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단독] 북한군 1호라던 '김군'은 평범한 중년 가장…42년 만에 첫 인터뷰

입력 2022-05-11 19:38 수정 2022-05-11 22:07

"TV 보니 내가 간첩 돼 있어…어처구니없었다"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TV 보니 내가 간첩 돼 있어…어처구니없었다"

[앵커]

5·18 북한군 개입이라는 가짜뉴스는 아직도 뿌리 뽑히지 않고 질기게 남아 있습니다. 가짜뉴스를 지탱하는 건 바로 이런 사진입니다. 일부 극우세력들은 1980년, 광주에 투입된 북한군이라며 '광수'라고 부릅니다. 그중 1호 인물이자 당시 북한군의 '작전현장지휘군관'으로 지목된 이 인물을 저희가 인터뷰했습니다. 지극히 평범하게 우리 주변에서 함께 살아온 중년의 가장 차복환 씨였습니다. 얼마 전까지 자신이 이런 가짜뉴스에 악용되고 있는 줄도 몰랐다고 했습니다.

먼저, 라정주 피디입니다.

[기자]

지만원 씨 등 극우세력은 5·18 당시 북한군 600명이 광주로 갔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전두환 회고록에도 실렸습니다.

지씨가 광수 1호라며 지목한 사진입니다.

한 영화에선 이 인물을 '김군'이라고 칭했습니다.

지금까진 사망했다고 알려져 왔지만, 취재진이 42년 만에 사진 속 실존 인물을 만났습니다.

[(이분 본인 맞으신가요?) 네.]

매서운 눈매와 광대뼈, 얼굴 형태까지 그대로입니다.

친형을 만나러 잠시 광주로 내려간 1980년 2월.

석 달 후 21살 청년이 시민군이 된 건 우연이었습니다.

[차복환/'김군' 실존인물 : 공장을 한번 알아보기 위해서 아침에 일찍 갔다가 와야지 하고는 나왔는데 막 차들, 막 애들 막 으쌰으쌰 하면서 벌써 다니는 거야. 좀 힘든데 걸어가기 그래서 에이 저 차 타고 그냥 가다가 내리지 하고 탄 게 그게 (시민군 트럭을) 탄 거예요.]

집단발포 다음 날인 5월 22일 오후 1시.

전남도청에서 전투경찰 장구로 갈아입었습니다.

모자에 두른 천엔 '석방하라 김군'이라고 직접 썼습니다.

'김군'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차복환/'김군' 실존인물 : 여기는 석방하라 김군이고 이거는 입을 가리라고 얼굴을 가리라고 해놓은 건데 못 가렸던 거고 자꾸 떨어져서 이게 석면 장갑이 아니라 일반 장갑이에요.]

[차복환/'김군' 실존인물 : 김대중 하면 좀 옛날에 좀 우리가 우러러 본 사람이잖아요. 옆에서 쓰는 애가 또 그러더라고 이름을 쓰면 안 될 건데 그러다 보니까 모르겠다 하고 김군으로 써버리고…]

가스살포차에 올라탄 청년은 군대도 다녀오지 않았습니다.

총을 쏠 줄 몰랐던 겁니다.

[차복환/'김군' 실존인물 : 총알들이 (총기에) 안 들어가 있어요. (총구) 위에 걸쳐 있지. (아 이게 탄창이 아예 결착이 안 돼 있구나.) 결착이 안 돼 있어요.]

침묵하던 그가 42년 만에 나타난 이유가 궁금합니다.

[차복환/'김군' 실존인물 : 집사람이 그걸 봤나 봐요. 김군이라는 영화를 보고 나보고 그러더라고요. 이거 꼭 당신 같은데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그 TV를 다시 봤는데 내가 전적으로 완전히 광수 1호가 돼 있고 어처구니가 없었죠. (북한이랑 연이 닿아 계신 부분은 하나도 없으시죠?) 아이고, 이렇게 공장을 하고 있는… 세금 다 넣고 내가 살면서 내가 간첩이라 그러면 이게 말이 되냐고.]

북한군 1호로 지목된 김군은 평범한 중년의 가장이었습니다.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내일(12일) 오후 2시 대국민보고회를 열고, 42년간 베일에 싸였던 김군의 실체를 밝힐 예정입니다.

(화면출처 : 영화 '김군' / 자료 : 이창성 기자)
(VJ : 김민재 / 영상그래픽 : 김지혜)
 
[단독] 북한군 1호라던 '김군'은 평범한 중년 가장…42년 만에 첫 인터뷰 ☞ 구독하기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66791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