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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2부행' 경남FC, '전격 해체' 실제로 가능한가?

입력 2014-12-0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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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2부행' 경남FC, '전격 해체' 실제로 가능한가?


챌린지(2부 리그)로 떨어진 경남FC가 예상대로 심각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구단주인 홍준표(60) 경남도지사가 공식적으로 '팀 해체'를 거론했다. 경남도청 체육진흥과 관계자에 따르면 홍 지사는 8일 회의에서 "경남 구단에 대한 특별 감사를 실시하라. 감사 결과에 따라 구단을 계속 운영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지시했다. 경남은 광주FC와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1무1패에 그치며 내년 2부 강등이 확정됐다. 2005년 창단해 2006년 12위를 시작으로 줄곧 5~8위를 오가며 중위권을 유지했던 경남은 첫 강등의 굴욕을 맛봤다. 홍 지사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지난 2년 간 새로 선임된 구단 지도부를 믿고 어려운 도살림에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하지만 기대에 반하게 2부 리그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프로는 결과로 말하고 과정은 따지지 않아야 한다. 경남 지도부의 무능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 특별 감사를 실시해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팀 해체를 포함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일갈했다.


◇ 해체 가능성은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특별 감사를 실시하라는 지시만 떨어졌을 뿐 향후 일정 등은 정해진 것이 전혀 없다"며 "도청 감사관에서 인원이나 구성 등의 계획을 만들어 보고하고 나서 착수하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홍 지사가 구단 수뇌부의 무능을 강하게 질타한 만큼 100억원 이상의 구단 예산이 적절히 사용됐는지 사령탑이 여러 차례 교체되는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는지 등이 집중적으로 파헤쳐질 것으로 보인다.

축구계는 이번 홍 지사의 결심이 단순히 불만을 나타내는 수위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 더욱 긴장하고 있다. 홍 지사는 승강 PO 2차전이 열리기 전인 지난 3일 이미 "한해 13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2부로 강등되면 경남은 스폰서도 잃고 팀을 더 이상 운영할 수도 없다"며 해체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또한 올 시즌 초반 경남이 하위권을 맴돌 때도 직원들에게 수 차례 강등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말도 있다. 실제 몇몇 직원들은 구단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체육진흥과 관계자도 "구단 대표이사와 단장은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이미 표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절차상 문제 없나

일단 감사 결과를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봐야 한다. 만약 해제로 가닥이 잡히면 프로축구는 격랑에 휩싸인다. 승강제 시행 3년 째인데 2부로 떨어졌다고 팀을 해체한 전례가 없다. 승강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다른 도시민 구단에도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해체를 위한 절차를 밟을 때도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프로축구연맹 정관은 '회원이 탈퇴하고자 할 때는 탈퇴 희망일로부터 12개월 전까지 서면으로 그 사유를 명시해 연맹에 제출해야 한다' '이 경우 이사회 심의와 총회 결정 후 축구협회 이사회의 확정 절차까지 거쳐야 하고 절차를 지키지 않고 탈퇴하면 제재를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감사 결과만 놓고 하루 아침에 팀을 없애기는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만약 이를 무시하고 해체를 강행하면 축구계 질서는 완전히 무너진다.

축구계는 어떻게든 이번 사태가 잘 마무리되길 바라고 있다. 한 축구인은 "2부로 떨어지는 것이 끝이 아니다. 얼마든지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와신상담해 다시 승격의 꿈을 이룬 광주와 대전을 보며 경남도 좋은 쪽으로 결정이 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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