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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 '지소미아 재검토' 변화 기류…일본은 '냉기류'

입력 2019-11-05 20:28 수정 2019-11-05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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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4일) 한·일 정상 간 대화 이후에 우리 쪽에서는 양국 간에 접점을 마련해줄 수 있는 카드로 지소미아 유지가 조금씩 거론되는 모양새입니다. 그러니까 종료하기로 했던 것을 이제 조금씩 태도를 바꿔 가는 것이 아니냐 하는 그런 추측을 하게 만드는 것이죠. 반면에 일본은 어제 대화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으면서 지소미아에 대해서는 짐짓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 역시 전략적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상황은 좀 미묘한 데가 많아서 좀 풀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남궁욱 국제외교안보팀장이 지금 옆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한·일정상 환담에서 지소미아 유지 같은 구체적인 어떤 대화는 물론 없었던 것으로 파악이 되는데, 그 직후부터 지소미아 종료 방침에 대해서 재검토한다는 기류가 조금씩 감지가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말도 했었고 국정원장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까요?

[기자]

그러니까 어제 만남에서 문 대통령이 가능한 한 모두 대화의 길을 찾자, 이런 방침을 밝혔고요.

그런 방침이 나오고 나니까, 이 전에 미국으로부터 지소미아 유지에 대한 압박을 계속 느껴왔던 정부 내에서 '그렇다면 지소미아 문제부터 재검토를 해야 할 것이 아니냐' 이런 식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라고 보는 것이 적절한 시각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제 한 17일 정도가 남아 있는 상황인데 그럼 그사이에 급격한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이냐. 그러기도 정부 입장에서는 쉽지가 않을 것 같고. 결국 이제 가장 중요한 변수는 미국의 압박이 아니냐, 미국 압박은 특히 최근 들어서 굉장히 강해지고 있고 어제 저희들이 보도해드렸습니다마는 주로 일본 언론을 통해서 마치 일본 대변인들처럼 미국의 국방 관계자들이 얘기를 하고 있단 말이죠. 더 강해지겠죠, 그런 압박은?

[기자]

그렇습니다. 당장 그런 식으로 일본에 가서 이야기했었던 스틸웰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오늘 한국에 왔습니다.

일본에서도 직전에 한국 정부를 굉장히 강하게 압박을 했었기 때문에 우리 정부에서 내일 강경화 장관 등 만나서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할 걸로 보입니다.

또 이에 앞서서 마크 내퍼 차관보나 조지프 영 주일대리대사 같은 경우에도 정확히 똑같은 톤으로 한국 정부를 압박을 했거든요.

그런데 한국 정부로서는 모두 중요한 대미 창구들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한국 외교부 또 우리 외교 당국으로서는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저희들이 기억하고 있습니다마는 지소미아 종료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마는 종료를 발표한 뒤에 미국 측에 우리 입장을 충분히 잘 설명했다, 마치 미국도 그것을 일정 부분, 혹은 상당 부분 이해한 것으로 얘기했다는 말이죠.

[기자]

직접 나와서 브리핑도 청와대에서 하고 했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브리핑 직후부터도 기억하시겠습니다마는 미국에서는 계속 일관되게 우려의 입장 그리고 지소미아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저 이후로도 계속해서 우리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미국에 설명을 했겠습니다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미국 정부가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이렇게 평가 할 수 있는 현재의 상황인 것입니다.

[앵커]

미국이 역시 이 문제를 자신들의 국익 입장에서 철저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렇게밖에 해석이 안 될 것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사실 미국의 머릿속에는 한국과 일본의 다툼, 이 자체보다는 그 위에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걸 어떻게 막을 것인가, 이게 가장 큽니다.

그리고 그걸 위해서라면 한미일 동맹이 굳건해야지 된다, 그리고 그 굳건함의 상징이 뭐냐, 바로 지소미아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미국의 셈법이라고 할까요, 속내 이런 발언에서 잘 나타납니다.

