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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 "난 유해하다..재미 추구할 뿐"

입력 2012-09-20 07:11





미니음반 '원 오브 어 카인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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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음반 '원 오브 어 카인드' 발표






빅뱅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24)은 캐릭터가 강한 가수다.

진지한 아티스트 성향과 반항적인 불량기를 동시에 갖고 있고 힙합을 하는 래퍼이면서도 평소 하이 패션 여성복을 세련되게 소화한다.

흔히들 '언밸런스(unbalance)하다'고 느끼는 것들이 지드래곤과 만나면 '그만의 멋'으로 융화되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최근 지드래곤이 발표한 미니음반 '원 오브 어 카인드(ONE OF A KIND)'는 제목부터 그의 유일함, 특별함에 초점을 맞췄다.

'난 재주 많은 곰, 곰보단 여우..난 재수 없는 놈, 좀 비싼 몸'('원 오브 어 카인드' 중)이란 노랫말에서는 귀여운 허세가 느껴진다.

19일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인터뷰한 지드래곤은 "앨범 제목이 다수 안에 유일하다는 의미"라며 "나만의 유일한 점을 꼽으라면 만화 같은 캐릭터다. 만화처럼 사는 사람이란 느낌을 줘서인지 사람들이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재미있게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예측 어려운 재미 추구..세대 아우른 음악" = 종잡을 수 없기에 그의 앨범은 뚜껑을 열어보고 싶은 대중의 기대 심리를 높인다.

3년 전 솔로 1집이 강한 힙합이었다면 이번에는 예상과 달리 힙합부터 올드 팝 풍의 곡까지 다양한 시도를 했다.

"전 방향성이 없어요. 갑자기 좌회전, 우회전을 하죠. 예측하기 어려우니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아요. '재미'는 제가 가장 추구하는 방향이죠. 제가 재미있는 볼거리, 들을 거리를 제시하면 사람들이 자유롭게 해석하는 과정이 즐거워요."

앨범 전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한 그는 '더 이상 아마추어 느낌을 주면 안된다'는 점이 개인적인 욕심이었다고 한다. 아이돌 가수지만 윗세대가 공감할 음악, 동료 가수들에게는 '이 친구 말고 하기 힘든 음악'을 선보이고 싶었다는 것.

또 세계적으로 한국 음악에 관심이 높은 시점인 만큼 하나의 콘셉트를 정하지 않고 사람들이 듣기에 한곡 한곡 좋은 곡을 담으려고 노력했다고도 했다.

그로인해 힙합과 일렉트로닉 파트를 구분해 드라마틱한 구성을 한 타이틀곡 '크레용(CRAYON)'과 자우림의 김윤아가 피처링한 올드 팝 분위기의 '미싱 유(Missing You)', 타블로와 도끼가 랩에 참여한 힙합곡 '불 붙여봐라' 등 스펙트럼이 넓다.

일부에서는 '서태지 이후 솔로로 존재감을 보여주는 건 지드래곤 뿐이다' '서태지를 추종하는 것 아니냐'는 엇갈린 반응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영광이지만 듣는 사람의 판단 차이이지 의도한 적은 없어요. 물론 당시의 정서를 아니까 음악 하는데 힘은 돼죠. 하지만 따라간다기보다 제 할 일을 열심히 하면 사람들이 그 답을 찾지 않을까요."

그는 이어 "서태지와아이들, 듀스, 공일오비 등 1990년대 음악을 사랑한다"며 "궁극적으로는 선배들처럼 10-20년이 지나 들어도 좋은 음악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19금=악영향'은 선입견..뮤비 심의 창작 제한" = 지드래곤의 앨범은 매번 '의외의' 화제를 불러일으킨다. 이번엔 앨범과 수록곡 '그XX'의 뮤직비디오에 자발적으로 '19세 미만 청취 불가' 표기를 붙여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19금'을 붙인 음반치고 얌전하다는 평이다.

