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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사람] "최경환 발언, 100% 계산됐을 것"

입력 2014-04-04 13:10 수정 2014-04-0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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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JTBC 정관용 라이브 (11:40-12:55)
■진행 : 정관용 교수
■출연진 : 채인택, 이나미, 이가영, 이승필

◇정관용-주목 이 사람, 이번 주의 두 번째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화면으로 만나 봅니다. 키워드는 범이 된 남자. 사실 대변인의 논평이었는데 하룻강아지가 범에게 달려든다. 졸지에 범이 되셨습니다. 그랬다가 오늘 사과를 공식적으로 하기는 했어요. 꼭 최경환 원내대표 한 사람을 주목하기보다는 우리 국회에서 누가 연설하면 소리 지르고 이러는 것 항상 있잖아요. 옛날부터 그랬죠?


◆이승필-그래서 저희도 지금 제가 국회를 출입을 하고 있는데요. 본회의가 열릴 때면 본회의 방청석 기자석이 따로 있습니다. 거기 가서 지켜보면 정말 현장은 어수선합니다. 말을 할 때 아우성도 치고 야유도 보내고 하는데 원내대표 교섭단체가 연설할 경우에는 아무래도 당 대표나 원내대표가 나와서 얘기를 하기 때문에 서로 예의를 갖춰주는 게 사실상 상례고요. 대정부질문을 할 때는 상당히 격하게 야유도 하고 밑에서 소리도 지르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무리 초선 의원이라고 해도 안철수 대표가 130석짜리 야당 대표인데. 대표의 발언 와중에서 논리적인 어떤 비판도 아닌 너라고 칭하면서 너나 잘해라고 하는 건 상당히 무리가 있었던 거죠. 그래서 이 발언이 왜 나왔는가 여러 가지 관측도 나오고 분석 나왔는데 제가 보기에는 이 날이 안철수 대표가 처음 야당 당수로서 데뷔하는 날입니다. 사실상. 그래서 이때 기 싸움의 차원에서 한 번 기를 죽이고 가자는 것이지 않았나. 그래서 일부러 이런 말을 날렸던 것 같기도 하고요. 실제로 현장에서는 당시 새누리당 내에서는 목소리 좀 내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얘기가 돌고 있고요. 그런 차원이었던 것 같습니다.

◇정관용-작심하고 했다, 그런 얘기입니까? 저렇게 막 소리를 지를 때 심리는 어떻게 분석해야 합니까, 이 박사님.

◆이나미-전통인 것 같아요. 우리나라 국회, 그러니까 영국 의회에서는 우리나라 국회처럼 큰 공간이 아니고 굉장히 간결하게 있어서.

◇정관용-바로 얼굴 앞에서 얘기하잖아요.

◆이나미-그렇죠. 그래서 얘기를 할 때 서로 농담하면서 추임새가 굉장히 긍정적인 추임새가 많이 나오죠. 주로 선진국의 의회들이 긍정적인 추임새가 많이 나오고 우리나라 대통령이 외국 가서 박수 많이 받고 많이 일어섰다고 그러는데요. 그거는 통상적으로 있는 거고 우리나라는 주로 야유하면 그런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안철수 의원이 제가 볼 때는 주류 정치인들이나 주류 사람들의 콤플렉스를 건드리는 부분이 있어요. 그러니까 네가 감히 뭔데. 아까 하룻강아지라고 얘기했잖아요. 우리가 이렇게 역사의 중심이 돼서, 사회의 중심이 돼서 끌고 나가는데 그 젊은이들한테 이렇게 살살거려서 갑자기 크게 된 놈이. 이런 식으로 콤플렉스를 건드리는 부분이 있단 말이에요. 그래서 그걸 아마 작심한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 대변인들이 항상 논평할 때 보면 여당은 안 그랬습니까? 야당은 안 그랬습니까? 그걸 저는 볼 때마다 초등학생들이 네가 먼저 했지, 내가 먼저 했지. 엄마한테 내가 이랬어, 저랬어. 하는 그런 식인데 그걸 굉장히 어른스러운 말로 포장을 했지만 실제 내용은 그렇거든요. 그래서 정치인들이 아마도 혐오와 멸시의 대상이 되는 게 아닌가. 아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었던 것 같아요.

