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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체크] '5대 맹견' 아닌 개들의 잇단 습격…"어떤 개도 물 수 있다"

입력 2022-04-09 18:56 수정 2022-06-10 15:32

잇따르는 '개물림 사고'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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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개물림 사고' 해법은

[앵커]

최근 도심 한복판에서 중형견인 하운드 네 마리가 푸들과 그 견주를 공격하는 사건이 있었죠. 이번에도 공격한 개들은 입마개를 해야 하는 '5대 맹견'이 아니어서, 단순히 견종으로 구분하는 건 사고를 막기엔 역부족이란 목소리가 많았는데요.

하루 6건씩 발생하는 개물림 사고, 어떻게 해야 막을 수 있을지 크로스체크 서준석, 조보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덩치가 큰 개 네 마리가 작은 푸들 한 마리를 공격합니다.

푸들 주인이 필사적으로 막으려 하지만, 끈질기게 덤벼듭니다.

푸들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죽었고, 푸들 보호자도 손목 등에 부상을 입었습니다.

동물보호법은 5대 맹견을 지정해, 이들에게 입마개 착용을 의무화 했습니다.

그러나 푸들을 물어 죽인 하운드는 동물보호법이 규정하는 '맹견'이 아니었습니다.

'맹견'이 아닌 개에 의한 개물림 사고는 빈번합니다.

지난 2017년 유명 한식당 대표 김모 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최시원 씨의 반려견은 프렌치 불독이었고, 80대 할머니를 사망에 이르게 한 배우 김민교 씨의 반려견 역시 5대 맹견이 아니었습니다.

덩치가 작은 반려견에 의한 사고도 빈번합니다.

홍택균 씨의 초등학생 딸은 지난해 버스 정류장에 서 있다가 주인관 함께 산책 나온 슈나우저에게 물렸습니다.

견주는 별다른 연락처를 남기지 않고 사라졌습니다.

[홍택균/피해 초등학생 아버지 : 흉터가 남는 것은 둘째 치고…이 강아지가 과연 광견병 예방접종을 했는지 안 했는지 추후에 아이한테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그런 걱정이 많이 됐거든요.]

소방청이 지난 2016년부터 5년간 집계한 개물림 사고는 1만1152건입니다.

하루 평균 6건입니다.

이렇게 사고가 빈번하자, 일반견도 '기질평가'를 해서 맹견으로 지정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이 이번 주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결국 사람이 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경기도의 한 애견훈련소.

평소엔 애견 유치원으로 운영되지만, 개나 사람을 문 개가 문제행동 교정을 위해 찾기도 합니다.

[이웅용/애견훈련소 소장 : 스트레스로 인해서 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 안에서 너무 아이를 예뻐하는 보호자분들, 과잉보호하는 보호자분들…]

개물림 사고를 피하는 방법은 없을까.

아무리 작은 개라고 해도 함부로 만져서는 안되고, 소리를 지르거나 달려가는 행위는 자극을 주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견주들은 손가락 두개 이상이 들어갈 정도로 헐겁게 목줄을 채워선 안되고, 잡는 법을 따로 배워둬야 합니다.

하지만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면, 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사람을 무는 개는 없다고 말합니다.

[박양진/수의사 : 평범한 품종이라고 하더라도 초기 사회화가 부적절하게 이루어졌을 때는 잘못된 공격 습성이나 방어적인 공격성이…]

훈련을 통해 공격성 있는 개를 만들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이웅용/애견훈련소 소장 : 줄이 터치되면 나에게 오라는 신호, 사전에 미리미리 교육해 주셔야 되세요. 달려가려고 하면 오른손으로 줄을 짧게 잡고 엉덩이를 바로 눌러주셔야 돼요.]

해외에서는 반려견 보호자 요건과 책임을 강화했습니다.

스위스와 아일랜드에서는 교육을 받고 시험을 통과한 사람만 반려견을 키울 수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는 개물림 사고를 일으킨 견주와 개에 대한 처벌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박양진/수의사 : 보호자를 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 두 번째는 개의 입양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 어린아이일 때부터 필요한 교육, 훈련 방법 이런 것들을 철저히 진행해 나간다면 이 공격성 있는 아이들의 비율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가구가 600만을 넘어선 만큼 그에 걸맞는 책임 의식이 필요한 때입니다.

(영상디자인 : 이정회 곽세미 / 인턴기자 : 황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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