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전업체 모뉴엘의 3조 원대 허위 대출 사건, 정부 기관에 대한 전방위 로비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담뱃갑과 티슈 상자에 넣어 수천만원이 이들에게 건네졌는데, 3년 동안 쓴 로비 자금이 8억 원이었다고 합니다.
최종혁 기자입니다.
[기자]
가전제품 업체 모뉴엘입니다.
연 매출 규모가 1조 원대로 신흥 벤처기업으로 부상했습니다.
그런데 검찰 조사 결과 허위 수출 자료로 3조 4000억 원에 이르는 사기 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박홍석 모뉴엘 대표는 1500만 원 상당의 선불카드를 넣은 담뱃갑을 한국무역보험공사 영업총괄부장에게 건넸습니다.
전 무역보험공사 사장에게는 각 티슈 상자 등에 5만 원권 돈다발을 넣어 수천만 원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무역보험공사 직원 3명에게는 하룻밤에 1200만 원 상당의 술 접대를 하기도 했습니다.
박 대표가 쓴 로비 자금은 지난 3년간 8억 원에 달합니다.
전방위 로비를 펼친 모뉴엘은 허위 서류를 이용해 수출보험 한도 증액을 신청했습니다.
무역보험공사가 보증을 섰고 이를 근거로 시중은행이 의심 없이 대출을 한 겁니다.
[김범기/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 부장검사 : (높은) 신용 등급을 가지고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했어야 하는데, 그런 것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심사하고, 결정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검찰은 모뉴엘 대표 등 임직원 3명과 한국무역보험공사 전 사장 등 6명을 구속기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