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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출마' 찬반 갈리는 97그룹…단일화로 '어대명' 깰까

입력 2022-07-0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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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90년대 학번 70년대생 '97그룹' 당권 주자들이 속속 출마 선언을 하면서 전당대회 분위기가 예열되고 있죠. 여전히 이재명 의원이 유력하다는 '어대명'이란 말이 도는 상황에서 97그룹이 단일화해서 흥행을 이끌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김남국 의원이 오늘(1일) 주도한 기자회견에서는 "당 대표 권한 축소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는데, 결국 이 의원의 출마 가능성은 높아진다는 얘기겠죠. 관련 내용을 국회상황실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어대명이라고 하는 체념, 그거를 박용진이라고 하는 가슴 뛰는 기대감으로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민주당 '97그룹' 당권 주자들, 강병원 의원에 이어 박용진 의원도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가장 유력한 당권 주자 이재명 의원을 겨냥해 '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란 프레임을 뛰어넘겠다고 했는데요. 강훈식 의원은 모레 일요일 출마 선언을 예고했고 박주민·전재수 의원도 출마를 고민중이라고 합니다. 97그룹 주자들의 성을 따서 '양강 양박 전'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전재수/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양강, 양박전. (전재수 의원님. 혹시 출마 고민 중이세요?) 제가 늦어도 다음 주 금요일 전까지는 입장 표명도 하고 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97그룹 주자들, 사실 개인별로 보면 인지도가 높거나 당내 세력이 공고하다고 하긴 어렵습니다. MZ세대 이전 'X 세대'로 불리면서 86그룹의 그늘에 가린 '낀 세대'라고 스스로를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그동안 보여온 성향과 정치색깔도 조금씩 다릅니다. 이 때문에 출마 전 모여서 뜻을 모으는 '도원결의'를 하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만 일단 각자도생 식으로 출마한 뒤, 역동적인 전당대회를 위해서 '단일화'를 할 가능성은 열려있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돌이켜보면 70년대 40대 기수론, YS와 DJ, 이철승. 서로 생각도 다르고 가치도 다르고 계파도 다른 사람들이었습니다만 그들이 함께해서 민주당이 그 당시 신민당이 엄청난 변화의 주역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유력한 당권주자로 꼽혔던 '친문계' 의원들은 불출마 선언을 한 상태죠. 최근 여론조사에선 이 의원이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오차범위 밖 1위를 차지했는데요. 조사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을 보면 '정계은퇴'를 선언한 김부겸 전 총리를 포함해 '출마'의사를 드러낸 사람은 없습니다. 이 의원 입장에선 적수가 아직은 없는 셈인데요. '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아니냐는 '어대명' 분위기 속에 다소 밋밋할 거란 예측이 나왔던 전당대회, '이재명 대 97그룹'의 구도,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입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골프도 장갑 벗어봐야 알고 선거도 뚜껑 열어봐야 알아요. 이재명이 독선, 독단, 오만하지 않도록 97세력들이 좀 잡아라. 이분들이 세게 붙어가지고 저는 단일화해서 그 모습을 한번 보면 좋겠어요. 이재명 의원이요. 쉽게 되면 안 됩니다.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나 쉽게 되신 분들이 실패해요.]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 어떤 이슈가 전당대회 쟁점이 될까요. 일단 이번 전당대회의 최대 쟁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이재명 의원 출마'에 대한 입장은 97그룹 내에서도 완전히 갈립니다. 강병원 의원은 '친문계' 주자들의 불출마 선언을 강조하면서 '전쟁에 지면 장수가 책임져야 한다'고 이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했는데요. 앞서 이 의원 불출마에 무게를 실었던 박용진 의원은 어제 출마선언을 하면서는 "출마해서 세게 논쟁하자"고 했습니다.

[강병원/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이재명 의원,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얘기를 많은 분들이 하시지 않습니까? 오늘 정말 잘 던졌지만 패배했습니다. 내일 나가서 던졌는데 또 졌습니다. 또 나가서 지게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이재명 의원 나오시라. 본인이 생각하시는 혁신이 뭔지, 민주당의 혁신을 놓고 박용진하고 세게 붙자. 그 말씀드립니다. 그냥 지금 상황에서 '이재명 말고 다른 대안 있느냐' 이런 얘기를 반복하시는 거는 안 맞다고 생각합니다.]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선대위에서 전략과 방송토론이란 중책을 맡았던 강훈식, 박주민 의원, 또 경선 당시 이광재 캠프에서 이재명 캠프로 옮겨 역할을 했던 전재수 의원이 이 의원 출마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관심인데요. 이 의원 출마 문제, 지난 선거패배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슈입니다.

이른바 '검수완박' 즉 검·경 수사권 완전 분리법안 처리도 쟁점이 될 수 있죠. '검찰개혁' 혹은 검·경 수사권 분리가 민주당의 숙원이긴 하지만, 대선 패배 후 지선을 앞두고 꼭 처리 했어야 하느냐에 대해선 의견이 갈립니다. 강병원 의원은 '검찰개혁'을 위한 초선 모임, 처럼회 비판에 초점을 맞췄는데요. 이른바 '친명계'의원들이 포진한 모임이죠.

[강병원/더불어민주당 의원 (음성대역) : 처럼회가 주도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뚝 떨어졌다. 또 한동훈 법무장관 청문회 과정에서 처럼회 소속 의원의 발언 때문에 민주당 의원들이 한 번에 실력 없는 사람들이 돼 버렸다.]