◆이가영-최경환 대표가 재경 공무원 출신이라 굉장히 침착하고 그런 부분도 있지만 그런 공무원 출신치고는 약간 다혈질적인 측면이 있어요. 그리고 아시겠지만 장관을 했고 정치적 내공이라는 게 보통 사람이 아니라고 봐야 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친박에서 핵심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잖아요. 저는 이건 100% 계산된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나미-충정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가영-순간적으로 물론 욱했을 수 있어요. 그런데 아까 말씀하신 충정 부분도 있는데 여기 말했던 부분이 안철수 대표가 당시 건드린 부분이 소위 기초공천제 소위 안철수 대표가 상당히 핵심으로 생각하고 있는. 오늘 심지어 청와대 찾아갔다는 거 아닙니까? 대통령을 만나달라고, 그런 상황에서 그런데 그전에 최경환 원내대표가 핵 방호법 처리를 위해서 만나달라고 했는데 아무런 대꾸를 안 했어요.

◇정관용-그런 적이 있어요?

◆이가영-안철수 대표가 대꾸를 안 했습니다. 그런데 자기도 대꾸하지 않으면서 자기는 자꾸 대통령이 만나주지 않는다고 얘기를 하니까 마음속으로 벼르고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을 것 같아요. 그런 와중에 당신이 청와대를 위해서 왜 대신 사과하느냐고 하니까 아마도 최경환 대표는 자기가 원내대표를 보여줘야 되는 것, 국회에 보여줘야 되는 것도 있지만 청와대를 위해서, 청와대를 향해서 내가 이런 정도 하고 있다. 그러면 이제 향후 당 대표 선거도 있을 테고 이런 식의 다양한 포석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정관용-다들 작심한 것이라고 결론을 내려가시는 것 같은데 또 한 해석은 이런 게 있더라고요. 대표연설은 원고를 사전에 배포한다잖아요. 그러니까 이미 다 어떤 표현들이 들어 있을지 읽어봤을 거라는 거죠. 때문에 이건 그냥 듣고 불쑥 이 아니라 준비했을 것이다. 뭐, 이런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준비를 잘못했죠. 그러니까 사과까지 한 거 아니겠습니까?

◆이승필-상당히 재미있는 대목이 있는데 지난해 7월에 민주당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 귀태 발언이라고 하죠.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는 취지의 귀태 발언의 홍익표 원내대변인이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논란이 된 끝에 결국 사퇴를 하게 됩니다, 대변인에서. 그런데 그때 최경환 원내대표가 한 말이 있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역전된 분위기인데. 그때 최경환 원내대표 말이 민주당은 정치권의 불신을 조장하고 국회 후진성을 보여주는 막말, 저주성 폭언을 이제는 중단하고 국민에게 품격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을 했는데 결국에는 이 말이 자신에게 돌아오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정관용-아까 이 박사님이 그랬잖아요. 여당, 야당. 너는 안 그랬어, 너는 안 그랬어? 바로 그런 표현.

◆이나미-몇 년 전 노무현 대통령 앞에 연극으로 저는 차마 들을 수 없는 막말을 지금 정치인들이 다 같이 앉아서 손뼉 치면서 좋아했던 걸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하거든요. 그러니까 누구도 막말을 하지 않았다고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정치인들이라면.

◇정관용-조금 아까 이나미 박사께서 영국이나 정치 선진국은 이렇게 치켜준다든지 또 호응해주는. 욕하는 게 아니라 그런 문화라고 하셨는데 채 의원님, 그쪽도 옛날부터 그랬던 건 아니잖아요? 옛날에도 거기도 엄청나게 험악했다면서요?

◆채인택-정확한 지적이십니다. 영국 하원 같으면 여당 석과 야당 석이 나란히 마주보고 있는데 그 거리를 정할 때 당시 쓰던 16, 17세기에 쓰던 검 두 개의 길이만큼 정했습니다. 칼로 상대방을 찌를 수 없게. 바로 싸움을 벌일 수 없게. 그렇게 시작을 했는데 나중에는 무기는 가지고 들어가지 못 한다는 기준이 생기고.

