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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인원 감축, 사실상 어렵다"

입력 2013-11-0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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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인원 감축, 사실상 어렵다"


이석채 KT 회장이 사퇴의사와 함께 올해 안에 인건비 격차를 1조5000억원에서 1조원까지 줄여야한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임원 이외에 직원들까지 줄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KT 관계자는 5일 "이 회장이 인건비를 줄여야 한다고 밝힌 것은 실제로 줄이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해 나가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힌 것"이라며 "임원들의 수는 줄일 수 있겠지만 실제로 구조조정을 통해 직원들까지 줄이기는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앞서 이 회장은 3일 전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임원의 수를 20% 줄이고, 그간 문제가 제기된 고문과 자문위원 제도도 올해 안에 폐지하겠다"며 "고배당 정책을 일시적으로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매년 경쟁사 대비 1조5000억원 이상 더 많이 인건비가 소요된다"며 "비상한 각오로 인건비 격차를 1조원까지 줄인다는 근원적인 개선을 올해 안에 이뤄내야 한다"고 전했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현재 KT의 임원 수는 130여 명으로 이 회장의 의지대로라면 26명 정도가 연내에 퇴사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 이 퇴사하더라도 인건비가 줄어드는 폭은 50~90억원 수준에 그친다.

이에 실제로 인건비 5000억원을 줄이기 위해서는 KT의 1인당 평균 인건비를 7000만원으로 계산할 경우 7000명에 가까운 직원을 내보내야만 실현할 수 있다. 현재 KT 직원은 3만200여명으로 SK텔레콤 4200여명이나 LG유플러스 5200여명보다 월등히 많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미 사퇴 의사를 밝히고 이르면 11월께 회사를 떠나는 이 회장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행하기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특히 회사 경영이 어려워진 것에 직·간접적으로 책임을 져야할 이 회장이 인원을 감축한다고 나선다면 노조나 내부 구성원들도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이 회장은 이날 휴가를 내면서 사실상 업무에서 손을 떼는 모양새를 취했다. KT 측은 업무 현안은 꾸준히 보고받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휴가를 복귀하더라도 업무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KT 이사회도 전날인 4일 긴급 전화회의를 갖고 오는 11일 이사회를 열어 이 회장의 사퇴일을 정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연말까지 업무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이사회의 발 빠른 움직임으로 11월 안에는 사퇴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이 회장이 제시했던 임원 수 20%의 감축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주로 이 회장이 KT로 오면서 데리고 왔던 낙하산 인사들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남은 시간 동안 직접 구조조정 등을 통해 비용절감, 인력 감축 등을 이뤄내긴 힘들 것"이라며 "인력감축 등은 차기 CEO의 의지에 따라 향방이 갈릴 것"이라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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