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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 공항 인근서 IS 자살폭탄 테러…"종말의 날 같았다"

입력 2021-08-27 16:59 수정 2021-09-0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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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필사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던 아프간 카불 공항 근처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폭탄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현재까지 미군 13명 포함, 100명이 넘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IS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현지에서는 추가 테러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아프간인 조력자 13명을 태운 두 번째 군 수송기가 조금 전 인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이 소식까지 신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피의 카불 > 필사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는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우려했던 대규모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밤사이 공항 근처에서 두 차례 폭발물이 터졌고, 미군 13명과 아프간 시민 최소 90명, 100명이 넘게 목숨을 잃었죠. 부상자도 백수십 명에 이릅니다. 카불 시내는 무고한 사람들의 피로 처참히 물들었습니다.

[아프간 카불 공항 근처 웅덩이에 시신이 처참하게 뒤엉켜 있습니다. 사람들이 생존자를 찾아 일으켜 보지만, 부상이 심해 일어나지 못합니다.]

현장은 말 그대로 참혹했습니다. 폭발에 날아간 시신이 공항 외벽에 걸리는가 하면, 부상자와 사망자가 뒤엉켜 거리에 나뒹굽니다. 하수도와 도랑은 붉은 피로 물들었습니다. 생존자는 현장을 촬영하면서 흐느낌을 멈추지 못합니다. 가족을 찾는 듯 울부짖는 시민. 누군가는 절규했고 누군가는 넋이 나간 듯 침묵했습니다.

[카불공항 테러 생존자 (현지시간 지난 26일) : 갑자기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우리는 물 밖으로 올라와 처참한 광경을 봤습니다. 폭발로 인해 사람들은 사방에 내동댕이쳐졌고, 머리가 흩어졌습니다. 외국군도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달아나기 시작했고,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적어도 400~500명은 봤어요. 폭발은 정말 강력했습니다. 반은 물에 던져졌고 나머지는 땅바닥에 떨어졌습니다. 부상자들을 들것에 싣고 왔는데, 옷이 완전히 피투성이였어요.]

현지시간 26일, 카불 공항 외곽에서 일어난 두 차례의 연쇄 자폭 테러입니다. 첫 번째 폭발은 카불공항의 애비 게이트에서, 두 번째는 250m가량 떨어진 바론호텔에서 발생했습니다. 이 호텔은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카불 탈출 대기자들이 묵고 있던 숙소입니다. 미 국방부는 이번 폭발 사고의 배후에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가 있다며 추가 테러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케네스 맥켄지/미국 중부사령관 (현지시간 지난 26일) : 확실히 말씀드리건대, 미국과 아프간인들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대피 작전을 계속 이어갈 것입니다. 오늘 현재 5000명의 피난민들이 공수부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슬람 국가(Islamic State)' IS는 "테러는 우리 소행이 맞다"며 당당하게 시인했습니다. IS와 탈레반, 알카에다까지. 이슬람 근본주의라는 뿌리는 같지만, 관계는 복잡한데요. 일단 알카에다는 9·11 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 라덴이 수장이던 단체로, 현재 미국의 공격에 세력이 급격히 줄어든 상태입니다. IS는 탈레반보다 훨씬 더 강경한 근본주의, 극단주의를 추구하며 미국과 평화 협상에 나선 탈레반을 '배신자'라고 비난했습니다.

[알파고 시나씨/중동전문가(터키 출신 기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IS는 최고의, 최고의 악이에요. 대다수는 미국이 이제 이라크를 침공하고 난 다음에 감옥에 들어갔던 애들이고, 속된 말 쓰면 안 되긴 하지만 이거 방송국인데…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에요. 참수는 그나마 이제 익숙한데 이렇게 석유를 몸에 발라가지고 불태워서 죽이고 그래요. IS가 보기에는 아프가니스탄은 항상 이렇게 난리가 나야지 본거지로 아프가니스탄으로 올 수가 있어요. 테러 단체들한테 항상 필요한 거는 본거지예요.]

때문에 이번 테러는 미국과 탈레반을 동시에 겨냥한 테러였다는 해석도 가능한데요. 탈레반의 힘을 빼야만 아프가니스탄 안에 IS의 본거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탈레반 역시 IS 테러를 규탄했습니다.

