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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없이 위험물질 보관?…안성 공장 화재 원인 의문

입력 2019-08-08 15:06 수정 2019-08-08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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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JTBC 기자들이 직접 취재한 뉴스와 그 뒷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 뉴스 보여주는 기자 '뉴스 보기'입니다. 오늘(8일)은 기동이슈팀 홍지용 기자와 함께합니다.

홍지용 기자, 어서오세요. 현재도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았고, 상황이 위험해서 현장감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요?

[기자]

네, 어제 현장감식은 열기가 뜨겁고 지하에 물이 차올라 30분 만에 중단됐고, 지금도 잔불을 끄고 있습니다.

폭발 순간이 담긴 블랙박스를 영상을 준비했는데요, 보면서 차근차근 설명드리겠습니다.

그제 1시 20분쯤입니다.

차량 1대가 도로를 달리는데, 왼편의 지상 2층짜리 건물이 갑자기 폭발합니다.

건물의 외벽, 스티로폼이 날아가는 것이 보이는데 지나가는 차를 뒤덮고 마구 날아갑니다.

[앵커]

대규모 폭발이 난 이후에 진화를 시작한 것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폭발 이전에 이미 신고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앵커]

안에서 이미 불이 나 있었다는 이야기인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소방당국은 자동화재속보설비 세콤을 통해 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는데요.

공장 직원들이 지하로 가보려고 했지만 연기가 올라와서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출동한 소방관이 사람이 더 있는지 직접 건물 안을 확인하려는 순간 방금 보신 것처럼 폭발이 일어나 건물이 통째로 날아간 것입니다.

당시 목격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전준철/목격자 : '펑' 하면서 건물 자체가 흔들렸어요. 엄청났죠. 불이 화산 폭발한 것처럼 막 불기둥이 올라왔으니까요. 엄청나게. 소방차가 계속 와서, 몇 대가 와서 불을 끄면서… 그래도 검정 연기 나오면서 불이 엄청 막 붙었어요.]

[앵커]

폭발 직후의 상황은 어땠습니까.

[기자]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건물 지붕이 완전히 내려앉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처음 출동한 소방차는 앞 유리창이 깨지고 블랙박스가 달린 전면부는 녹아내렸습니다.

소방호스나 소방관들이 쓰는 보호장비들이 100m 넘게 떨어진 숲 나뭇가지에 걸려있거나 땅에 떨어질 정도로 폭발의 충격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안으로 들어가려던 석원호 소방장은 숨졌고, 이돈창 소방위도 상반신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이외에도 행인과 공장 관계자 등 9명이 다쳤습니다.

[앵커]

불길이 거세고 잔불도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화재 폭발 원인을 밝힐 현장 감식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군요.

[기자]

네, 아직도 불을 끄고 열기를 식히고 있다고 소방당국은 말하고 있습니다.

소방당국은 어제 새벽 1시 반쯤 '완진'했다고 밝혔지만 잔불이 계속 살아나고 있어 원래 감식을 시작하려던 10시 반에도 불이 타 올라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고요.

지금도 불을 끄고 있다고 하는데요, 현장 소방관들 말로는 안에서 끓는 소리가 나는 것 같아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도저히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구급차가 오가기도 했습니다.

[앵커]

불이 왜 났는지, 왜 갑자기 폭발했는지는 조사가 이뤄지고 있나요.

[기자]

시청자분들께서 가장 궁금해하시는 지점일 텐데요.

일단 경찰은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 1층의 물류창고를 운영하는 관계자를 조사했습니다.

반도체 연마제 이외에도 불이 잘 붙는 화학물질들이 보관돼 진술을 확보하고, 이를 맡긴 업체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처음에는 반도체 세정제가 열을 받아 폭발했다고 발표됐는데, 바뀐 것인가요.

[기자]

네, 처음에는 반도체 세정제가 있었다고 전해졌는데요, 이후 정정됐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 모두 반도체 세정제가 아니라 연마제가 있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연마제는 불이 잘 붙지 않는 성분으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경찰은 다른 화학물질이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해당 관할 지자체나 소방당국에서는 다른 것이 보관됐을 가능성에 대해서 사전에 미리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까.

[기자]

안성시청이나 소방서에 확인한 바로는 '위험물질'을 보관한다는 신고는 들어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위험물안전관리법에 따르면 위험물을 보관하는 주체는 그 내용을 관할 소방서에 미리 승인받아야 합니다.

제가 해당 지하 1층을 맡고 있는 물류업체 대표에게 직접 여러번 물어봤지만 말을 아꼈습니다. 들어보시죠.

[물류업체 대표 (음성변조) : (대표님 안녕하세요, JTBC 홍지용 기자입니다. 안성의 창고에다가 연마제를 넣어두신 것 외에 다른 물질은 어떤 것을 (넣어 두셨나요?)) 지금 저 거기한테 얘기할 단계가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이미 넣었다고 말씀을 하셨다고…)]

[앵커]

저 진술은 확실한 것입니까.

[기자]

경찰은 이 진술만으로는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장 확인을 반드시 해봐야한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지하 창고로는 아직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실제로 어떤 물질이 있는지는 위탁업체들도 조사해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사건을 풀 열쇠인 정밀감식은 언제 이뤄집니까.

[기자]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소방당국은 우선 잔불을 모두 끄고 열을 식힌 다음, 지하 창고를 덮은 잔해를 모두 철거한다고 합니다.

정밀 감식은 그 뒤에 이뤄집니다.

[앵커]

그렇군요. 한편 순직한 고 석원호 소방위, 오늘 영결식을 치른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네, 조금 전인 오전 10시 안성시 체육관에서 영결식이 거행됐습니다.

고 석원호 소방장은 지난 2004년 임용돼 15년째 현장에서 활약한 '베테랑' 소방관입니다.

지하에 갇힌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려다 숨을 거뒀습니다.

동료들은 평소 석 소방장을 책임감이 강한 소방관으로 기억하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정부는 오늘 영결식에서 석 소방장을 소방위로 특별승진하고,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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