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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도 이웃도 모르게"…이주여성 42% '가정폭력' 피해

입력 2019-07-07 20:24

이주여성 가족 100명 항의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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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 가족 100명 항의집회

[앵커]

결혼하러 한국에 왔다가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여성들 이야기,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 지난해 말에도, 경남 양산에서 필리핀 출신 이주 여성이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습니다.

오늘(7일) 그 곳에 이주 여성 가족들 100명 정도가 모였는데, 배승주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기자]

한국에서 결혼 생활을 하는 이주 여성과 가족이 울분을 토합니다.

"가정폭력 NO! NO! NO! NO!"

베트남어와 중국어 등 여러 나라 말로 팻말은 모두 같은 뜻입니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

오늘 이들이 모인 곳은 경남 양산, 지난해 12월 이 곳에서 필리핀 출신 이주 여성이 살해됐습니다.

집에서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수 차례 찔린 것입니다.

여성은 한국에서 7년 동안 살았지만 철저히 고립됐다고 합니다.

[마을 주민 : (사건 직후에) 직장 동료들 말로는 다툼이 있고 최근 사이가 안 좋았다 이정도 우리야 모르죠. 아예.]

시신을 고향 필리핀으로 운구할 돈도 모자라 지자체가 성금에 나섰고 가까스로 고향에서 장례를 치렀습니다.

[이쟈클린/이주여성 : (친정에서는) 건강한 여성을 시집보냈는데 7년 동안 못 봤고 시신으로 집으로 보내니까 (가족들이 분노했죠).]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이주 여성 42%가 가정 폭력을 경험했습니다.

한국의 일반 기혼 여성보다 3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그러나 폭력은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습니다.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채금양/이주여성 : 시댁이랑 남편이 집 밖으로 못 나가게 해요. 여권 신분증 압수하고 (왜 그래요?) 도망갈까 봐요.]

정부가 만든 '폭력 피해 상담소'는 전국 4곳에 불과합니다.

이주 여성들이 언제든 기대고 찾아갈 수 있는 보호망 구축이 절실해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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