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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밖은 영하 10도, 청와대는 영상 10도"

입력 2016-11-16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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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그것은 어쩌면 전조 같은 것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타는 듯 했던 무더위의 한복판. 전기료가 무서워 에어컨조차 틀지 못했던 서민들 앞에 마치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등장했던 그 밥상. 귀하고 귀한 것들로만 차려냈다는 그 송로버섯 오찬은 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탈진시켰습니다.

그것은 그보다 1년 전. 메르스가 창궐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낙타만 조심하면 된다', '괴담 퍼뜨리면 엄단하겠다' 호언했지만…정작 자신들의 공간에는 열감지기와 귀 체온기를 설치했습니다. 두터운 성문의 그 안과 밖은 이렇게나 달랐던 것.

그래서일까. 얼마 전 대통령을 만나고 돌아온 한 종교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밖은 영하 10도인데, 청와대는 영상 10도"

오늘 저희는 2014년의 그 봄을 국가가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보도해드렸습니다.

'여객선 사고'

국민 모두에게 아픔이었던 그 참사를 골칫거리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일까.

"세월호는 교통사고" "세금도둑"

입에 담기조차 거북스러운 이런 말들이 여당에서 나온 것도 이러한 인식에서 본다면 가능한 일이었겠지요. 그 견고한 성의 안과 밖의 온도는 이렇게나 달랐던 겁니다.

이러한 공식에서 본다면 대통령 변호인의 기자회견 역시 일견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긴 있습니다.

청와대와 불과 1.5km의 거리를 둔 그곳. 광장을 가득 채운 시민의 함성은 전해지지 않았고 상황에 대한 인식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밖은 영하 10도. 청와대는 영상 10도"

아직 단풍과 낙엽이 찬란한 늦가을이라지만 이미 마음으로는 겨울의 문턱을 밟아버린 사람들.

매일 누군가는 그 차가운 거리에서 서서 그렇게 겨울을 준비하는데…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시간이 흐르면 돌아설 것이다…간절히 소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늘(16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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