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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이른 더위·장마에 급증…지자체, 막바지 '벌레와의 전쟁'

입력 2018-07-1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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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시로 장맛비가 내리고 무더위가 이어지는 요즘 국내에서는 모기들이 극성입니다. 자치 단체들은 '벌레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김도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서초구 주택가 골목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분들이 방역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장마철 막바지 방역활동에 나선 마을주민들인데요.

저희 취재진도 이분들과 함께 동행해보겠습니다.

주민들이 직접 모기가 많은 지역을 돌며 정화조 덮개나 빗물받이 등 그늘지고 습한 곳마다 구석구석 약을 뿌립니다.

[길진표/서울 서초구 보건소 건강관리과 : 주택가 화단, 수풀들, 그늘지고 습한 곳들, 배수로 그런 곳을 집중적으로 합니다. 모기들이 거기서 숨어있다가 밤에 흡혈하는 장소기 때문에.]

또 다른 주택가 역시 '모기와의 전쟁'이 한창입니다.

정화조 맨홀 뚜껑을 열자 모기떼가 한꺼번에 몰려 나옵니다.

정화조 맨홀 뚜껑을 열어서 첫번째 방역작업을 마친지 5분 정도가 지났는데요.

지하로 연결된 관로를 따라서 2m 정도 떨어진 맨홀 뚜껑 틈새를 보시면 이렇게 자그마한 나방, 파리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준규/서울 강남구 감염병관리팀장 : 정화조가 노후되면서 부식이 생기면서 틈새가 생깁니다. 그 틈을 막아줌으로써 해충 발생이 현격하게 줄어듭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채집한 전국 모기 개체 수는 최근 5년 평균보다 60% 이상 많았습니다.

이른 더위로 예년보다 급증한 것입니다.

[인근 주민 : 모기 엄청 많아요. 6월부터 있었어요. 전에는 삼복더위 들어야 모기가 많았는데.]

모기가 집중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이런 빗물펌프시설 주변에는요.

디지털 모기 덫이 설치돼 있습니다.

사람이 호흡할때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배출시켜 모기를 유인하는 장치인데요.

이곳으로 들어온 모기는 뒤쪽에 있는 채집망으로 들어가게 되는데요.

이곳에서 모기 개체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됩니다.

한강과 탄천 주변 풀숲과 물 웅덩이 주변은 고압펌프가 달린 방역차량이 동원됩니다.

[정기범/서울 송파구 감염병예방팀 : 유수지나 풀숲 등에 집중 방역을 해서 본격적인 여름철 오기 전에 방역을 하는 것이 효과적인…]

무덥고 습한 날씨에 늘어나는 것은 모기만이 아닙니다.

서울의 한 구청 홈페이지입니다.

주민들이 바퀴벌레 주요 출몰 지역 지도를 올리며 방역을 요청합니다.

[인근 상인 : 막 날아다니고 길거리 막 돌아다녀. 매미만 하지 거짓말 조금 보태도. 딱 보면 징그러워. 잡기도 무서워 너무 크니까.]

주택가가 밀집해있는 골목입니다.

밤이 되면서 버려지는 쓰레기도 늘어나는데요.

쓰레기 더미 주변에서 이렇게 바퀴벌레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도로와 나무에도, 담벼락에도 수십 마리가 넘는 바퀴벌레들이 발견됩니다.

지난달 이 구청에 접수된 방역 민원만 100건이 넘습니다.

하지만 바퀴벌레가 법정 감염병을 옮기는 매개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방역은 사실상 손놓고 있습니다.

[OO구청 보건의료과 : (바퀴벌레 방역요청이) 17~20% 이렇게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더라고요. 민원 발생은 되지만 감염병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우선순위를 둘 것은…]

주민들은 특정 지역에 바퀴벌레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구청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마을 주민 : 이만해요 진짜. 우르르 몰려나오듯이 나오긴 해요. 밖에 돌아다니다보면 바퀴벌레들이 보여요.]

때 이른 더위에 급격히 늘어난 해충으로 지자체마다 막바지 장마철 방역전쟁이 여느 여름보다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빗발치는 민원에도 바퀴벌레가 전염병을 옮긴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지자체들이 손 놓고 있는 사이, 그 피해는 결국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턴기자 :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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