사람에게만 거리 공연을 허용하기도 합니다.

자유로운 문화의 상징 버스킹.

하지만 누군가는 불편을 느끼기도 합니다.

성숙한 길거리 공연 문화를 위해 배려는 물론 공감도 필요해 보입니다.

(인턴기자 : 윤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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