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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세돌 "알파고와 대결, 다시 제안 온다면 재도전" 솔직 심경

입력 2016-03-14 21:29 수정 2016-03-14 22:58

"예와 도의 분야, 컴퓨터 침범 두려웠다"

"상대 기개 등 못 느껴…'가상'으로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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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와 도의 분야, 컴퓨터 침범 두려웠다"

"상대 기개 등 못 느껴…'가상'으로 연습"

[앵커]

이세돌 9단은 이번 알파고와 대결을 앞두고 5대 0 승리를 자신했었죠. 하지만 결과는 4차전까지 1승3패, 예상과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미 우승은 놓쳤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이세돌 9단에게 많은 분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를 열흘 앞두고 이규연 탐사기획국장이 이 9단을 따로 만났는데요. 만일 알파고와 대결에 지더라도 다시 제의가 온다면 재도전할 의사가 있다고 한 말이 주목됩니다. 이 9단이 대회 전에 밝힌 솔직한 심경, 들어보시죠.

Q. '인간대표'로 대국 제안 받았을 때 기분은?
[이세돌 9단/프로 바둑기사 : 기분이 좋은 것도 있고요. 일단은 저를 선택해줬다는 것. 바둑의 인간대표. 상당히 영광스러운 일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굉장히 기뻤고요. 두 번째는 좀 놀라기도 했고. 이 분야는 지금은 스포츠라고 하지만 예전에는 예술, 혹은 도. 예와 도로 얘기했는데 그런 분야였던 것을 컴퓨터가 침범을 한다? 기분이 나쁘다기 보다는 무섭다고 해야 되나요? 두렵다.]

Q. 세기의 대국, 어떻게 준비했나
[이세돌 9단/프로 바둑기사 : 잠들기 전이나 가상으로 시뮬레이션 돌려보는 거죠. 제가 여태껏 해왔던 건 인간과의 대결입니다. 상대방의 호흡이나 기개 등을 느꼈는데 이것은 그런 걸 느낄 수가 없어요. 가상으로 두고 혼자서 호흡을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가상으로.]

Q. 사람하고 둘 때와는 전혀 다를 텐데?
[이세돌 9단/프로 바둑기사 : 바둑을 두는 모션. 그런 것만 봐도 알거든요. 지금 형세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구나. 이 사람이 기분이 또 어떻구나. 이 사람이 실수를 했을 때 굉장히 혼란스러워하고 있구나. 이런 걸 느낄 수가 있는데 컴퓨터는 그게 아니에요.]

Q. 구글에서 재대결 제안한다면?
[이세돌 9단/프로 바둑기사 : 생각은 해볼 것 같습니다. 저는 솔직히 제의를 받았을 때. 지금도 비슷한 생각입니다만 데이터를 축적시키려고 하는구나. 이게 가장 큰 목적일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그때는 그게 아닐 것이고 승부로 오는 것이기 때문에 5분도 안돼서 결정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승부기 때문에 과연 제가 두는 것이 합당한가…여러 상황을 따져서 결정을 내리지 않을까.]

Q. 패배 시 재대결 의사는 어떤가?
[이세돌 9단/프로 바둑기사 : 제가 그렇게 된다면 (구글에서) 다른 상대를 구할 것입니다. 두 판이든 세 판까지 이겼다 하면 다른 상대를 찾아가겠지 내가 재도전한다고 해도 그쪽에서 받아주질 않을 겁니다. 아마도. ]

Q. 그럼에도 할 생각이 있나?
[이세돌 9단/프로 바둑기사 : 그럼요. 하고 싶죠. 졌으니까 다시 도전해서 이기고 싶은 맘이 간절하겠죠. 다시 제의가 왔다. 그러면 당연히 다시 한번 해보겠죠.]

Q. 인공지능, 프로기사 넘보는 것 괜찮을까
[이세돌 9단/프로 바둑기사 : 글쎄요. 바둑 쪽으로 보면 프로기사로서는 솔직히 좋진 않죠. 이런 이벤트는 처음이니까 재밌고 좋지만. 실제로 넘어섰다 그러면… 뭐랄까. 전 바둑이 인생. 6살 때부터 뒀거든요. 그런데 컴퓨터가 넘어버렸다면 사실 허탈하지 않습니까. 그렇지만은 바둑 외적으로 본다면 많은 부분이 바뀔 것이다. 두렵다기보다는 약간의 초조함은 있습니다. 그거보다는 빨리 왔으면 좋겠다, 뭐랄까 빨리 두고 싶다, 궁금함. 호기심. 그런 것이 좀 더 강하지 않나. 지든 이기든 간에 빨리 어떻게 두나. 나를 상대로 이 컴퓨터 프로그램이. 인공지능이란 것이 어떻게 대응을 하는가 정말 궁금합니다.]

Q. 꼭 이겼음 좋겠다. 그래야 인간의 시대가 좀 더 오래가지 않을까?
[이세돌 9단/프로 바둑기사 : 저도 시합을 많이 뒀습니다. 대국을 정말 많이 뒀는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응원해주시는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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