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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촛불 집계' 경찰 vs 과학자…공식 따져보니

입력 2016-11-24 22:06 수정 2016-11-2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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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 추산 26만 명, 주최 측 추산 100만 명. 집회가 끝나면 황당하리만큼 동떨어진 숫자가 발표됩니다. 그동안 여러 시청자들이 이유를 물으셨습니다. 오늘(24일) 팩트체크가 답을 찾아봤습니다. 경찰이 밝힌 숫자가 타당한 것인지 좀 더 정확하게 집계할 수는 없는 것인지 지금부터 살펴보죠.

오대영 기자, 경찰은 어떤 식으로 계산을 하고 있나요?

[기자]

3.3㎡가 흔히 말하는 1평이잖아요. 거기 사람이 몇 명 들어가는지 아세요? (글쎄요.) 여기 나와 있습니다. 앉으면 6명, 서면 10명의 사람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평균 8명이죠.

경찰은 이 표본을 전체면적에 대입하는 방식으로 집회 인원을 계산한다고 합니다.

가장 많이 모였던 지난 12일, 이런 방식으로 26만 명정도 계산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죠.

[앵커]

워낙 대규모 집회이다 보니 한 명, 한 명 다 셀 순 없는 노릇이고 일단 들었을 때는 아예 논리가 없는 건 아니네요?

[기자]

논리는 있지만 정확성을 담보하기는 어려운 방식입니다. 예전에 해수욕장 몇 명 다녀갔냐, 이런 것 계산할 때 계산했던 아주 전통적인 방식이고 어림잡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무려 74만 명이나 차이가 났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광장에 나가서 평화롭게 의사를 전달했는데 그 노력이 숫자에 빠지지 않을까, 이렇게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논란 속에서 최근에 몇몇 학자들이 자신의 전공을 바탕으로 좀 더 정확하게 계산해보자고 나섰습니다.

[앵커]

지금부터가 오늘 준비한 핵심 내용인데, 과학자들이 나서서 직접 구체적인 계산법까지 만들었다고요?

[기자]

네, 2명의 과학자인데, 먼저 성균관대학교 원병묵 교수의 모델입니다. 설득력 있는지 한 번 보시죠.

우선 이 직사각형이 집회 장소라고 치면 됩니다. 주로 안쪽은 이동하지 않고요, 서서 집회 시위를 하는 고정 인원입니다. 그리고 바깥에 유동 인원이 있죠. 경찰은 이 고정 인원이 26만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원 교수는 이 결과에 왜곡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저렇게 바깥에서 나갔다가 들어왔다가 하는 유동인구가 빠졌기 때문이죠.

[앵커]

유동 인원이 누락됐다는 건데 현실적으로 드나드는 사람을 일일이 다 셀 수는 없지 않습니까?

[기자]

일일이 못 세는 건데요. 경찰은 아예 지금 배제하고 있잖아요. 원 교수 얘기는 최대한 한 번 세보자는 겁니다. 하루 종일 어떤 인원들이 왔다 갔는지. 그렇지 않으면 이런 식의 오류가 발생한다는 건데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그릇이 있습니다. 그릇에 물이 가득 담겨 있다고 치겠습니다. 그런데 물을 계속 붓습니다. 그리고 반대쪽으로는 물을 뺍니다. 저 수위는 유지되고요. 그러면 물의 총량이 얼마일까. 경찰은 저 A가 물의 총량이라고 지금 발표하는 거고요. 원 교수 얘기는 빠져나간 거 들어온 거 다 합쳐서 A 플러스 B다 이렇게 반박을 하고 있는 겁니다.

집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총참가자가 얼마냐, 원 교수 얘기가 타당하다는 것이죠. 이에 따라서 이런 공식을 원 교수가 만들었는데 핵심은 저 고정인원보다도 바깥쪽에서 끊임없이 드나드는 유동 인원이 훨씬 많다는 거였습니다. 그 결과가 72만 명. 그래서 더하면 98만 명이 되는 겁니다.

[앵커]

뒤집어서 얘기하면, 원 교수 분석이 맞는다는 가정 하에 경찰이 무려 72만 명을 빠뜨리고 발표를 했다는 얘기도 되는 거죠.

[기자]

결과적으로 극단적으로 말씀드리면 그렇습니다. 원 교수 얘기가 맞다 면요.

이번에는 다른 분석도 있습니다. 바로 서울시립대 박인규 교수의 모델인데요. 이번에는 사진을 활용했습니다. 사진을 통해서 촛불의 개수 하나하나를 파악했는데 1만㎡를 표본으로 해서 그 안에 몇 개의 불빛이 있느냐 이거 일일이 센 겁니다.

이게 계산 프로그램의 화면이거든요. 촛불의 수는 곧 촛불을 든 사람의 숫자입니다. 경찰처럼 어림짐작하지 않아도 컴퓨터로 이 수만명 단위의 사람을 다 셀 수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주목할 부분은 촛불을 든 사람의 인원수를 활용하면 들지 않은 사람도 파악할 수 있다는 건데 피켓 든 사람 있죠, 깃발 든 사람도 있습니다. 혹은 아무것도 들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이거 실제로 현장에서 이런 분들 더 많았습니다.

박 교수가 세 차례 현장에 나가서 촛불을 든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비율을 따져보니까 한 4:6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 비율에 대입을 해 보면 좀 복잡하기는 한데요.

이렇게 먼거리에서 찍은 사진에 보이지 않는 총 참가자 수를 파악할 수가 있다는 얘기를 지금 박 교수가 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래서 경찰 조사 결과보다 훨씬 더 정확하다는 뜻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은 지금 수치를 잠깐만 말씀드리면 인원이 50만 명인데 저 50만 명이 어떻게 되느냐 하면 당일 저녁 광화문 인근에서 나온 사람들의 사진을 찍어서 저렇게 촛불 숫자와 함께 찍히지 않은 사람들을 같이 대입해서 그 비율에 따라서 총 인구를 구한 건데 저것도 마찬가지로 유동인구가 빠진 숫자입니다.

앞서 원 교수의 주장까지 참고를 해 보면 이날 100만 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했을 가능성을 이걸 통해서 가능성을 엿볼 수도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결국 경찰의 단순한 셈법과 달리 학자들은 보이지 않는 숫자, 흘러지나 간 숫자까지 빠짐없이 파악해야 한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물론 이들이 내놓는 수치가 정확하다, 이렇게 제가 단정 드려서 말씀드린 건 아닙니다.

다만 이 원리를 한번 쭉 보자는 겁니다. 경찰은 유동인구를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 가장 인원이 많은 그 순간만을 기준으로 파악을 합니다.

오히려 지금 학계에서 더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경찰의 방식으로는 민심의 크기, 민의의 크기를 정확하게 보여주지 못하다는 비판이 공론화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금 이 순간 집회 숫자가 중요한 이유는 숫자 그 단순한 숫자가 아니기 때문이죠.

[앵커]

모레 26일 또다시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는데 그때 또 얼마나 차이가 나는 수치들이 발표가 될지 한번 지켜보죠.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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