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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주택가까지 파고든 '매미나방 애벌레'

입력 2020-06-0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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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작년 여름에 전국을 덮쳤던 매미나방떼, 기억하는 분들 계실 겁니다. 올해는 애벌레 얘기입니다. 작년보다 더 많이, 더 빨리 찾아왔습니다. 지난 겨울이 유난히 따뜻해서 알이 모두 살아남아서 부화를 한 게 원인으로 꼽힙니다.

밀착카메라 이선화 기자입니다.

[기자]

[2019년 7월 9일 JTBC '뉴스룸' : 전국 곳곳에서 '우리 지역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제보자는 "나방 떼가 재난 영화급이다"라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지난해 여름 기승을 부렸던 매미나방떼입니다.

언뜻 보면 나비처럼 생겼지만 사실은 외래해충인데요.

지금은 번데기가 되기 전 애벌레의 형태라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인근 주택가랑 그리고 산을 뒤덮었다고 하는데요.

오늘 이 일대를 돌면서 방제 작업을 할 예정인데, 저희도 함께 동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바닥 곳곳에 애벌레가 기어 다닙니다.

[전태영/진천군 산불진화대장 : 벌레 한두 마리가 아니라 몇백 마리, 수십만 마리가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에 방제 작업을. 친환경 농가가 있기 때문에 드론이나 헬기를 띄울 수 없는 상황이고요.]

일일이 약품을 뿌리러 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개체 수가 많다 보니 역부족입니다.

지금 이 감나무를 보시면 나뭇잎이 하나도 없습니다.

원래는 무성하게 나 있어야 하는데, 지금 나무 기둥에 있는 매미나방 애벌레들이 다 먹어치웠기 때문입니다.

지금 얘네를 자세히 보시면 아래쪽 방향으로 내려가고 있는데요, 새로운 먹잇감을 찾아서 다른 나무로 이동하고 있는 겁니다.

먹성이 좋아 나무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잎을 갉아먹습니다.

6월이라 녹음이 우거져 푸르러야 할 산이 군데군데가 검붉게 변해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보면, 겨울나무처럼 나뭇잎은 없고 가지만 앙상하게 남아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마치 민둥산 같습니다.

해충을 잡는 데 산불진화대까지 동원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태영/진천군 산불진화대장 : 올해 처음입니다. (작업하시는 게요?) 네. 작년엔 민원 저희가 한 건도 없었습니다.]

올해 유독 매미나방 애벌레가 많은 건 기후 변화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기상관측 이래 가장 따뜻했던 지난 겨울 탓에 매미나방 알이 죽지 않고 살아남은 겁니다.

애벌레는 인근 주택가도 습격했습니다.

[양종화/주민 : 저녁에 밤에 자고 있는데 올라와가지고, 이불 속으로 올라와가지고. 틈만 나면 잡아서 이거 봐봐요. (모아놓은?) 모아놓은 게 아니야. 지겨워 진짜 세상에 이렇게 잡아도.]

강원도 원주시도 지난해보다 방제 인력을 두 배로 늘렸습니다.

[이태욱/원주시청 산림과 : 작년에 이맘때쯤 됐을 때 60건 정도 됐는데, 올해 한 600건 정도 이상 들어오면서. 미처 민원에 대해서 따라를 못 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미 농작물도 먹어치웠습니다.

[김두남/주민 : 송충이 먹는 거 생전 처음이야. 이파리를 저저 사과나무 이파리 다 죽었어. 다 긁어 먹잖아요? 복숭아 자꾸 따내잖아요 긁어먹어가지고. 벌레가 먹은 건 따내 버려, 싸면서.]

[김미현/주민 : 장독대 이런 데는 한 스무 마리가 오후에는 버글버글 뛰어나오거든? 어떻게 해볼 수가 없어요. 빗자루로 때려도 안 죽어요.]

국립공원에서도 불청객입니다.

[송양자/등산객 : 요즘 문화센터가 다 쉬잖아요. 할일 없어서 산에 매일 왔는데 징그러워서 어제도 안 오고 내일도 쉬려고요. 거미줄같이 주렁주렁 달렸어 그래서 내가 이걸 들고 오는 거야.]

매미나방은 독나방과에 속합니다.

치명적이진 않지만 피부에 닿으면 발진이나 피부염을 유발합니다.

[한정길/등산객 : 몸속으로 들어가서 말도 못 해요. 막 가려워 이렇게 이런데 상처나고. 병원에 가서 내가 진짜 지난달에 5월달에 그랬어요.]

북한산 국립공원은 한 달째 방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등산객 : 천장을 쳐다보니까 큰 송충이가 천장을 기어 다니는 거야 한 마리가. 그 배낭에 어디에 찔러 있다 나와서 걸어 다닌 거예요. (지금은) 많이 사라졌는데.]

화학 방충제를 뿌리면 생태계를 파괴할 우려가 있어, 직원들이 일일이 손으로 잡을 수밖에 없습니다.

[민웅기/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장 : 매미나방이 부화를 해가지고 날아다니는 시기가 7월 정도에 도래합니다. 거기에 맞춰서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거기에 맞는 친환경적인 방제 방법을 검토해서 시행하려고.]

이렇게 나무 틈새에 자리를 잡은 애벌레들은 곧 있으면 번데기를 거쳐서 나방이 됩니다.

기온이 올라갈수록 더욱 왕성하게 활동한다고 하는데요.

산림당국은 본격적인 무더위가 오기 전에 대책반을 구성해서 대대적인 방제작업에 나설 예정입니다.

(VJ : 서진형 / 인턴기자 : 정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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