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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수천억 날린 '중국판 파이시티'…수상한 계약

입력 2018-03-16 09:42 수정 2018-03-1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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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중국판 파이시티로 불리는 화푸빌딩을 둘러싸고 다시 일고 있는 논란 짚어보겠습니다. 중국 동포 사업가의 사기행각으로 우리은행이 대출금 수천억 원을 날린 곳입니다.

이곳에서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해성 기자의 현지 취재내용을 먼저 보시겠습니다.

[기자]

지난 2014년 국정감사입니다.

[김기식/새정치민주연합 의원 (2014년 국정감사) : 화푸센터는 우리은행이 투자해서 소유했다고 주장하는데 화푸센터에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들어갈 수도 없고 이순우 행장님도 못 들어가죠?]

[이순우/우리은행장 (2014년 국정감사) : 네. 저도 못 들어갑니다.]

소유주도 못 들어가는 건물, 바로 중국 화푸빌딩입니다.

화푸빌딩은 베이징 중심 자금성 근처의 상업 건물로 현재 시가만 1조 5000억 원이 넘습니다.

25층 건물 두 동과 9층 건물 한 동으로, 임대료만 연 400억 원에 이릅니다.

[서모 씨/중국 기업 관계자 : (화푸빌딩은) 매물로 나온다든가 사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우리은행이 이정배 씨와 중국동포 사업가 민봉진 씨에게 화푸빌딩 매입 자금으로 3800억 원을 빌려준 것은 지난 2007년 말입니다.

당시 파이시티 사업을 벌이고 있었던 이 씨는 2010년 화푸빌딩 관련 자신의 지분을 민 씨에게 넘겼습니다.

민 씨는 관련 서류를 조작해 2013년에 사기와 횡령 혐의로 법정 구속됐습니다.

그런데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중국 현지에서는 여전히 민씨 부인이 화푸빌딩 주인 행세를 하고 있었습니다.

각종 소송을 제기하며 화푸빌딩을 점유해 매월 수십억 원의 임대료도 챙기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황당한 상황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중국 현지에서 관련 소송을 벌이던 우리은행은 2013년 말, 돌연 화푸빌딩 소유를 주장할 수 있는 채권을 한 버진아일랜드의 페이퍼컴퍼니에 팔았습니다.

지난해 초까지 약 2100억 원을 받고 1조 5000억 원짜리 빌딩의 권리를 넘긴 것입니다.

당시 계약서에 사인했던 우리은행 관계자조차 매각 상대가 누군지 자세히 모른다는 입장입니다.

[채모씨/우리은행 관계자 : (계약 상대방이 매너인터내셔널이었죠?) 그거는 정확하게 기억 못 하겠습니다.]

중국 현지에서는 우리은행으로부터 소유권을 사들인 페이퍼컴퍼니 사장 마모 씨가 민씨 부인의 측근이라는 의혹도 제기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비밀유지 조약 때문에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영상디자인 : 이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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