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독일 자동차 업계가 원숭이에 이어서 사람을 대상으로도 배출가스 유해 실험을 했다는 의혹이 나와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성탁 특파원입니다.
[기자]
독일 아헨공대 연구소 건물입니다.
폭스바겐과 다임러, BMW 등이 돈을 대 만든 단체가 이 대학에 의뢰해 인체 대상 배출가스 유해 실험을 했다고 독일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4주 동안 건강한 젊은 남녀 25명을 상대로 매주 한차례 질소산화물을 흡입하게 한 뒤 건강을 점검했다는 것입니다.
질소산화물은 디젤 차량 등에서 나오는 오염물질로 호흡기 점막을 자극하고 기침이나 폐기종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아헨 공대측은 연구 목적 제한치 미만으로 노출됐고 트럭 운전사나 차량 정비공의 안전을 높이는데 도움이 됐다고 해명했지만 비윤리적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2014년 미국 뉴멕시코주의 연구소에서도 폭스바겐 등의 지원을 받은 단체의 의뢰로 기밀실에 원숭이 10마리를 가둬놓고 하루 4시간씩 배출가스를 맡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실험에 쓰인 폭스바겐 차량에는 배출가스를 실제보다 줄이는 조작장치가 달려 있었고 동물을 대상으로 한 홀로코스트에 비유됐습니다.
독일 정부는 "자동차 업계의 신뢰를 또 무너뜨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슈테판 자이베르트/독일 정부 대변인 : 인간과 원숭이를 상대로 한 이런 실험은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고, 많은 이들이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폭스바겐은 실험 방법이 잘못됐다고 사과한 뒤 진상 조사에 들어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