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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모호한 지침…'음식 파는' 카페들

입력 2020-12-07 20:54 수정 2020-12-1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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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들 라면이라도 팔아보자" "떡볶이를 팔면 홀 영업이 가능할까요?" 카페 자영업자들 모인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글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매장 안에서 음료를 팔 수 없다며 하소연하는 건데, 저희 취재진이 카페들을 돌아봤더니 음료만 마셔도 자리를 내주거나, 공짜로 음식을 더 주기도 했습니다. 매장 영업을 중단했던 곳들도 식사 메뉴를 만들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홍지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카페 홍봅니다.

카페에서 음료를 마실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가보자는 댓글이 달리고

[서울 A카페 : 저희 음식점이라서 뭐 커피도 되고 음식도 되고 다 가능합니다. (커피만 시켜도 되고요?) 네.]

취재진도 직접 가봤습니다.

정말 음료만 시켜도 자리에 앉을 수 있습니다.

지금 시각 오후 1시 38분입니다.

이용객들이 하나 둘 씩 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커피와 케이크를 시켜놓고, 마스크 없이, 이야기를 나눕니다.

여럿이 모여, 술도 마십니다.

카페 측은 원래 음식도 같이 팔았으니 매장에서 내보낼 이유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지킬 건 지킨다고 말합니다.

인근 다른 카페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커피 두 잔을 주문했습니다.

주문하지 않은 샐러드가 나옵니다.

[서울 B카페 : (샐러드가 주시는 거예요? 안 시켰는데.) 저희는 코로나 기간 때 서비스로 드려요. (샐러드가 있어야 돼요?) 네. 이렇게 하시면 드시고 가실 수 있으세요.]

커피값만 내면 됩니다.

[서울 B카페 : (돈 나가는 건 아니죠?) 식사용으로 하나. 서비스로…]

이곳에는 손님 10여 명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마스크는 대부분 쓰지 않았습니다.

카페 측은 보건소에 물어봐, '샐러드' 지침을 받았다는 입장입니다.

[서울 B카페 : 옆에 (카페)는 다 그런 식으로 장사를 하길래. 사장님께서 보건소랑 전화해 보시더니. 그러고 나서 지금 이렇게 장사를 하고 있거든요.]

보건소 측은 직접 카페를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말합니다.

[성동구보건소 관계자 : (지자체에서는 알고 있었던 게 전혀 없다는 거네요?) 브런치 판매를 하신다고 하셨어요. 그렇게 음료 시키실 때 조금 제공한다는 것 자체는 몰랐고요.]

이상한 '테이크아웃'도 있습니다.

[경기 C카페 : 매장 내에서 드시는 것은 안 되고요. (음료) 드시려면 식당 이용하셔야 해요. 같이 연결돼 있어가지고 같이하는 데라.]

커피를 시켜서 통로로 연결된 옆의 음식점으로 가도록 안내합니다.

직원이 음료를 배달해줍니다.

음식점엔 식사하는 사람과 음료를 마시는 사람이 섞여 있습니다.

테이블 4개 중 1개 꼴로 카페 손님입니다.

[경기 C카페 : 같은 가족끼리 하는 거지만 매장 자체가 다른 거예요. 테이크아웃한 거죠. 커피를 테이크아웃해가지고 푸드코트나 그런 데서 많이들 먹어요, 그렇죠?]

상황을 설명하는 사장 앞에서 직원들이 계속 음식점에서 커피를 마시라고 알려줍니다.

[음식점 직원 : 자리 있으니까 잠깐 내려가서 드세요. (커피가 있어요?) 커피 옆에서 받아 오면 돼.]

법적으로 따지면 식당과 카페, 빵집 모두 음료를 팔 수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주로 식사를 하면, 매장에서 음료를 마실 수 있지만 마실 것만 줄 수는 없다고 정리한 상황입니다.

방역 지침에 따라 매장 영업을 멈춘 카페들은 억울합니다.

모호한 지침 때문이란 겁니다.

[경기 D카페 : 음료를 마시는 사진을 정확하게 찍어가지고, 첨부해서 (시청에) 두 번이나 신고를 했어요. 그런데 아무런 조치가 없어요. 지금도 정상 영업하고 있어요. 영업 안 한 사람만 바보인 것이잖아요.]

음식을 공짜로 주며 영업하는 이들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서울 E카페 : 어쨌든 돈을 벌어야 되니까 그렇게 하시고 계시는 거겠죠. 코로나 때문에 계속 타격이 크셨으니까.]

버티지 못하고, 결국 식사 메뉴를 만들어 다시 영업을 시작하는 곳도 생기고 있습니다.

원래 디저트와 빵을 파는 곳인데, 최근 새 메뉴를 개발했습니다.

[서울 F카페 : 브런치는 식사 메뉴여서 드시고 가실 수 있거든요. 저희 남으면 다 포장해 드려요.]

음식을 먹지 않더라도, 일단 자리에는 놔야한다고 말합니다.

샐러드 한 그릇, 맥주 한 잔을 자리에 놓으면 매장에 앉을 수 있다고 안내하는 곳들이 많았습니다.

카페 자영업자들이 모인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음식을 만들어 영업에 나서자는 글들이 계속 올라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면,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이유에섭니다.

카페 자영업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음식을 팔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실내 영업, 자칫 방역의 둑을 무너트릴 수 있습니다.

지난 7월에도 경기도의 한 카페에서 이용객끼리 마스크를 벗고 코로나를 옮기면서 관련 확진자가 70명에 이른 적 있습니다.

(VJ : 박선권 / 인턴기자 : 한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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