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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발효 자동차·섬유업계 반색

입력 2012-03-13 06:25

섬유·항공·해운도 기대…전자·정유·금융은 '무덤덤'
中企 기대ㆍ우려 교차 속 소상공인은 생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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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항공·해운도 기대…전자·정유·금융은 '무덤덤'
中企 기대ㆍ우려 교차 속 소상공인은 생존위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이틀 앞두고 업종별 반응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ㆍ섬유업계는 수출을 늘릴 기회라며 분주한데 비해 전자, 정유 등은 이미 무관세가 시행 중이거나 미국과 교역량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무덤덤한 분위기가 뚜렷하다.

중소기업들은 새로운 판로가 열린다는 기대와 생존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최대 수혜 기대 = 자동차는 한ㆍ미 FTA 발효로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업종으로 꼽힌다.

승용차 관세는 두 단계를 거쳐 철폐된다. 2015년까지는 2.5%의 미국측 수입관세는 유지되고 8%의 한국측 수입관세는 4%로 줄어든다. 이어 2016년부터는 양측 전 차종에 대한 수입 관세가 없어진다.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업계는 협정이 발효되면 통상 마찰이 줄고 한국차에 대한 미국에서의 인지도가 높아져 판매에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특히 2016년에 미국 수입 관세가 없어지면 판매가를 낮출 수 있어 미국으로의 수출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는 발효와 함께 없어진다. 현재 2.5-4%의 미국측 관세와 최대 8%인 한국측 관세가 바로 없어지면 국내 부품업체들의 대미 수출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완성차업체들도 한국에서의 판매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0-70년대 우리나라의 수출을 주도했던 섬유업계도 기대가 크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섬유분야에서 평균 13.1%(최대 32%)의 관세가 폐지돼 국내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합회는 15년간 연평균 4천800억원의 생산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신규 투자와 고부가가치 섬유 개발 등이 이어져 새로운 일자리도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항공업계와 해운업계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고 준비에 박차를 가해 왔다. 미국과의 인적, 물적 교류가 활발해지면 물동량이 늘어 영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것이다.

대한항공[003490]이 최근 B747-8F 등 적재량이 큰 최신형 화물기를 사들이고 이에 앞서 아시아나항공[020560]이 2010년 애틀랜타, 2011년 마이애미와 포틀랜드에 화물기를 신규 취항한 것도 FTA 발효를 대비한 포석이었다.

◇전자ㆍ정유 등은 "별 영향 없다" = 미국과의 교역량이 많지 않거나 이미 관세가 사라진 업종에서는 FTA 발효와 관련해 큰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다.

정유업계는 미국과의 교역량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철강업계는 이미 무관세가 시행 중이라는 이유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자업계도 FTA에 따른 혜택은 별로 없다는 분석이다.

휴대전화는 이미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고 TV는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에서 생산된 제품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따라 관세를 내지 않고 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13일 "미국은 세계 최대 가전제품 시장이지만 FTA로 인해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효과는 없다"고 말했다.

금융시장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과 외환위기 등으로 이미 빗장이 풀린 상태이기 때문에 금융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거의 없다.

건설업계는 공공 조달시장이 1997년 발효된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GPA)으로 이미 개방됐고 민간투자 시장도 '사회기반시설에대한민간투자법'에 근거해 문을 열었다는 이유로 무덤덤하다.

◇중소기업들, 기대·우려 교차 = 중소기업계는 판로 개척에 대한 기대와 경영 사정 악화에 대한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자동차 부품·중공업 분야 등 수출 중소기업들은 판로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중소기업계의 한 관계자는 "FTA는 미국시장에서 판로를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국외수출 상위 5개 품목은 집적회로반도체, 합성수지, 자동차부품, 선박, 플라스틱제품 등으로 이들 제품의 판매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경영이 더 악화할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FTA는 수출 비중이 큰 대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자영업자들은 미국 대형 업체들의 침투 탓에 생존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게 소상공인들의 주장이다.

중소기업계를 대변하는 중소기업중앙회는 "자동차 부품, 섬유, 전기·전자 등의 중소기업들은 FTA의 혜택을 보겠지만 의료기계, 화장품, 제약, 서비스 산업 등에서는 피해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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