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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MB 국정원의 민낯…여론 조작의 끝은 어디?

입력 2017-09-15 18:52 수정 2017-09-15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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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에 국정원의 일탈 행위가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오늘(15일) 이 반장 발제에서는 검찰 수사로 드러나고 있는 국정원의 여론조작 행태와 적폐 청산을 위한 군 기무사령부 조사 계획 등을 중점적으로 짚어 보겠습니다.

[기자]

검찰이 어제 선거개입 댓글 사건과 관련해서 국정원 전 직원 세 명에 대해서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팀원이 수백명에 이르는 초대형 '댓글부대'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국정원 댓글 부대는 일종의 '다단계 피라미드'식으로 운영됐습니다. 철저하게 점조직 형태로 조직 관리를 해온 겁니다.

원세훈 전 원장을 필두로 총 책임자인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이 있습니다. 중간에는 모집책이 있고, 그 밑으로 외곽팀장들과 팀원들이 있는 겁니다. 외곽팀은 팀원만 2-300명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컸습니다.

국정원이 댓글부대 운영비로 쓴 국가 예산, 약 48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검찰은 "부당한 예산 지원은 원세훈 원장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외곽팀장들은 대포폰을 사용해 팀을 운영하는 등 치밀하게 노출을 꺼렸던 정황도 나왔습니다.

어제 굉장히 충격적인 국정원의 행태가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블랙리스트 방송인을 깎아내리기 위해 알몸 합성 사진까지 만들어 인터넷에 유포한 사실이 밝혀진 겁니다.

국정원이 사건 공작 계획에 따라 지난 2011년 한 보수성향 게시판에 배우 문성근씨와 김여진씨가 함께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을 합성해 올린 겁니다. 당사자들, 불쾌함을 넘어 굉장히 분노하고 있습니다.

[문성근/배우 (JTBC '뉴스룸' / 어제) : 그냥 그 일베 안에서 그야말로 쓰레기들이 만들어낸 거라고 생각을 했지, 이걸 국정원에서 했을 거라곤 정말 상상을 못했죠. 일베 수준의 정권이 이런 난잡한 공작을 거쳐서 일베2를 만들어낸 거겠죠.]

김여진 씨도 "저는 괜찮지않다"며 자신의 SNS에 참담한 심정을 드러냈습니다. 사진을 유포하기 전 생산된 국정원 보고서 내용도 상당히 황당한데요. 보고서에는 '사이버전 수행 역량을 활용해 특수 공작에 나서겠다'고 적혀있었습니다. 나체사진 합성해서 인터넷에 뿌리는 게 국정원의 특수 공작이란 말인가요?

뿐만 아닙니다. 국정원은 청와대와 함께 '방송 장악'도 시도했죠. MB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퇴출 작업을 벌이고 방송사 인사에도 원 전 원장이 직접 개입해 불법적으로 움직였습니다. 전국 언론노조와 시민단체들은 오늘 국정원 앞에서 원본문건을 공개할 것과 국정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KBS·MBC 정상화시민행동 : 언론장악 시나리오는 원본 문건 공개를 통해 국민들에게 실체적 진실을 알려야 한다. 문건 공개 없이 국정원 내부와 검찰의 수사만으로 모든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

이명박 정부 국정원이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비하하며 온라인 여론조작을 시도했던 또 다른 정황도 나왔습니다. 2011년 9월 한 보수성향 인터넷카페 게시판에 '그들만의 민주화 운동'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민주화 운동을 '망할 민(泯), 빌 주(呪), 재앙 화(禍), 죽을 운(殞), 얼 동(凍)'이라고 써놨네요. 국정원이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무장 폭동'이라고 비방하는 게시물을 만들어 올리는 등 사실상 지역 감정을 조장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 호남지역 사람을 깎아내리는 단어를 쓰거나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그림을 올리고,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비하하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심리전단이 이런식으로 부정적 여론을 만들어서 정치에 개입한 것은 아닌지 자세히 들여다볼 방침입니다.

국군 기무사령부의 민간인 사찰 문제를 둘러싼 적폐청산 작업도 점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국방부 적폐청산위원회가 올해 12월까지 '민간인 사찰' 문제를 집중 조사하기로 했는데요. 이명박 정부 시절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을 포함해 우병우 배후설이 제기됐던 알자회, 군 의문사, 사이버사 댓글 등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전직 기무사 대원의 폭로도 이어졌습니다. 자신이 현역 군인은 물론 20대 군 미필자들을 전방위로 사찰해왔다고 털어놨습니다. 정부 비판글을 정리해 보고하고, 학생들을 반정부 성향에 따라 A부터 D까지 등급을 나눠 관리했다는데요. 박 대통령의 비방 댓글은 무조건 수집했다고 합니다.

[A씨/전 국군기무사령부 부대원 (음성대역)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시위 등과 관련한 게시 글은 눈에 띄는 대로 캡쳐해서 올렸습니다. 그리고 언론 보도 댓글을 분석해서 'VIP 비난'이나 'VIP 옹호' 등으로 분류했습니다. 그럼 간부들이 '몇 %가 대통령을 비난했다'는 식으로 보고서를 써서 국방부 등 상부에 보고합니다. 종종 BH로 보고가 올라갔다면서 칭찬해주곤 했습니다.]

이에 대해 기무사 관계자는 "군 기강이나 보안, 테러 등 군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공개 첩보를 수집한 바는 있지만 미필 남성 정보까지 수집한 적은 현재 확인한 바로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여당 발제는 < 국정원 민낯… 여론 조작의 끝은 어디? >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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