[탈레반 관계자 (현지시간 지난 26일) : 죄 없는 민간인들을 타깃으로 삼는 IS의 테러는 전 세계가 규탄해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공항에 있는 외국 군인들이 떠난다면 이러한 공격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외국 군인들의 존재가 이런 공격을 초래했다는 것입니다.]

IS를 규탄하되, 책임은 미군에게 돌리는 모습이죠. 한 탈레반 관계자는 "이번 테러로 최소 28명의 탈레반 대원도 사망했다. 미군보다 사상자가 더 많다"면서 8월 31일로 정해진 미군 철수 '데드라인'을 연장할 수 없다고 재차 못 박았습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은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백악관에서 테러 관련 대국민 연설을 하던 도중, 마치 기도를 하듯 두 손을 모은 채 고개를 묻었습니다. 테러리스트들을 끝까지 추적해서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26일) :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잊지 않을 것입니다. 끝까지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입니다. 미국의 이익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지시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끝까지 임무를 완수할 것입니다.]

< 미라클 "임무 완수" > 아프간 현지에서 우리 정부를 도운 아프간인 조력자와 그 가족을 데려오는 작전 '미라클'. 오늘(27일) 오후, 두 번째 수송기에 탄 남은 13명까지 인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죠. 미션 성공입니다. 이 소식은 특별히 백다혜 속보 반장이 전하겠습니다.

[최종문/외교부 2차관 (어제) : 3가족 13분이 남아계신데요. 오늘 공항에 도착하셔서는 PCR 테스트를 받으시고 잠시 대기하고 계시다가 그 결과가 다 나올 경우는 진천에 있는 임시 체류시설로 이동을 하게 됩니다.]

오늘 특별히 뉴스픽 두 번째 소식을 전하게 된 백다혜입니다. 오늘 오후 1시쯤 인천공항에 '대한민국 공군' 글씨가 새겨진 군 수송기가 들어왔습니다. 아프간인 후발대 13명을 태우고 무사히 착륙했는데요. 이로써 정부가 이번 달 초부터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며 준비한 '미라클' 작전이 100% 마무리됐습니다.

[박수현/청와대 국민소통수석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어제) : 입국해서 불편함이 없도록 일단 잘 조치를 해야 될 거고, 그 이후에 이분들의 삶에 대해서 우선 최저생계비나 의료, 주거, 교육, 취업 이런 문제 등에 대한 지원이 뭐 절실하게 필요할 거고, 그러한 부분들을 다 예상하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런 말씀입니다.]

어제 도착한 선발대 370명은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온 오늘 오전, 숙소인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으로 이동했습니다. 13대의 전세버스를 나눠 탔고 앞뒤로 순찰차와 특공대 차량을 배치해 에스코트했죠. 버스가 도착하자 진천 주민들은 '아픔을 함께합니다. 편히 지내다 가세요.'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을 내걸고 환영했습니다.

[박요한/진천군 마을주민 : 어떤 종교적으로나 정치적인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살 길을 찾아서 이렇게 한국에 왔다는 데 대해서 감사한 일이고, 우리가 마음으로 뜨겁게 이렇게 환영을 해주는 게 옳다고 보고 있습니다.]

[강성국/법무부 차관 : 넓은 아량과 포용으로 큰 결정을 해주신 지역주민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에 온 조력자 가족 중에 10살 이하 어린이가 180명에 달합니다. 절반이 넘는 100명은 5살 이하, 그 중엔 올해 8월에 태어난 신생아도 3명 있습니다. 어제 인천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오는 장면인데요. 아이들이 귀여운 인형을 하나씩 손에 쥐고 있습니다. 핑크색과 갈색 곰 인형, 하얀 몰랑이 인형까지. 한 친구는 양손에 하나씩 두 개를 들었는데요. 우리 정부가 준비한 작은 선물입니다. 버스에 탄 아이들은 환한 미소와 함께 이렇게 '엄지 척'을 날렸는데요. 이 아이들에게 한국은 분명 따뜻한 나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역시 우리에게 큰 감동을 안긴 사진이죠. "꼭 데리러 오겠다"는 약속을 지킨 주아프간 대사관의 김일응 참사관, 함께 일했던 현지인 직원을 다시 만나 뜨겁게 부둥켜안았습니다. 아프간 조력자의 현장 이송을 지휘한 김일응 참사관이 오늘 화상 인터뷰를 가졌는데요. 일촉즉발의 탈출 상황과 소회를 공개했습니다.

