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말,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만 희망 퇴직이지, 회사의 구조조정을 위한 강제 퇴직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먼저 이가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5일 SC은행에선 961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나갔습니다.
40대 이상, 근속기간 10년 이상 직원들이 주 대상이었습니다.
국민은행 1122명 등 7개 주요 시중은행에서 올해에만 3200여 명이 희망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습니다.
2년 전 970여 명에서 지난해 1850여 명으로 늘더니 올해 1.7배로 뛴 겁니다.
조선업계 상황은 더 나쁩니다.
현대중공업에서 연초 1100명이 나갔고 삼성중공업은 퇴직 신청을 아예 상시로 접수 중입니다.
삼성그룹도 예외가 아닙니다.
공식적으로 '희망퇴직'이란 말을 쓰지 않을 뿐,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에서 올해 5700명이 회사를 나갔습니다.
기업들은 어려운 경영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신입사원까지 퇴직 대상에 올려 비판받은 두산인프라코어 사례에서 보듯, '희망퇴직'이란 이름만 내걸었을 뿐 사실상 강제 구조조정인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일부 기업은 부서나 팀별로 퇴직자 수를 할당해 이런 '무늬만 희망퇴직'을 강요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