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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F서 '트럼프 답장' 전달…이용호, 단계적 비핵화 강조

입력 2018-08-04 20:18 수정 2018-08-04 21:27

북 "미 행동 없인 안 움직여"…북·미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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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 행동 없인 안 움직여"…북·미 '신경전'

[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세 번째 친서에 대한 답장을 전했습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 참석한 성김 주 필리핀 대사를 통해서였는데 백악관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받았다고 공개한 지 하루만입니다. 하지만 이날 이용호 북한 외무상은 미국의 행동 없이는 먼저 움직이지 않을 거라며 단호한 모습이었습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역시 비핵화까지는 대북제재를 유지할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오늘(4일) 하루 미묘하면서도,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진 싱가포르 현지를 먼저 연결해보겠습니다.

박현주 기자, 우선 오늘 트럼프 대통령 친서가 이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전달됐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이건 이제 최근 미군 유해 송환 과정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 대한 답장인 거겠죠?
 

[기자]

이번 ARF 들어서 이용호 외무상과 폼페이오 장관이 처음으로 만난 자리에서 이 친서가 전달됐습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이 직접 전달한 건 아니고요.

지금까지 북핵 실무협상을 주로 맡아왔던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이 외무상에게 직접 다가가서 친서를 줬습니다.

회색 서류봉투 형태였는데 밀봉돼 있지는 않아서 이 외무상이 받자마자 열어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그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그 직후에 올린 트위터를 통해서 "이번 ARF를 통해 이 외무상과 짧지만 정중한 태도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의 답장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이 외무상과 폼페이오 장관은 취재진에게 포착된 모습만 봐도 서로 악수를 하거나 인사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러고 나서 이용호 외무상이 오늘 이 회의에서 연설을 했는데 미국을 향해서 상당히 강경한 내용을 담은 연설을 했다고 하죠?

[기자]

한마디로 비핵화에 있어서 북한은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미국이 제대로 화답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입니다.

이용호 외무상은 북한은 핵 실험장을 폐쇄하고 핵실험을 중지하는 등 선의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미국은 제재를 유지하라는 목소리만 높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북한이 미국에게 먼저 공개적으로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서 미국이 아직까지도 응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해서도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는데요.

평화 보장의 초보적인 조치인 종전선언에 있어서 미국이 후퇴하는 입장만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받고 나서도 이렇게 강경한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은 거군요. 이런 입장을 낸 배경은 뭘까요?

[기자]

북한이 지금까지 줄곧 주장해 온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 조치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이곳 싱가포르에서 지난 6월에 북미 정상이 만나서 합의한 그 모든 문안을 균형적이고 동시적이며, 단계적으로 이행해 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미국이 주장하는 완전한 비핵화, 즉 CVID나 FFID가 아닌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단계적인 조치만이 현실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도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러면서 오늘 또 관심을 모았던 게 남북 간의 외교장관 간의 회담, 그러니까 강경화 장관과 이용호 외무상 간의 회담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이런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성사가 되지는 않았다고 하죠.

[기자]

어젯밤 ARF 환영 만찬에서 우리 강경화 장관이 이용호 외무상에게 먼저 다가가서 양자회담 의사를 물었지만 이 외무상이 지금은 회담에 응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답을 한 겁니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두 정상이 정식 회담은 아니지만 상당 시간 오랫동안 서서 서로 솔직한 대화를 나눴고 또 다음에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을 했습니다.

북한은 우리나 미국과 회담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여러 나라와 양자회담을 가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종전선언에 대한 지지를 구하거나 또 대북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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