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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있는 날 장사 포기" 야구장 주변 주민·상인 한숨

입력 2015-08-1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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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프로야구 시즌 야구장에 가서 맛있는 거 먹고, 즐기고, 맘껏 소리지르고, 이것만큼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게 없는데요. 그런데 경기가 열릴 때마다 야구장 인근 주민들은 많이 괴로우시다고 합니다. 불법 주차, 또 소음 때문이라고 합니다.

강신후 기자가 밀착카메라로 취재했습니다.



[기자]

찜통 더위에도 야구팬들의 응원은 계속 됩니다.

[서예진/목포 산정동 : 오늘은 꼭 이길 것 같아요.]

[유동수·최용석/서울 반포동 : 너무 좋아요. 너무 신기해요. 오늘 처음 왔는데 광주.]

무더위도 날려버릴 것 같은 함성 소리가 연신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신나는 응원 소리가 달갑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야구장 인근 상인과 주민들입니다.

[기원택/광주기아챔피언스 필드 주변 상인 : 차가 밀리니까 안 와요 사람이. 올 손님도 야구하면 안 온다 이 말이에요.]

[주변 상인 : 왜 (장사를) 포기하냐면 여기 일단 차가 막히고 퇴근손님 못 받아. 야구할 때는. 여기가 하도 복잡하니까 아예 안 들어와 버려.]

경기 때마다 평균 1000대가 넘는 차가 도로를 점령합니다.

야구장 주차장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지금 이 도로 위에 3중 주차가 돼 있습니다.

저편을 보시면 2중 주차가 돼 있는데요, 원래 8차선 도로가 4차선 도로로 변해버렸습니다.

구급차나 소방차가 통과하기에도 애를 먹습니다.

하지만 경찰과 시는 불법주차 단속에 손을 놓은 지 오래입니다.

[경찰관 : 주차할 수 없는 장소에요. 지금 현재. 다 그냥 불법 주차에요.]

단속을 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경찰관은 신호까지 위반하며 자리를 뜹니다.

야구팬들의 차는 인근 아파트로까지 미칩니다.

야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이렇게 주차 봉사단을 꾸려서 외부 차량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왜 움직이시냐고. 차단을 하면 기다리셔야지. 들어가시지 말고.) 이 아줌마 웃기는 아줌마네.]

차량 문제만 있는 게 아닙니다.

지금 시간은 10시를 넘어섰는데요. 이렇게 조명은 계속 켜져 있고 관중석에서 함성소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야간 소음 기준인 60dB을 넘어섭니다.

[이상희/광주 임동 : 야구하는 날에는 잠재우는 게 일이고요. 더운 여름철에는 문 열고 지내야 되는데 답답하게 창문 닫고 지낼 수밖에 없어요. 너무 시끄러워서.]

수험생이 있는 가정의 불만은 더합니다.

[전준정/광주 임동 : 고3 자녀가 있는데요. 지금 공부를 집중해서 해야 하는데, 집에 오면 공부도 못하고.]

야구장 조명 때문에 수면방해를 호소하는 주민들도 있습니다.

목동 야구장입니다. 광주와 같이 인근에 아파트가 있는데 이곳은 어느 정도인지 직접 한 번 아파트로 가보겠습니다.

마찬가지로 소음 기준치를 초과합니다.

집 안으로 들어왔는데요, 야구장 응원소리가 여기까지 이렇게 크게 들리다 보니 TV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볼륨을 30 넘게까지 높여야 합니다.

[오인교/서울 목동 : 문도 열어놓고 좋은 바람도 쐬고 싶은데도 에어컨을 틀어야 되기 때문에….]

야구팬들의 함성이 커질수록 인근 주민들의 한숨도 커지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지자체와 구단 모두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광주시청 관계자 : 그쪽에 일시주차장으로 허용이 되어있습니다. 판단은 경찰서에서 하신 거고요.]

[허권 홍보팀장/기아타이거즈 : 앰프 음을 최대한 줄여가지고 아마 오늘 들어보셨으면 아셨겠지만 거의 소리도 안 날 정도로. 오히려 야구장에 오신 분들은 너무 소리가 작다고….]

다른 사람의 즐거움이 나에게는 고통이 되는 이곳.

모두가 즐거워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야구 구단이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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