[김일응/주아프가니스탄 공사참사관 : 탈레반이 통과를 안 시켜주고 한 14~15시간을 버스 안에서 갇혀 있었거든요. (버스가) 에어컨도 나오지 않고 바깥도 안 보이게 색깔 칠해진 그런 거다 보니까 거기에서 사람들이 굉장히 불안해했습니다. 전날 23일 3시 반부터 그다음 24일 동틀 때 (공항에) 들어오는데요. 그때까지 꼬박 새웠습니다. 그때가 제일 힘들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15일, 대사관 철수 때 카불을 떠난 김 참사관은 불과 1주일 만에 다시 카불로 돌아왔습니다. 공항에 테러가 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첩보까지 들어온 상황. 수송 작전을 한시도 지체할 수 없었습니다. 버스에서 꼬박 14시간을 버텨 탈레반 검문을 통과, 우여곡절 끝에 카불공항 진입에 성공합니다. 공항 인근에서 IS 테러가 발생하기 사흘 전이었습니다.

김 참사관은 정작 자신의 가족인 두 딸에게는 카불에 다시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나중에 기사를 본 딸들이 "아빠는 참!"이라며 혼을 냈다고 하죠. 두 딸들에게도 감사를 전한 김 참사관은 "이번 일로 '우리가 선진국이 됐구나'라고 느꼈다"면서 "우리나라의 국격과 책임을 보여준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김일응/주아프가니스탄 공사참사관 : 개인적으로 뭐 집사람하고 4년 전에 사별을 해서 딸만 둘입니다. 카타르에 있는 줄 아니까요. 카타르에 있는 줄 알다가, 어제 이제 아빠 뉴스에 나오는 거 같다고 이러면서 카불 갔던 거냐고 그래가지고 그랬다고 하니까 아이 참 아빠는, 뭐 이런 얘기 있잖습니까. 개인적으론 굉장히 보람 있고 다행스러운 마음입니다. 이것을 보면서 이제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도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 군 노마스크 실험? >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하태경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국방부가 질병관리청과 상의도 없이 '병사들 노마스크 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지시자는 다름 아닌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는데요. "백신을 맞은 병사들이 변이에 걸리는지, 죽는지, 아닌지를 관찰해 시범 사례로 삼으라는 이야기"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청와대가 입장을 냈죠.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군의 백신 접종 완료율이 94%에 육박함에 따라 군의 활동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또 그 과정에서 높은 접종 완료율의 효과를 확인하라는 것이 문 대통령 지시의 취지였다"고 설명했습니다.

< 9월 2일 총파업 > 공공의료 확충과 보건의료인 처우 개선을 요구해온 보건의료노조가 다음 달 2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합니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현장 상황은 극한으로 치달았다며 의료인력 확대,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등을 요구했는데요. 다만 파업 중에도 응급실과 중환자실, 분만실 등 긴급 업무에는 필수 인력을 배치해 안전사고를 막겠다는 입장입니다.

[나순자/보건의료노조 위원장 (화면출처: 유튜브 '보건의료노조 TV') : 의료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확충! 저희들의 절박한 절규이고, 환자와 국민 여러분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간절한 호소입니다.]

보건복지부는 노조와 대화를 이어가며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실제로 파업이 진행될 경우 비상진료대책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미혼여성 리스트 파문 > A4용지 12장에 30대 미혼 여성 공무원 150여 명의 사진과 나이, 소속, 직급이 빼곡히 적혀있습니다. 성남시청 직원이 은수미 시장의 비서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아부' 차 만들었다고 합니다. 해당 여직원들은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성남시의회 여성 의원 10명은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사건은 상상을 불허할 정도로 심각한 인권침해 사안이며 범죄 행위"라며 문건 작성 배경과 유출 경위, 피해자 파악 등을 철저히 조사한 뒤 납득할 만한 수준의 징계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뉴스를 오늘의 원 픽으로 꼽으셨나요? 들어가서 더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뉴스픽 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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