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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계좌에 숨겨둔 코인으로 '시세조작'…은밀한 대화방 입수

입력 2021-07-19 08:40 수정 2021-07-1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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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인 시세를 조종하는 세력들에 대해서 저희가 잇따라 보도를 해드리고 있습니다. 이들의 대화 내용을 보면 차명 계좌를 차명 계좌를 여러 개 만들어 자기들끼리 사고팔면서 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정해성 기자입니다.

[기자]

국내 대형 거래소에 상장한 한 코인 업체.

상장한 날, 이 업체와 시세조종 세력 마켓 메이커, 이른바 'MM'이 곧바로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취재진은 이들의 텔레그램 대화를 입수했습니다.

'MM'이 혼자서 여러 계좌로 코인을 사고파는 '자전거래'로 거래량을 늘립니다.

개미 투자자들이 몰리고 가격이 오릅니다.

업체 측은 물량 일부를 고점에서 팔았습니다.

이날 하루에만 약 17억 원을 벌어들였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날밤 11시 45분 업체 대표가 "자정부터 다시 코인 가격을 올리자"고 지시합니다.

"개미들은 오늘 일을 다 까먹었을 것이다" 이런 말까지 합니다.

그러고는 같은 수법으로 다음 날 오후 고점에서 물량을 던져 수익을 냈습니다.

취재진은 한 코인 업체 대표와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마음대로 시세를 조종할 수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차명계좌'를 이용한다고 털어놨습니다.

[A씨/코인 개발업체 대표 : 가족들 명의를 한 20개 빌려서 (전자지갑) 계정을 만들어요. 그리고 이 지갑으로 (코인을) 다 쪼개요. 상장하기 전에 다 보내요, 각자의 지갑으로.]

상장 전, 차명계좌 수십 개를 만들어 코인을 넣어놨다가 판다는 겁니다.

코인을 발행할 땐 유통 물량, 회사 보유 수량 등 정보를 백서에 공개합니다.

그런데 이런 수법으로 공개한 물량보다 훨씬 더 많은 코인을 업체가 갖고 있는 겁니다.

거래소의 감시도 느슨하다고 합니다.

[A씨/코인 개발업체 대표 : (거래소에선 이거 몰라요?) 자기들 안에 들어와 있는 수량만 점검하지 이거 일일이 다 모니터링 안 해요. 어마어마한 수량을 따로 야금야금 팔고 있어요.]

코인 시장은 시세조종에 대한 규제가 딱히 없습니다.

[A씨/코인 개발업체 대표 : 대부분 가격 오르는 것만 기대하고 투자를 하니까. 특정 몇 명이 돈 버는 시장을 위해서 다들 놀아나는 거예요.]

(영상디자인 : 강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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