그러니까 "지소미아가 결국 흔들리면 웃는 건 중국이나 러시아다". 이 발언 속에 많은 함의가 담겨 있습니다.

[앵커]

사실 이 내용을 저희들이 그사이에도 몇 차례 보도는 해 드린 바가 있습니다, 방금 얘기한 것은. 그런데 결국 이제 일본의 입장에서는 역학 구도가 이러니까 자기들은 그렇게 크게 신경 안 쓰는 척하면서도 미국 쪽의 힘을 빌려서 결국은 이것은 종료가 취소되도록 가져간다, 그러니까 상당히 여유 있는 입장이 된 것으로 보이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상황에 따라서 달라졌는데요.

우리 정부가 종료를 하겠다 선언한 뒤에는 일본이 굉장히 강하게 반발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없어도 괜찮다, 우리는 괜찮다, 별문제 없다고 무심한 척 여유까지 부리는데요.

잘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마는 한일 외교부 국장급 협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데 최근 들어서는 그 테이블 위에 일본에서 지소미아 문제를 꺼내서 올리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아예 말을 안 꺼내고 있다 그런 말인가요?

[기자]

네.

[앵커]

이렇게 되면 우리가 이제 지소미아 종료를 이제 그걸 카드로 해서 얻어내려고 했던 일본의 수출규제 취소, 완화. 그럼 이거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그러다 보니까 이제 우리 외교력이 시험무대에 올랐다 이런 분석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다시 짚어드리자면, 정리를 해 드리자면 강제동원 노동문제에 대해서 우리 대법원이 배상을 하라 판결을 했는데 지당한 판결이었죠.

거기에 대해서 일본이 괜히 꼬투리를 잡아서 한국에 대해서 수출 규제를 한 게 이번 사안의 갈등의 본질입니다.

[앵커]

그렇죠.

[기자]

그런데 한국 정부는 여기에 대해서 대응하기 위해서 수출규제를 풀지 않으면 지소미아를 계속 끌어갈 수 없다라고 발표를 했던 것인데 그 이후로 사실 달라진 상황이 없습니다.

여기서 우리 정부가 미국의 압박 때문에 지소미아 문제를 재검토할 수밖에 없게 된다면 그 얘기인즉슨, 뒤집어서 일본으로서는 수출 규제 완화는 하나도 내어주지 않은 채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쟁점을 다시 강제노동 문제로, 강제징용 문제로 끌어갈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는 결과가 되는 것입니다.

[앵커]

그래서 어찌 보면 상황이 굉장히 좀 미묘하고 좀 어려운 그런 상황일 수도 있는데, 솔직하게 판단을 하자면.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미국은 계속해서 우리를 압박하고 일본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는다면 우리 정부가 좀 난처한 입장이 되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그럼 어떤 출구가 있는 것인가, 이걸 생각해 볼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기자]

결국은 일본이 조금 움직여야지 모든 상황들이 돌아가기 때문에 전문가들도 딱히 뾰족한 수를 내놓고 있지 못합니다.

다만 이제 앞으로 17일, 18일 정도가 남았고요. 그 기간 동안에 우리가 정말 지소미아 문제를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면 그것을 미국을 향해서 지렛대를 삼아서 미국이 오히려 일본을 향해 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완화해라라고 압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로서 할 수 있는,

[앵커]

즉 미국으로서 우리는 한국을 압박해서 지소미아를 종료하지 않도록 할 테니까 당신들은 수출규제를 좀 완화하는 것이 어떠냐.

[기자]

그렇습니다. 이른바 역압박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우리로서는 지금 제일 나은 수가 아니냐, 이런 조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다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통할지는 좀 미지수일 것 같습니다. 일본 입장에서는 이렇게 되면 별로 잃을 게 없는 그런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튼 앞으로 한 17일 정도 남아 있습니다마는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남궁욱 국제외교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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