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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라이브] "생담배 24시간 피운 셈"…재앙 된 장점마을 비료공장

입력 2019-06-17 17:23 수정 2019-06-17 18:30

익산 장점마을, 암 집단발병·물고기 떼죽음
9년여 만에 나온 조사 결과…앞으로가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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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장점마을, 암 집단발병·물고기 떼죽음
9년여 만에 나온 조사 결과…앞으로가 더 중요

주민 80여명 가운데 30명이 암에 걸렸습니다. 폐암, 피부암, 위암, 갑상선암 등 종류도 다양했습니다. 그중 17명은 목숨까지 잃었습니다. 전북 익산에 있는 장점마을 이야기입니다. 윤영탁 기자의 설명에 따르면 원래는 물 좋기로 소문나 농사도 잘 되던 부촌이었습니다. 하지만 2001년 이후 마을은 점점 황폐해졌습니다. 그 당시 달라진 점이라고는 비료공장이 들어선 것뿐이었습니다.

마을로부터 불과 500미터 떨어진 곳에 생긴 공장에서는 담뱃잎 찌꺼기인 연초박을 쪘습니다. 연초박을 찔 때 나오는 연기는 마을을 뒤덮었습니다. 주민들은 이 연기가 재앙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가족이 하나둘씩 밭에서 일하던 중 쓰러져 실려가는 모습을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장점마을 주민 모두가 필터도 없는 생담배를 24시간 내내 피우는 것과 같은 환경에 놓여 있게 됐다는 점을 말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연초박을 가열해 비료 원료로 쓰는 것 자체가 불법이었습니다.

2010년에는 공장 앞 저수지에서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기도 했습니다. 그전에도 문제를 제기해오던 주민들은 이를 계기로 한 발 더 나아가 보건 당국에 역학조사를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었습니다. 7년이나 더 흐른 2017년 국회 국정감사와 일부 언론 보도로 장점마을이 알려진 뒤에야 공장은 문을 닫았고 2018년 1월 환경부는 역학조사에 착수했습니다. 2010년에 한 번쯤 제대로 조사를 했다면 마을이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박상욱 기자는 지난 12일 '소셜라이브'에서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정부의 늑장 대응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당초 지난해 12월 발표하기로 했던 역학조사 결과를 계속 내놓지 않고 있었다고 이자연 기자는 지적했습니다. 환경부는 이 문제를 지적한 JTBC 보도에 대해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현지 주민들이 참여한 민관 협의회가 올해 들어 저희 보도 전에는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는 점 역시 석연치 않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11일에서야 이틀 연속으로 열렸다고 현지 주민들이 전해왔습니다.

환경부는 마침내 지난 13일 비료공장과 잠정마을의 암 집단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인정했습니다. 오는 20일 열릴 주민 설명회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배상 책임의 범위나 후속 조치를 결정하는 지난한 과정이 남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배상 책임이 있는 공장 대표는 2017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상태라 상황이 더 복잡합니다. 역학조사에 참여했던 한 전문가는 이럴 때일수록 사회적인 관심이 절실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장점마을 주민들이 더는 외로운 싸움을 하지 않도록 소셜라이브 애청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JTBC 환경 담당 취재기자들 역시 계속 취재를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소셜라이브 하이라이트 <6분순삭> 영상에서는 장점마을 비료공장의 충격적인 내부 모습과 함께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을 담았습니다. 

(제작 : 김민지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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