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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일정 중단하고 칩거…정의당, 선대위 해체 선언

입력 2022-01-1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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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숙고에 들어갔습니다. 지지율 정체 등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의당은 오늘(13일) 선대위를 해체하고 심 후보의 판단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전합니다.

[기자]

[정치부회의 (지난해 7월 23일) : 6411 버스의 투명인간을 위한 정당이 정작 존재하되 존재를 느끼지 못하는 정당이 돼선 안 될 일이겠죠. 투명정당이란 오명에서 벗어나야 투명인간을 위한 목소리도 더욱 커지지 않을까요.]

'투명인간을 위한 정당', 정의당의 표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은데요. 투명인간을 위한 목소리를 낸다고 해서 정당이나 후보가 투명해져선 안 되겠지요. 확고한 정체성과 선명한 존재감을 드러내야 투명인간들이 설 자리도 커질 텐데요. 정의당 심상정 후보, 기대와 달리 날이 갈수록 투명해지는 존재감에 고심이 깊은 듯합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어제) : 정권교체와 시대 변화에 대한 열망 그것이 지금 현재 후보들의 지지율을 민심이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그 대안으로서 국민들께 아직 믿음을 아직 드리고 있지 못하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뭐 답답하고 많은 고민이 됩니다.]

'줌 인'이 선정한 첫번째 오늘의 인물, 심상정 후보인데요. 어제 돌연 선거 일정을 중단하고 칩거에 들어갔죠. 충격에 빠진 정의당의 선택은 극약처방이었습니다. 선거대책위원장 이하 선대위원 전원이 일괄 사퇴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 (음성대역) : 당 선대위는 현재 선거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선대위원이 일괄 사퇴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심 후보의 지지율 답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진보 후보 단일화도 물 건너갔죠. 별다른 호재도 없는데다 위기를 타개할 해결책이 마땅히 보이지 않는 상황인데요. 결국 선대위를 해체하고 전면 재개편하는 게 우선이라고 본 것 같습니다. 쇄신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되는데요.

[여영국/정의당 대표 : 2차 선대위 구성할 때는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향으로 2차 선대위가 구성돼야 된다는 정도의 의견을 모으고 최종적으로는 후보하고 만나서 상의를 하려고 했는데, 후보께서 어제 숙고에 들어가겠다.]

숙고에 들어간 심 후보, 휴대폰도 꺼뒀다고 하는데요. 의원실 관계자들과도 연락이 두절된 상황이라고 합니다. 여영국 대표가 오전에 심 후보를 만나러 직접 의원실을 찾기도 했지만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는데요.

[여영국/정의당 대표 : 저는 (숙고가) 좀 길어질 수 있단 생각을 합니다. 하루 이틀 선거운동 더 한다고, 후보가 거기에 어떤 마음을 두진 않을 것 같습니다. 통화가 안 되면 집에도 한번 찾아가 볼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사퇴설도 제기됐죠. 하지만 여 대표는 심 후보가 완주할 것이라며 사퇴설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여영국/정의당 대표 : 후보가 모든 걸 열어놓고 판단하시겠지만, 제가 후보를 믿는다는 말씀은 본인이 대선 후보로서 마지막 소임이라는 몇 차례 밝히셨기 때문에, 마지막 소임을 다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선이 끝나고 3달 뒤면 제8회 지방선거가 치러질 예정이죠. 연이은 선거 일정을 고려하면 사퇴는 쉽지 않다는 관측인데요. 심 후보가 대선을 포기할 경우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들의 타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심 후보 측 관계자 역시 "사퇴는 확대해석"이라며 "여러 방면으로 선대위 재정비를 고민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심 후보가 갑자기 일정을 중단한 원인은 무엇보다 한 자릿수 초반에 갇힌 지지율 때문일 텐데요. 어제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한길리서치의 조사결과인데요. 심 후보 지지율은 2.2%로 나타났습니다. 2.2%면 이 분보다도 낮은 수치입니다.

[허경영/국가혁명당 대선후보 (지난해 12월 30일) : 대통령 (선거를) 재미로 나온 거 아닙니다. 대통령이 되면 월급도 안 받겠다. 청와대에서 밥 먹는 거 내 쌀 갖다가 내가 먹겠다. 정부 거 안 먹겠다. 청와대에서 쓰는 수도세, 전기세도 내가 내겠다.]

3.2%를 기록한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입니다. 공교롭게도 허 후보보다 지지율이 낮게 나온 어제, 일정을 중단했는데요. 심 후보의 이번 대권 도전, 4번째죠. 지난 대선 결과를 놓고 봐도 현재 지지율은 저조한 수준입니다. 지난 2017년, 19대 대선에서 처음으로 레이스를 완주했는데요. 당시 쟁쟁한 후보들 속에서 6.17%의 득표율을 기록했던 바 있습니다.

