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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혈맹·남녘의 혁명'…녹취록 표현, 북한서 자주 사용?

입력 2013-09-0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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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국을 휩쓴 이석기 사태. 내란음모 입증의 핵심은 RO 비밀회동 녹취록. '조중혈맹', '남녘의 혁명', '북남외교' 등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북한 일상용어들. 암호같은 녹취속 담겨진 속뜻은 무엇일까?

당에 주축세력으로 주목 돼 온 경기동부연합. 그동안 실체없는 그림자 조직으로 불려왔는데, 드디어 수면 위로 떠 오른 통진당 내 종북노선 논란. 벼랑 끝에 내몰린 통진당의 선택은?

미국 킹 특사의 방북을 철회한 북한. 훈풍부는 남북관계와는 달리, 해빙기미 보이지 않는 북미 관계. 해결책은 없는지…북한 전문가 송영선 의원, 김근식 교수 모시고 자세한 소식 들어봅니다.

내란음모혐의로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을 둘러싼 실체 분석! 두 분 전문가 모시고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송영선 의원, 김근식 교수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Q. 현직 의원 '내란음모 혐의' 사건 어떻게 보나?

[송영선/전 국회의원 : 64년부터 현재까지 크게 10개의 간첩사건이 있었다. 한국이 북한보다 압도적으로 잘사는 시대에 무조건 김정일, 김정은을 절대적 지도자로 인정하고, 반미를 주장하면 자신의 정체성을 존중 받는다는 착각을 하는, 약간은 사이코 같은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조직화해서 입법기관에까지 들어갔다는 게 개탄스럽다.]

[김근식/경남대 교수 : 나도 대학생 때 운동권이라서 이분들에 대한 느낌을 안다.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북의 지령을 받으려 하고 북이 남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게 놀랍다. 우리 정치 제도에 취약성이 있다고 본다. 정상적인 사고를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조직해서 정치조직을 만드는 게 문제다. 대의민주주의의 맹점이다. 정치적인 자유민주주의에서는 일정한 결사가 가능하고 이를 조직화해서 국회의원 뱃지를 달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

[송영선/전 국회의원 : 국가보안법에도 취약점이 있다. 포커스를 북한에 자꾸 맞추고 있다. 내부도 돌아봐야 한다. 또한 사회 기조가 지금 누가 이런 생각 가진 사람이 있다고 생각이나 했겠는가. 대다수의 국민들이 간첩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지 않나?]

Q. 이석기 녹취록, 일부 북한관련 단어들 어떻게 보나?

[송영선/전 국회의원 : 5월 12일 모임에 나온 용어만 가지고 이들이 종북이다, 북한에 관계 되어 있다고 결론 내리기는 성급하다. 다만 그러나 이 내용과 북한 선군절 축사와 비교해보면 공통된 내용이 대단히 많다. 선군혁명위업개선 새출발 선언, 혁명의 남녘 책임자, 자주통일혁명 등이 있다. 권역별 토론에서는 100일 전투를 해야 한다고 한다. 그것이 8월 25일이다. 선군절 발표하는 날짜다. 전시사업세칙을 개정한 목적은 금수산태양궁보위다. 이곳은 김일성, 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곳이다. 이 곳을 절대성지라고 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을 살펴보면 북한과 연결되는 구체적인 무엇인가가 있으리라고 본다.]

Q. 녹취록의 북한식 표현, 북한에서 자주 사용하나?

[김근식/경남대 교수 : 북한에서 쓰는 용어는 같은 단어지만 전혀 다른 뜻으로 쓰이는 말이 많다. 우리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많이 쓰는 단어 중 '후과'가 있다. 부작용이라는 뜻인데 북한 용어다. '종국적으로'(결과적으로) 이 말도 북한에서 쓰는 용어다. 이런 면에서 모르고 쓰는 용어가 있지만 저 분들은 북한 책자들을 접하며 학습한 것이기 때문에 익숙해진 것이다. 위험하고 용납되지 않는 생각인데 북한과 직접적으로 지령을 받았을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자생적 친북이라고 본다. 그 사회에 적응 못하고 정상적인 사고 방식에 동의 못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자기들끼리 모여서 생각을 강화하고 정당화 하면서 20~30년을 살아 온 것이다. 북한의 문건이나 방송을 보면서 '북한이 전쟁을 결심했구나'라고 판단한 것 같다. 3~4월에 북한이 전쟁 위협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믿었을 것이다. 때문에 도와야 한다고 판단한 것 같다.]

Q. 북한 용어 사용 종북성향이라고 볼 수 있나

[송영선/전 국회의원 : 이번 내란음모 사건을 자생적 친북, 자폐적 영웅주의로 분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 결정적인 증거는 5월 15일 강연에서 "물질적 기술적 토대를 굳건히 해야 한다"고 했다. 이게 8월 25일 선군절에서 김정은도 똑같은 용어를 썼다. 북한과 교감이 있다고 봐야 한다. 김정은의 선군절 축사에서 "CNC 수준을 높이고~" 라는 말이 나온다. 이석기 의원이 운영한 그룹명이 CNC인 것도 예사롭지 않다.]