'검수완박' 처리 과정에서 셀프 탈당한 민형배 의원의 복당 문제도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민 의원은 이재명 의원의 측근 그룹 '7인회'에 +1을 한 '8인회'중 한명으로 꼽히죠. 97그룹 의원들은 현재까진 민 의원의 복당에 부정적인 입장인데요. 기존에 민주당이 비판받았던 '온정주의' '내로남불' 프레임과 결별해야 한다는 겁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한판승부' / 어제) : 민형배 의원이 어떤 각오와 어떤 절차로 이렇게 해서 탈당을 하게 됐는지를 (국민들이) 아는데 온정주의 이런 거에 민주당이 얼마나 국민들에게 많이 질책을 받고 혼났습니까? 민형배 의원하고 친하기 때문에 온정주의로 비판받을 수 있는 입장 갖는 거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계파와 팬덤정치 문제도 민주당 내 이슈죠. 일부 강성, 팬덤에 휩싸여서 민심을 놓쳤기 때문에 대선과 지선같은 큰 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했다는 분석입니다. 자정노력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듯 한데요.

[강병원/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달 16일) : 언어폭력, 욕설, 좌표 찍기, 문자 폭탄, 색깔론 등을 배타적 팬덤으로 구별하고 이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을 공동으로 천명한다.]

다만 화살의 방향은 다릅니다. '친문'그룹은 '개딸' '양아들' 등 이재명 의원 강성 지지층을 문제 삼는 반면, '친명' 그룹은 "폭력적 팬덤의 원조는 '극렬문파'"라는 입장이죠. 이 의원은 앞서 "과격한 표현을 한다고 상대가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며 지지층에게 자제를 요구했지만요. 전당대회 국면이 시작되면 '개딸' 문제 여전히 논쟁적 이슈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친명계' 김남국 의원이 주도한 권리당원의 투표비중을 높여야 한단 기자회견도 열렸죠.

[이재명/당시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후보 (유튜브 '이재명' / 5월 14일) : 소위 '개딸' 현상, '양아들' 현상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견이 있긴 한데 저는 이게 세계사적인 의미가 있는 새로운 정치 행태라고 생각해요.]

스스로 '계파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는 박용진 의원은 좀 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당비 천원 내는 권리당원 중심 정당이 아니라 체계적인 당원 교육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한판승부' / 어제) : 당원의 교육 그다음에 지역 커뮤니티의 참여. 이런 것들을 활성화시키지 못한 채로 당비를 대납해 주고 권리당원을 관리하는 사람. 그런 브로커들이 등장하고 그 브로커들이 당원을 사고파는 이렇게 해서 공천을 사고파는 방식으로…]

아직까지는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요. 이재명 의원도 슬슬 몸을 풀고 있습니다. 온라인 상으로, 특히 여권을 비판하는 방식으로 정치적 메시지를 계속 내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을 향해 "정쟁이 아닌 민생에 집중해달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 음성대역) : 서해 피살 공무원 진상 규명이 중요하겠지만 민생위기 앞에서 이 일을 정쟁 대상으로 몰아가선 안 됩니다. 지지율이 떨어질 때마다 색깔론으로 반전을 꾀하려 했던 이전 보수정권을 답습해서야 되겠습니까.]

그런데 이 의원, '전대 출마'외에 검찰과 경찰의 수사도 고민스러운 상황이죠. 대장동 의혹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에 이어 이른바 '옆집 캠프' 의혹에 대해서도 강제수사가 이뤄졌습니다. 경찰이 어제 경기주택도시공사(GH)를 압수수색한 건데요. 대선 당시 이 의원의 바로 옆집에 GH 직원 합숙소가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선캠프' 논란이 불거졌었죠. 2020년 8월부터 2년 간 9억 5천만 원에 임차했다고 하는데, 당시 이헌욱 GH 사장은 이 의원의 대선 공약 '기본주택' 등을 설계한 측근이라고 합니다. 경찰 수사는 대선 당시 국민의힘의 고발에 따른 겁니다.

[이양수/당시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 (2월 17일) : 이재명 후보와 경기주택도시공사의 관계를 놓고 보면 이재명 후보의 대선 출마를 위해 불법적으로 운영된 '비선 캠프'가 아닌가 하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합니다.]

이 의원은 오늘 '팩트체크'라며 의혹을 반박했는데요. '비선캠프'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님이 이미 밝혀졌다, 해당 숙소는 100곳 넘는 GH 직원 합숙소 중 한 곳이라고 한 겁니다. '온갖 낭설로 얼룩진 마타도어'라면서 언론인들도 '비선캠프' 용어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했는데, 대선 당시에도 이렇게 말했었죠.

[우상호/당시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 (2월 17일) :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제 던질 게 없으니까 별걸 다 던진다. 세상에 앞집, 옆집에 누가 살고 누가 전세 사는지 그게 왜 대선 이슈인지 잘 모르겠어요. 직원 기숙사가 선거대책기구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민주당에선 오늘 '정치보복 대책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의원 관련 수사에 대응하고 상황에 따라 '고소 고발'도 할 거라고 했는데요. 이재명 의원 측에선 보복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전당대회 출마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출마를 하게 되면 유력하다는 '어대명' 분위기 속에서 97그룹 주자들이 앞으로 어떤 행보 보일지도, 다정회에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이재명 출마' 찬반 갈리는 '97그룹'…단일화로 '어대명' 깰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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