[심상정/당시 정의당 상임대표 (2017년 5월 10일) : 비록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했지만 국민 여러분과 함께 이런 꿈을 같이 꿀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가능성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저와 정의당 실망하지 않겠습니다.]

오히려 심 후보의 인지도가 높다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당 안팎에선 세대교체론을 외치며 '아직도 심상정이냐'는 비판이 일기도 했었죠.

[이정미/전 정의당 대표 (JTBC '썰전라이브' / 지난해 9월 1일) : 우리 당 안에서도 34년의 낡은 기득권 불판을 바꾸는 대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의당의 15년 불판도 바꿔서 나가겠다, 이런 결심으로 이번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정의당의 15년 불판이면 그 불판은 어떤 불판인가요?) 심상정 불판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심 후보의 선전 여부는 20년 역사의 진보정당의 정치적 명운과도 직결되는 사안입니다. 후보와 정당이 나란히 벼랑 끝에 선 상황이라 고심이 더 깊을 수밖에 없을 텐데요. 정권심판 여론이 좀 더 우세하다 보니 보수·중도정당을 향한 관심이 큰 상황이죠. 범여권으로 묶이던 정의당이 이제 제3지대 홀로서기를 시도하고 있지만요. 여전히 범여권이란 이미지가 강한데다 여당의 대안으로서 확실한 색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정의당이 야심차게 준비한 공약들에 민주당 같이 손을 얹는 경우가 더러 있었죠. 그러면서 심 후보만의 색깔이 희석됐다는 진단인데요.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지난해 11월 12일) : 과도한 노동시간과 '월화수목금금금'의 업무 형태는 시간 불평등이라는 새로운 불평등을 낳고 있습니다. 주 4일제는 이미 우리 옆에 와있는 미래입니다.]

[뉴스룸 (지난해 10월 27일) : 이재명 후보는 JTBC 질문에 "인간다운 삶과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주 4일근무제는 언젠가 해야할 일" 이라며 "장기적인 국가과제가 되겠지만, 4차산업혁명에 맞춰 가급적 빨리 도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심 후보의 '비정규직 평등수당' 역시 이재명 후보의 '비정규직 공정수당'과 내용이 엇비슷한데요. 이런 점들이 심 후보가 독자적인 영역을 확장하는 데 방해 요인이 된 듯합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어제) : 지난 총선에서 저희 정의당이 10% 가까운 지지를 받았는데요. 사실 지난 2년 동안 국민의 기대에 크게 부응하지를 못했다. 그런 아픈 성찰의 시간을 저희가 갖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두번째 오늘의 인물입니다. 요새 공격수로서의 역량을 가감 없이 뽐내고 계신 분인데요.

[김동연/새로운물결 대선후보 :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대책을 할 적에 크게 싸웠습니다. 거의 고성이 오갔어요. 보고를 하는데… (누구랑 싸우신 거죠?) 청와대죠. 대통령께 보고하는 중에 생긴 일이니까 (수석?) 수석도 있고 실장도 있고 뭐, 있었죠. 거의 뭐 1대 한 15~20? 그렇게 싸웠죠.]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입니다. 과거 경제부총리 시절 문재인 정권 청와대 관계자들과 부딪쳤던 일화를 소개하는 모습인데요. 다대일로 욕설까지 섞어가며 싸웠다고 하는데 마치 이 장면을 연상케 합니다.

김 후보는 당시 경제정책 담당 청와대 인사들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는데요. 이름만 직접 언급 안 했을 뿐 사실상 공개 저격했습니다.

[김동연/새로운물결 대선후보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부동산이 됐든 또는 최저임금 인상이나 소득 주도 성장이 됐든 대통령과의 눈과 귀를 가렸던 인사들은 별다른 얘기가 없는 것 같아요. 어떤 분은 해외 대사로 가셨고 어떤 분은 국책은행 원장을 하고 계시고 또 정책 라인의 어떤 분은 배지 달았어요.]

당시 정책실장을 맡았던 장하성 주중대사, 경제수석이었던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그리고 정책기획비서관이었던 민주당 정태호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들과 대립각을 세운 이유는 뭘까요?

[김동연/새로운물결 대선후보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첫 번째로는 부동산 정책에 또는 경제 정책 전반에 걸쳐서 정치 이념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을 했던 것이고요. 두 번째는 일머리입니다. 부동산 문제 같은 경우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은 역할을 하면서 정책을 만들어야 되거든요. 그러지 못했다고 하는 점에서 안타까운 얘기를 하고 싶고…]

김 후보, 양당 기득권 타파와 대선 완주를 외치고 있지만 여전히 여권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데요. 이런 일화를 지금 와서 소개하는 건 확실한 거절 의사를 피력하기 위한 의도인 듯합니다. 여권을 향해 더 이상 엮지 말라는 경고를 보낸 셈인데요. 오늘 오후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도 공세가 이어졌다고 합니다. 이 내용은 들어가서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숙고 들어간 심상정, 선대위 해체…김동연, 과거 청와대 참모 작심 비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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