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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일본 불매운동 1년…대체재 없으면 '선택적 불매'

입력 2020-08-2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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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물건 안 쓰겠다는 불매 운동이 일었던 게 약 1년 전, 지난해 7월이었습니다. 격한 분위기는 사그라들었지만 아직 타격을 받고 있는 일본 기업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데도 있습니다. 밀착카메라가 돌아봤습니다.

정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유명 브랜드 회사들에겐 서울 강남역에 매장을 내는 것은 하나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꼭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이 많이 팔리지 않아도 매장 자체가 하나의 광고판이기 때문인데요.

일본의 한 유명 의류업체는 이달 말, 강남역 매장에서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일본 불매 운동 1년,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안내문을 읽어보는 행인들.

한창 반일 감정이 악화됐을 땐 매장에 들어가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종종 이용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매장은 한산한 편이고 구경만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강승희/서울 서초동 : 굳이 일본 브랜드를 쓰지 않아도 한국 브랜드들도 품질이 좋은 게 많으니까 분위기 탓도 있고 좋은 한국 브랜드들을 찾는 거 같아요.]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A씨 : 옷을 좋아해서 많이 사는데, 비슷한 가격대의 국내 브랜드들이 옷을 너무 형편없게 만들어서…국내 브랜드 쪽으로 눈을 돌렸다가도…]

4년 연속 우리나라에서 1조 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던 이 업체는 매출 부진에 이달 말에만 9개의 매장을 줄입니다.

지난 1년간 가장 큰 폭의 수입 감소세를 보인 품목은 일본산 담배와 맥주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줄었습니다.

재고가 일부 남아 있을 뿐, 편의점이나 마트 모두 자취를 감춘 지 오래입니다.

[편의점 : 여기서 행사에 묶어놓지도 않았고 그 후로 판매가 안 되니까. 저기 조금, 몇 개 있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이 안 사가.]

일본 자본과는 관련이 없는 일본식 주점이나 음식점도 타격을 받았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줄었지만,

[강봉수/경북 구미시 : 일본 선술집 좋아하는 친구들도 몇몇 있겠지만, 몇몇 싫어하는 친구도 있어서… 그래서 갈리는 게 있어요.]

지금은 불매 운동 때보다 더 비상 시국입니다.

[일본식 음식점 : 저희도 타격이 있었죠. 손님들도 점점 물어보시고 그래서 괜찮아졌는데, 싹 코로나. 지금 또 터져서…]

[일본식 요리주점 : 코로나 때문에 또 더 그런 게 있어서 다 예민할 거예요. (아 불매 운동 이후에 코로나까지…) 네.]

일본 개발사가 만든 게임이 올 상반기에 큰 인기를 끌면서 한때 게임 전문유통상가에서도 못 살 정도였습니다.

일본 불매 운동을 한다면서 또 대체재가 없는 경우엔 소비를 하니 불매 운동이 무색해지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선택적 불매라는 용어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게임유통업자 : 시기가 너무 맞물린 거예요. 코로나, 그리고 인스타그램 같은 데에서 커뮤니티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확산이 되면서…]

3개월 이상 지속됐던 품귀 현상은 안정세로 돌아섰지만, 당시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큰 논란거리였습니다.

[B씨 : 커뮤니티에서 자기는 일본 제품을 돈 주고 살 수 없다면서 당당하게 불법으로 내려받아서 컴퓨터에서 즐긴다, 불법 에뮬레이터를 설치해서 자기네들은 불매 운동을 하고 있다…그런데 그건 좀 너무 말이 안 맞는 것 같아요.]

대체재가 있더라도 품질이나 시장 지배력 등으로 브랜드 로열티가 높은 경우도 있습니다.

[김아랑/서울 도림동 : 대체할 수 없는 제품이라면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 지갑에서 돈이 나가는 거잖아요. 대체할 수 있는 게 있으면 안 가는 거고 안 한다고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난해부터 이어진 시민들의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일본 기업들에게 실질적으로 타격을 주고 있는데요.

다만 대체품이 없는 경우엔 소비가 되고 있어 논란과 대립도 계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VJ : 최진 / 영상디자인 : 김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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