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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테러리스트다"…무능 정권에 분노한 레바논

입력 2020-08-07 20:55 수정 2020-08-07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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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레바논 정부는 테러리스트다", 이렇게 적혀있죠. 백여 명이 목숨을 잃고 오천여 명이 다친 레바논 폭발 사고 이후, 시민들이 꺼내든 메시지입니다. 이번 참사가 정부의 관리 소홀로 인한 인재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민들의 거센 분노는 정부로 향하고 있습니다.

박현주 기자입니다.

[기자]

길거리로 나온 시민들이 법무부 장관을 둘러싸고 항의합니다.

물병도 날아다닙니다.

시민들은 한밤 중 의회 앞으로 달려가 불을 질렀고, 군인들은 이들을 향해 최루탄을 쐈습니다.

사고 직후 레바논으로 달려온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붙잡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하빕/레바논 학생 : (프랑스가) 위임 통치하던 시절로 돌아가거나 모든 걸 바꿔주세요. 여기 정치인들은 듣질 않아요. 어떻게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당신은 그럴 힘이 있으니 해주세요.]

레바논은 과거 1920년부터 23년 동안 프랑스의 식민지였는데, "차라리 다시 프랑스의 지배를 받자"고 할 만큼 현 정권에 대한 분노가 거셉니다.

당장 먹고 사는 문제까지 닥쳤습니다.

처참하게 무너진 베이루트 항구의 곡물 창고입니다.

레바논에 수입된 전체 곡물의 85%, 약 1만5천 톤이 저장돼 있었는데, 폭발과 함께 날아가버렸습니다.

레바논 전국에 공급할 곡물은 앞으로 한 달 치도 남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엘리자베스 버스/세계식량계획 대변인 : 베이루트 항구가 파괴됐기 때문에 (식량 지원을 위한) 대응책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이번 참사로 인한 사망자는 157명으로 늘었습니다.

흰색 관을 향해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웨딩 밴드의 축가가 울려퍼집니다.

내년 결혼을 앞두고 있다 이번 폭발로 숨진 24살 소방대 응급요원의 마지막 가는 길입니다.

기적처럼 살아남은 생명도 있습니다.

임산부가 분만실로 들어가자마자 폭발이 일어났지만, 아기는 1시간 뒤 건강한 모습으로 세상에 나왔습니다.

(화면출처 : 뉴욕타임스)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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