그는 "앨범 마지막 모니터링 과정에서 자기 검열을 한다"며 "'그XX'의 경우 '그자식' 그녀석'으로 가사를 바꾸면 사람들의 공감대가 떨어질 것 같아 고집부렸다. 심한 욕은 아니지만 공인이고 부모님 세대가 듣기 좋은 단어가 아니기에 '19금' 표기를 붙인 것이다. 기왕에 더 센 시도를 하려다가 아직은 아이돌이어서 한두살 더 먹으면 할 것이다"고 웃었다.

그는 자신이 유해한 것 같냐는 물음에 "유해한 것 같다"고 '쿨'하게 답했다.

"유해한 것 같아요. 하하. 하지만 제 음악이 (청소년들에게) 결코 나쁜 방향으로 작용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도 어린 시절 야한 가사의 팝, 엄마를 졸라 샀던 욕설 가득한 DJ.DOC의 앨범을 듣고 자랐지만 '이 형들은 자기 할 말 하는구나'라고 느꼈을 뿐이죠. '19금=악영향'이라는 선입견보다 음악은 음악으로 인정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는 이어 "내가 '또라이'는 아니지만 앞으로 연기, 음악, 뮤지컬 등 예술적인 분야에서 한우물을 파며 제대로 미쳐있는 '또라이'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그래야 다양한 문화가 형성되고 문화 산업 자체가 재미있어진다"고 덧붙였다.

또 뮤직비디오 아이디어를 직접 낸다는 그는 지난달 시행된 뮤직비디오 사전 심의 제도로 인해 일부분 창작의 제한을 받는다고 토로했다.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어요. 제도가 생겼으니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 최고의 퀄리티를 뽑아내야 하는 입장이죠. 국내에는 인디밴드까지 아울러 재미있는 뮤직비디오가 많은데 심의로 제한이 되면 아이디어를 시도하지 못하니 밋밋해지는 측면이 있죠."




◇"싸이 형, 샘나지만 자랑스러워" = 재미를 첫손에 꼽은 지드래곤은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정말 재미있고 유쾌하다. 웃긴 건 못이긴다"며 웃었다.

"형이 작업을 마친 후 이 곡을 들려줄 때 이렇게 잘 될지 몰랐어요. 음악과 영상이 잘 맞아떨어지니 걷잡을 수 없더군요."

그는 싸이가 미국 빌보드와 아이튠즈에서 한국 가수 최고 기록을 세우며 현지 대중 스타로 발돋움한 데 대해서도 "샘이 나지만 한국 사람으로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정말 인정하죠. 빅뱅 멤버들이 서고 싶던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 형이 나와 한국말로 얘기하는데 정말 안 믿기더라고요. 한국 가수가 외국에서 기죽는 모습을 보는 게 싫은데 형이 너무 잘 해내고 있잖아요. 부러우면서도 멋있어요."

'강남스타일'의 인기 비결에 대해서는 "보고 듣고 따라하기 쉽다"며 "분위기를 살리는 음악, 재미있게 개사할 수 노랫말,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춤"이라며 "좋은 노래는 세계적으로 통하는 것 같다. 또 경제 침체기에는 즐거운 노래가 인기인데 그런 분위기도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싸이가 좋은 길을 열어놨으니 빅뱅과 투애니원 등 YG엔터테인먼트 가수들도 연동이 돼 해외에서 다양한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싸이 형 음악이 있다면 아시아의 힙합도 들려주고 싶어요. 한국어로 빌보드에 진입하는 건 빅뱅의 꿈인데 궁극적으로는 YG 가수들이 다양한 형태로 미국에 진출하는 게 목표죠. 요즘은 미국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호감이 높고 저도 여러 해외 아티스트와 교류하고 있어 먼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는 이어 "루다크리스, 미시 엘리엇 등 유명 뮤지션들과 교류하고 있다"며 "평소 만나기 힘든 사람들을 만나 영감을 주고받으면 자신감이 붙는다. 그들은 상대를 인정하면 친구가 되는 것 같다. 다음 내 음반에는 해외 뮤지션들이 참여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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