Q. 북한 지시 받고 모의했을 가능성은

[김근식/경남대 교수 : 북한이 먼저 주도자가 되서 지령을 내렸다고 볼 순 없다. 한국에서도 북한의 공식적인 문건과 성명서를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생적으로 따라 한다는 것으로 본다. 북한의 구체적인 지령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북한의 지령을 확인하려고 남측에서 먼저 연계를 시도 할 수는 있다. 왕재산 사례가 그런 경우였다. 북에서는 찾아오는 손님을 내치진 않을 것이다. 북한에서도 답답할 것이다. 때문에 이석기 사건도 큰 파장을 낳고 있지만 표정 관리 하느라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북한이 연결되어 있다면 저렇게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송영선/전 국회의원 : 북한의 지금 반응도 표정 관리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아직 남측에 얻을 게 더 많다.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이 아직 협상 중이다.]

Q. 북한 전시교전세칙, 녹취록 내용과의 연관성은?

[김근식/경남대 교수 : 전시교전세칙은 북한의 모든 주민들에게 외우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남측 애국세력의 지원이 있을 경우~"라는 말을 쓰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다. 김정일 이후 김정은 체제에 와서도 자기들이 아직 남쪽에 비해 우월하고, 남쪽에 자신들을 추종하는 세력이 있음을 과시하기 위해 문구를 넣은 것 같다. 이것이 북측과 연계된 조직을 염두에 두고 썼다기 보다 인민들에 대한 정치적 선전 효과가 있는 것이다.]

[송영선/전 국회의원 : 전시교전세칙은 2003년 이라크전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이것으로 북한은 전쟁 스타일을 바꿨다. 핵심은 주 전장을 북쪽으로 잡고, 남쪽에는 직접 내려가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다. 남쪽에서 병력을 구하는 것은 자체적으로 하는 것으로 하겠다고 한다. 2012년에 개정된 골자는 전시의 목적이 '금수산태양궁 보위'하라는 것이다. 희한한 목표다. 김일성, 김정일 적화통일을 끌고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2004년 시나리 때는 없었던 부분이 추가된 것이다. 남조선 애국역량이 도움을 청했을 때 전쟁을 하겠다는 것이지, 북한이 직접 내려오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공교롭게도 경기동부연합 내 RO가 만들어진 것도 2004년이다. 전시교전세칙이 만들어졌을 시기와 똑같다. 시점이 맞물린다. 자생적 친북이라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민혁당 당시 김영환은 북한의 지령을 이행하지 못했다. 이름도 없던 이석기 의원이 국회에 들어가니 북측에서 보는 눈이 달라졌다.]

Q. 경기동부연합 핵심 인사들, 조직 자체 부정 이유는?

[송영선/전 국회의원 : 경기동부연합은 일심회 사건에서도 수차례 언급된다. 통합진보당 홈페이지에서도 설명이 나와 있다. 통합진보당에서 증거가 있는데도 딱 잡아떼고 있다.]

[김근식/경남대 교수 : 경기동부연합은 공공연하게 있는 조직이다. NL계열 내의 조직인데 지역별 조직이 다 있는 것이다. 경기동부연합은 느슨한 형태의 한 분파 조직으로 민노당 세력이 있었던 것이다. 이 세력의 핵심인사들이 통합진보당에 있는 것이다.]

Q. 이석기 사태, 향후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은?

[송영선/전 국회의원 : 북한은 미국의 특사 로버트 킹을 직접 초청해놓고 돌연 취소했다. 중국에서는 4자회담을 제안했다고 본다. 미국에서도 준비 단계였는데 시리아 사태가 발발했다. 방독면이 3만 개가 발견됐는데 이게 모두 북한산이었다. 케네스배를 빼는 게 목적이 아니라 이를 계기로 대화 테이블을 마련하려고 했지만 그게 무산된 것이다.]

[김근식/경남대 교수 : 로버트 킹 방북 취소는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의 의사결정이 불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밑에서 모두 조율이 됐는데 하루만에 취소가 됐다는 것은 여러 가지 정책 결정이 어긋난 게 아닌가 싶다.]

[송영선/전 국회의원 : 이와 관련 된 것이 김격식이다. 그 사람이 쿠바에 갔을 때 시리아로 가는 배 문제를 해결하라고 보냈지만 이게 여의치 않아 경질된 것으로 본다.]

Q. 남북공동위원회 회의, 개성공단 정상화 가능할까?

[김근식/경남대 교수 : 남북관계는 별 문제 없을 것이다. 협상 이후에 교류 협력을 유연하게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했다. 지금 상황으로는 속도가 더딜 수는 있지만 큰 틀에서 판이 깨질 것 같진 않다. 금강산 관광이 남아 있는데 그 정도의 의견 조율만 있으면 북한으로서는 미국, 중국과의 관계를 생각했을 때 서울로 가는 유화적인 관계를 마다 할 이유가 없다. ]

[송영선/전 국회의원 : 금강산 관광은 우리나라가 시간을 끌 것이다. 여러 문제가 걸려 있어 우리 정부가 신중을 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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