◇정관용-그러면 처음에는 무기도 가지고 들어갔어요?

◆채인택-초기에는 귀족들 그리고 귀족이 아니더라도 젠틀이라고 의회의 기본이 된 시골 지주들이 칼 차고 다니는 게 거의 자기를 지키기 위한 것도 있고 하나의 신분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가지고 다녔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것은 오랜 전통과 서로 기준을 만듦으로써 없어졌습니다. 재미난 게 윈스턴 처칠이 과격한 얘기를 젊었을 때 많이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느 날 의장에게 물었다고 합니다. 의원님을 돼지라고 부르면 되겠습니까? 의장님이 절대로 안 되죠. 그러면 돼지를 의원님이라고 부르면 되겠습니까? 그거야 되죠. 네,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의원님. 그렇게 시작을 했다고 합니다. 이런 유머와 위트 그리고 여유가 있는. 그런 품격 있는 정치, 품격 있는 국회가 되려면 많은 시간과 서로의 노력, 대화 그리고 어떤 제재를 할 수 있는 그런 제도적인 장치 이런 게 필요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나미-그런데 우리나라는 사실 100년, 200년 전에는 당이라고 그때도 했습니다. 선비들의 그 굉장히 품격 있는 얘기를 했고요. 임금님한테 얘기를 할 때 예를 들어서 식이라는 말도 못 썼다는 말이에요. 그건 일반인한테나 쓰는 말이고 수라라는 말을 써야 한다. 이런 식으로 아주 엄격했기 때문에 저는 지금 정치인들이 오히려 조선 시대보다 훨씬 퇴행했다고 생각합니다.

◇정관용-퇴행했다.

◆이가영-막말을 한다고 하시지만 조금 편드는 것까지는 아닌데 막말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래도 아직 남아 있는 좋은 전통은 끝나고 나면 항상 국회의원들이 다 같이 잘했어!라고 외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국회 대정부질문 또는 교섭단체 연설을 하고 나면 대부분 상당수는 큰 문제가 없을 때는 평화 시절에는 다 같이 아주 큰 소리로 잘했어!라고 외칩니다.

◆이나미-그런데 국민들도 잘했어!라고 해야 되지 않습니까?

◇정관용-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악습의 하나예요. 그런데 초등학교 아이들도 학급회의 할 때 누가 나와서 발언하면 앉아 있는 사람이 소리 안 지르잖아요. 그런데 우리 국회에서는 이상하게 누구 연설하는 거에 소리 지르는 게 일종의 전통처럼 되어 있는데 이거 근절해야죠?

◆이나미-저는 너무 커서 그런 것 같아요, 저기가.

◇정관용-방이 너무 커서?

◆이나미-방 저걸 민간한테 주고 좀 작은 데로 옮겨서 에너지도 낭비 좀 안 하게 하고 자격이 없어요. 저렇게 큰 방을 쓸 수 있는 자격들이 없습니다.

◇정관용-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아주 좁은 곳에 모아놓으면.

◆이나미-소리 지를 필요가 없죠.

◇정관용-못 지르죠.

◆이나미-그러면 칼 같은 건 안 가지고 들어갈 거 아니에요.

◆채인택-영국 국회의사당은 하원과 상원 모두 아주 작은 방이라 특히 하원은 의원 전체를 수용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초선, 재선 정도는 뒤에서 그냥 서 있습니다. 그야말로 벤치 옆에 벤치 비면 앉는 그런 자리입니다.

◇정관용-영국은 왜 그러겠습니까? 그걸 통해 국민에게 뭔지 보여주고자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좁은 곳에서 어깨 부딪히면서 자기들이 대화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겠죠. 좋은 지적하셨어요. 너무 근엄하게 넓은 곳에서 권력을 상징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다시 한 번 생각을 해 봐야겠네요. 네 분 오늘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채인택, 이나미, 이가영, 이승필-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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