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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시달리다 극단 선택한 아들…4년 소송 끝에 33억 배상

입력 2021-06-07 17:32 수정 2021-06-0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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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여덟 살짜리 소년이 아이들에게 반복적으로 괴롭힘을 당하다 목숨을 끊은 지 4년 만에, 지역 교육위원회가 아이 부모에게 3백만 달러(약 33억3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잠정 결정했습니다. 아이 부모는 이 돈을 지역 내 학교 폭력을 막는 데 쓰겠다는 뜻을 변호사를 통해 밝혔습니다.

 
학폭에 시달리다 2017년 세상을 떠난 가브리엘 테이. [AP=연합뉴스] 학폭에 시달리다 2017년 세상을 떠난 가브리엘 테이. [AP=연합뉴스]

외신들에 따르면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시의 카슨 초등학교에 다니던 가브리엘 테이(Taye)는 2017년 세상을 떠나기 전 3년간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끊임없이 당했습니다. 자주 다쳤고, 이가 빠진 채 집에 돌아오는 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학교 관계자들은 가브리엘의 부모에게 "놀다가 생긴 사고"라고 했습니다. 학교 안을 찍은 영상을 보자는 부모의 요구도 거절했습니다.

가브리엘이 숨지기 며칠 전에는 한 학생이 가브리엘을 화장실에서 넘어뜨렸습니다. 가브리엘은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지만 지나가던 아이들은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발로 툭툭 차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가브리엘은 이틀 뒤 등교했지만 또 괴롭힘을 당했고, 그날 집에 돌아와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그의 부모는 아들이 목숨을 끊고 나서야 전모를 알게 돼 소송을 냈습니다. 소송 과정에선 학생들의 폭력적인 행동이 잦았다는 것과, 학교 측은 그걸 알면서도 쉬쉬하고 숨겼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결국 4년이 지나고 나서야 가브리엘의 부모는 지난 4일(현지시간) 지역 교육위원회와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지역 인사들은 "이번 합의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가브리엘의 부모가 4년간 싸워 온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지역 교육위원회는 앞으로 학내 폭력이 반복해서 발생할 경우 학교 측이 적극 관여하게 하고, 가해자와 피해자도 제대로 밝히기로 했습니다.

가브리엘 부모 측 변호사는 "가브리엘의 가족들은 (이 합의금을) 현 학생들과 미래의 학생들을 보호하는 데 쓸 것"이라며 "우리는 이러한 개혁이 뿌리를 내려서 괴롭힘이 끝나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이번 합의에는 가브리엘이 다니던 학교에 가브리엘을 기억하는 벤치를 설치하는 내용도 포함 돼 있습니다. 그 벤치에는 이렇게 쓰일 예정입니다.

"나는 항상 괴롭힘에 맞서겠습니다. 나는 항상 친절하고 (다른 이를) 존중할 것입니다. 나는 항상 다른 아이들에게 친구가 되겠습니다. 나는 항상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살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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