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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장사꾼은 골목의 신뢰를 얻어야 성공한다"

입력 2019-05-21 21:19 수정 2019-05-21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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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나는 아침 10시에 열고 밤 10시에 닫는 걸 한 번도 어긴 적이 없어. 그게 우리 가게였어"
- 박찬일 < 노포의 장사법 >

오래된 식당, 노포를 취재하던 박찬일 셰프는 심장이 두근거렸다고 했습니다.

"한 번도 어긴 적이 없다… 이 얼마나 놀라운 말인가"
- 박찬일 < 노포의 장사법 >

이른바 '을지로 야장'의 역사적 거점.

서울에 급속도로 번진 노가리 호프의 원조 격인 가게…

채 열 평도 안 되는 작은 맥줏집이 손님으로 문전성시를 이룬 내막은 지극히 단순했습니다.

"같은 시간에 열고, 같은 시간에 닫고, 매일 가게 앞은 물론이고 골목 구석구석을 쓴다."

"생맥주 온도는 여름 2도, 겨울 4도로 일정하게 유지한다."

"사람들이 인정해 줄 때까지…"

아무것도 아닐 것만 같은 그 흔한 맥주는 위로의 음료가 돼서 고달픈 사람들의 하루를 칭찬하고 격려했습니다.

"호프(Hof) 미팅이 호프(Hope·희망) 미팅이 됐으면… 만남 그 자체가 단비가 될 수 있습니다."

어제 3당의 원내대표들은 맥주잔을 부딪치면서 훈훈함을 나눴습니다.

그러나…

그런 레토릭, 즉 수사들이 갖는 허망함을 이 땅에 살아온 우리들은 역시 학습을 통해 이미 잘 알고 있는바…

물론, 잔 한 번 부딪쳤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되리라 여긴 것은 아니었으나…

"진짜 독재자 후예에게는 한마디도 못하고…"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신독재의 길을 막아서기 위해…"
-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

"우리를 보고 독재세력이라고 적반하장"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도둑이 제 발 저린 격"
-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훈훈했는지 애매했는지 모를 자리가 파한 뒤에 여전히, 아니 전보다 더한 것만 같은 파열음은…

잠시 기대했던 속을 다시 부대끼게 만듭니다. 

"매일 새벽에… 여기서 저기까지 동네 길을 다 쓴다. 다 호감을 갖는 거지. 그렇게 살아왔다"
- 박찬일 < 노포의 장사법 >

을지로에서 작은 노포를 운영해온 그의 비결은 사실 별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생맥주 한 잔, 노가리 안주 하나에도 한결같았던 성실함…

누가 보든 보지 않든 그는 같았다는 것이죠.

"장사꾼은 골목의 신뢰를 얻어야 성공한다"
- 박찬일 < 노포의 장사법 >

박찬일 셰프가 내린 결론은 그러했습니다.

그리고…

하룻밤의 훈훈함 혹은 애매함으로 휘발되어버린 그들만의 호프, 아니 희망 미팅…

언필칭 장사꾼도 골목의 신뢰를 얻기 위해 수십 년을 한결같아 왔다는데…
 

사람이 인정해줄 때까지…


사람들이 인정해 줄 때까지 말입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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