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부전선 GOP 소초 총기사건 4일째에 접어들었지만 사건의 동기는 여전히 안갯 속입니다. 임모 병장은 메모 속에 개구리와 벌레 등을 언급하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군 수사당국은 유족들의 반대를 이유로 이 메모의 내용 공개를 꺼리고 있습니다.
구동회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임 병장이 왜 방아쇠를 당겼는지를 유추할 수 있는 단서는 자해 직전 남긴 메모에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방부는 한때 임 병장의 메모 공개를 검토했지만, 희생자 유족들의 반대로 결국 공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유족들은 총기 사고로 숨진 병사들이 자칫 가해자로 비춰질 수 있다며 공개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족들의 반발로 미뤄볼 때 임병장이 쓴 메모에는 자신의 행동을 변호하고 불가피했던 측면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군 소식통은 임병장의 메모에는 "유가족들에게 사죄의 심경을 밝히면서 자신이 겪은 군 생활의 어려움을 은유적으로 에둘러 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를테면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죽을 수 있다거나 벌레를 밟으면 얼마나 아프겠냐는 식입니다.
국회 국방위 긴급 현안질의에 참석한 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임 병장의 집단 따돌림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김관진/국방부장관 겸 국가안보실장 : 계급이 일·이등병 때 주로 사고가 나는 법인데, 전역을 3개월 앞둔 병장이 사고자가 된 이면에는 여러가지 요인 중에서 바로 집단 따돌림이라는 현상이 군에 역시 존재한다.]
그러나 설사 따돌림 현상이 있다고 하더라도, 3년전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당시에도 같은 진단을 내리면서 재발방지를 약속했던 김 장관이 이번에도 단지 병사 간의 따돌림 등 갈등문제로 귀결시키려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